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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단에도 위아래가 존재한다

기자명 법보신문

몇 년 전 대만에서 인도로부터 부처님의 치아사리를 양도받아 매우 성대하게 환영식을 치른바가 있다.

그때 일부 정치가를 비롯해 사회 유력인사들도 참석하여 행사 단상 위에 고승들과 나란히 자리를 하고 앉았고, 많은 스님들이 단 아래에서 일반 신도의 앞줄에 자리 잡고 앉았다.
이 때 대만의 한 방송에서 마땅히 존경받아야 할 승보를 단의 아래에 앉게 하고 세속인들을 단 위에 앉힌 것은 삼보에 대한 모독이라고 지적하였다.

이러한 것은 우리나라의 사찰행사에서도 비일비재하게 보는 것으로 그 누구도 문제를 삼고 있지 않다. 만약 부처님이 계셨다면 어떻게 하셨을까? 부처님께서 불법은 평등하다고 하셨지만 교단의 질서를 위해서 좌차를 인정하셨다. 교단의 차례는 비구, 비구니, 식차마나니, 사미, 사미니의 순이고 신도는 우바새, 우바이로 순서를 정할 수 있다. 따라서 예배와 공양, 그리고 앉는 순서는 이것에 준하여 배정해야 마땅하다.

대내외적인 불교행사 때뿐만 아니라 승단내의 좌차문제도 부처님께서 제정하신대로 하지 않는 것이 현 실정이다.

승가내의 질서는 특정인이 맡고 있는 지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승려가 된 햇수인 승랍으로 자리가 마련되어야 마땅한 것이다. 비록 총림의 주지나 다른 고위직이라 하더라도 공양, 포살과 같은 대중의 모임에서는 계를 받은 순서대로 앉아야 하며, 자신의 소임과 관계되는 일이 있을 때에는 마련된 자리에서 통솔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승단의 자리는 마치 세속의 정치나 기업의 구조와 같아서 승랍과는 무관하게 직책으로 상하를 나누고 있는 실정이다.

또 스님들이 설법을 들을 때는 모든 스님들이 법사스님을 향해 앉아야 하지만, 만약 재가신도를 위해 설법하는 자리에서는 참석한 스님들조차 재가불자를 향해 앉아야 한다.

이것은 승가의 일원이라면 재가 신도에게 예를 받아야 하는데, 큰 스님이기에 예경을 하고 승납이 작은 비구라 해서 예경하지 않는 것은 부처님 가르침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좌차는 승가조직에서 질서를 위한 것이지 군림이나 이익을 위한 제도는 아니다. 어제는 고위직에 있다가 오늘은 아래로 떨어지는 세속적 가치의 지위를 닮은 현 승단의 제도는 부처님이 바라는 승가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송광율원 교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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