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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수행 최계순 씨 상

기자명 법보신문

인생에 대한 번민 속에 광덕 스님 만나
염불 수행 권유 받고 ‘불광회’서 정진

1975년. 당시 20대의 한창 나이였던 나에게 인생은 번민의 대상이었다. 누구에게나 20대는 꽃다운 청춘의 시절이지만, 나의 20대는 인생과 삶에 대한 고민으로 점철된 시기였다.

당시 나는 광화문에 있는 회사를 다니고 있었다. 직장동료들과 달리 나는 끈질지게 나를 따라다니는 고민들을 해결해줄 무언가를 찾아다니기만 했다. 나를 알고 있던 직장동료들은 나에게 종교를 권했다. 누군가는 나에게 대한성공회를 소개시켜 줬고, 또 다른 누군가는 나를 청담동 성당의 미사로 이끌었다. 새로운 곳을 소개받을 때마다 나는 번민들을 떨쳐낼 무언가를 얻게 되길 기대했다. 그러나 매번 지인들의 소개로 찾아간 곳의 문턱을 넘는 순간 그런 기대는 무참히 깨져버렸다.

지루하기만 한 일상의 연속은 그렇게 계속됐다. 어느 누구의 사상도, 철학도 나의 번민을 해소해주지 못해 괴로워하던 나날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종로의 대각사를 찾게 됐다. 큰 기대는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그곳에서 내 평생의 은사가 돼줄 분을 만나게 됐다. 불광의 광덕 스님을 만난 것이다.

스님은 번민에 괴로워하던 나에게 모든 괴로움은 인과관계가 있다며 ‘마하반야바라밀’ 주력 수행을 권했다. 그렇게 나는 불교와 첫 인연을 맺게 됐다. 이후부터 나는 광덕 스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불자들의 모임이었던 ‘불광회’를 통해 도반들과 함께 하는 수행에 맛을 들이게 됐다.

처음에는 참 열심히도 수행 정진에 힘을 쏟았다. 매주 목요일마다 법회에 빠지지 않고 나가 경전 공부와 ‘마하반야바라밀’ 염불에 매달렸다. 또 틈만 나면 도반들과 함께 전국 방방곡곡으로 성지순례를 떠나기도 했다.

오대산 적멸보궁으로 성지순례를 떠난 날 나는 처음으로 철야정진에 도전했다. 이른 새벽 일심으로 매달린 용맹정진 끝에 환희심이라는 느낌을 처음 만나게 됐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심자였기에 그토록 용맹스럽게 수행에 매달릴 수 있었고, 그만큼 커다란 성취의 기쁨과 함께 내 마음이 맑고 청정해지는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용맹정진을 끝내고 내려오던 길, 상원사에서 행자 스님들과 동행하게 됐다. 흔들리는 차 안에서도 마음을 놓치지 않으려 행자 스님들은 ‘나무대비관세음’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었다. 사람의 염불소리가 어쩌면 그렇게 청아하고 거룩하게 들릴 수 있을까! 수행을 막 시작한 초심자로서 ‘나는 언제즘이나 저런 염불을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부러운 마음뿐이었다.

그때는 서로 경책해주는 도반들이 있어 수행의 즐거움만 가득하던 시절이었다. 공부와 수행을 반복하는 생활이었지만, ‘마하반야바라밀’을 읊조릴 때마다 모든 괴로움과 번민들이 사그라드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지금의 남편도 당시 불광의 ‘문수법등회’에서 만났다. 수행수행으로 인연을 맺은 우리부부는 1979년 종로 대각사에서 광덕 스님을 모시고 결혼식을 올렸다. 광덕 스님은 기꺼이 우리 부부의 앞날을 축복해 주었다. 스님은 우리 부부에게 “최소한 500생 이상의 연이 있어 부부로 만나게 된 것이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헤어지는 것만은 절대로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 스님의 그 때 그 말이 나의 뇌리 속에 강하게 박혀 훗날 그 많은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버팀목이 돼 주었다.

주부(55·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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