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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1944년 임시정부 국무위원에 선출

기자명 법보신문

좌우 참여로 임시정부 역량 강화
42년 내무차장·43년 선전위원

성숙이 1941년 12월 해방동맹을 임시정부에 참여시킨 이유는 오직 일본이 패망한 이후 독립할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한 가지 뿐이었다. 따라서 현재 활동중인 독립운동단체 중에서 일반 대중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져 있고 영향력이 큰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모여 임시정부의 힘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했다.

또한 좌우의 노선이 다르기는 하지만 당을 하나로 하자는 것이 아니라 정부를 같이 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성숙의 예상대로 해방동맹이 임시정부에 참여하면서 류자명의 조선혁명자연맹과 신익희를 비롯한 전위동맹 맹원들도 임시정부에 참여했다. 그러나 좌파의 가장 큰 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민족혁명당의 김원봉만은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원봉이 우파 계열의 김구 쪽 사람들과 대립이 심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을 하기는 했으나, 한국독립당이 임시정부의 주축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시정부에 참여할 수 없다는 김원봉의 입장은 예상보다 강경했다. 성숙은 그럼에도 힘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서는 모든 단체의 임시정부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고, 설득 과정에서 두 사람은 심각한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민족혁명당 당원들과는 격한 다툼이 있었고, 심지어 테러를 가하는 일도 벌어졌다. 그 과정에서 극좌 노선을 걷던 민족혁명당 당원의 대다수가 중경을 떠나 연안으로 향했다.

민족혁명당 당원들의 대다수가 연안으로 떠나면서 김원봉은 지도력에 타격을 입게 됐다. 그리고 입지가 그만큼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김원봉은 이후 성숙의 끊임없는 설득을 받아들여 결국 임시정부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선회했다. 이에 따라 임시정부는 사실상 여당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독립당과 야당 성향을 지닌 해방동맹, 민족혁명당, 조선혁명자연맹 등을 아우르는 전민족지도기구로 새롭게 탄생하게 되었고 그 위상과 역할은 더욱 커지게 됐다.

성숙은 임시정부에 참여한 이후 임시정부 내부의 여야가 충돌하지 않도록 중재하는 역할을 했고, 1942년 내무차장에 취임했다. 이후 1943년 2월 임시정부 외무부 산하 외교연구위원회 연구위원으로 활동폭을 넓혔고, 같은해 4월에는 선전위원회 선전위원으로까지 활동하면서 임시정부의 대내외 선전에 역량을 다했다.

1943년은 독립운동단체와 독립운동가들에게 특별한 해이기도 했다. 몇 년 동안 대립하던 광복운동단체연합회와 민족전선연맹이 해체를 하고 임시정부로 총단결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임시정부의 규모와 역할 또한 자연스럽게 확대됐다. 임시정부는 1944년 4월 제36회 임시의정원 회의에서 임시헌장을 통과시켰다. 그리고 이 회의에서 김규식이 부주석, 김원봉이 군무부장, 그리고 성숙과 장건상·유림 등 진보파 인사들이 국무위원으로 선출됐다.

스님의 신분으로 독립운동에 투신한 성숙은 이렇게 임시정부에서 내무차장을 거쳐 국무위원까지 역임하며 항일투쟁과 독립운동에 온몸을 불살랐다. 그러나 임시정부 국무위원의 생활하는 모습은 여전히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성숙은 중경에서도 언덕배기 뒷골목의 대나무로 지은 집에서 자취를 하며 살고 있었다. 이미 50을 바라보는 중년의 나이가 되었고, 거기다 머리숱까지 적어서 또래의 남자들보다 노후함이 더한 외모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초라하기 이를 데 없는 자취집으로 청년 독립운동가 김준엽이 찾아왔다. 훗날 고려대학교 총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김준엽은 이념을 떠나 왜적과 싸워온 선배들을 존경하고 있었고, 성숙에게 건국이 될 경우 우리민족이 어떤 길을 택해야 하는지를 묻기 위해 찾아왔던 것이다. 

sjs8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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