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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목적 음주는 파계 아니다

기자명 법보신문

계는 스님들만 지켜야 할 것이 아니라, 오계나 보살계를 받은 재가 신도도 함께 지켜야 할 의무사항에 속한다.

그러나 스님들은 사찰에 거주하기 때문에 비교적 계를 지키기가 쉬운 환경에 놓여있지만, 재가신도는 여러 정황들이 많아 계를 간직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 가운데서 술을 마시지 말라는 불음주계는 우리나라와 같이 술을 권하는 사회 풍토에서는 지켜내기가 무척 어렵다.

그리고 이와 같은 계는 평생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사업하는 거사 신도의 입장에서는 계를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두고 갈등 하기도 한다.

계를 받으면 지켜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예외가 허락되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술을 전혀 입에 댈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어떤 비구가 지병을 가지고 출가한 뒤 시간이 지나면서 고통을 호소하므로 부처님께서는 그 비구에게 속가에 있을 때 무엇을 먹어 치료하였느냐고 물으셨다. 그 비구는 술로서 약을 삼았다고 하므로 부처님께서는 약으로 먹는 것은 허락한다고 하신 일이 있다.

이와 같이 부처님께서는 취미로 마시거나, 쾌락이나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지만 치료의 목적으로는 불음주계를 열어 두셨다.

이와 같이 계를 여는 인연을 개연(開緣)이라고 하며 생명이나 건강에 관련되었을 때에는 예외를 두신 것을 알 수 있다.

스님이 술을 마시는 것은 약일 때만 가능한데 이때는 의사의 소견서가 있어야 하며 스님들이 모여 갈마를 하여 허락한 뒤라야 한다. 일반 재가 신도 역시 계를 받았으면 술을 마시지 않아야 하는데, 가족의 모임부터 사회의 만남에 이르기까지 술 없는 자리는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금하는 것은 재가불자들의 사회생활 자체가 원활히 될 수 없을 수도 있으므로, 불자 스스로가 술에 대한 폐해를 인식하여 절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술이 과하면 자신을 망가뜨리는 것은 물론 가정을 파괴하고 나아가 사회적 물의를 빚을 원인을 만들기도 한다.

술을 핑계로 자신의 나쁜 행위를 합리화하는 것은 참다운 불자의 행동이 아니다. 극약도 다른 약과 섞어서 처방하면 약이 될 수 있듯 정말 꼭 필요해서 마시는 술이라면 술을 대하는 자신과 타인에게 도움 될 만큼이 좋다.

그러나 최선으로는 술을 끊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
 
송광율원 교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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