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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스님 가르침 따르는 겁외선원 수행 현장

기자명 법보신문
  • 선정
  • 입력 2007.12.2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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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바탕으로 화두 들 때 최상의 수행”

매일 12시간 좌선-경행…매주 토요일 철야정진

“하루 중 아무리 바쁠 때라도 화두가 끊어지지 않고 꿈속에 밝고 밝아 항상 한결 같아도, 잠이 깊이 들었을 때 문득 화두가 막연하면 다겁으로 내려오는 생사고를 어떻게 하리요.”

조계종 종정을 역임한 성철 스님이 생전에 석남사 결사대중을 위해 썼던 글이다. 많은 대중으로부터 존경받던 스님은 열반에 들었어도 그 가르침은 아직도 많은 수행자들에게 귀감이 되어 오늘날까지 정진의 힘이 되고 있다.

고심정사 시민선방 겁외선원이 바로 성철 스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수행하는 공간이다. 성성하게 화두를 들고 있어서인지, 겁외선원에서 수행중인 백발의 재가선객들 눈에서는 밝은 빛이 나고 있었다. 고심정사(주지 원택)는 부산 중구 중앙동에 위치한 해인사 백련암의 포교당이다. 지하 1층, 지상 6층에 이르는 이 건물은 성철 스님이 생전 부산에 머물 때면 자주 들르던 천초탕이 있던 곳이다. 지난 2005년 4월 25일 낡은 건물은 포교의 기치를 내건 도심포교당으로 탈바꿈했으며 이 건물의 맨 위층에 시민선방 겁외선원이 자리잡고 있다. 현대식 건물에 기와지붕의 독특한 구조가 더해져 다른 층보다 높은 이곳은 도량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이기도 하다.

겁외선원은 고심정사의 개원과 함께 문을 열었다. 해인사 백련암이 아비라기도, 삼천배 참회정진, 주말철야참선 위주의 집중수행 중심으로 운영되는 반면, 고심정사 겁외선원은 도심 불자들이 언제든 찾아 참선할 수 있는 도량이다. 용두산에서 부는 산바람과 부두의 바닷바람이 맞닿으며 산의 푸른 기상과 바다의 넉넉함이 더해지면서 수행 또한 무르익어 가는 곳이다.

겁외선원은 하안거와 동안거는 물론, 산철에도 정진 대중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면서 1년 365일 죽비 소리가 울리는 부산의 대표적 재가선원으로 자리매김 했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3차례에 걸쳐 입선과 방선을 반복하고 매주 토요일에는

철야정진으로 수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동안거에도 80여 명이 방부를 들여 화두를 참구하고 있으며, 직장인들을 위해 저녁 수행반까지 개설해 놓았다. 특히 겁외선원은 선방 대중의 예불 참석을 필수 청규로 두고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의식을 지키는 것은 필수입니다. 사시예불은 의식 중에서도 가장 기본이며 이곳에서는 108배 참회기도도 병행합니다. 처음에는 예불의식 참여에 불만을 토로하던 사람들도 있었으나, 이제는 의식과 기도가 수행을 이어가는 힘이 된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겁외선원 청중 김달말 (70·선월화) 씨의 설명처럼 방부를 들인 재가 선객들은 매일 108배를 실천하며 참선과 기도가 둘이 아님을 경험하고 있다. 그렇다고 좌선에 소홀한 것은 아니다. 각자의 소임을 적어 놓은 용상방에서는 철저한 수행의지를 읽을 수 있고, 일성 스님이 재가 수행자들과 함께 있기에 분위기는 더욱 진지하다. 해인사 백련암에서 10년 넘게 수행해 온 서금선(61·법원성) 씨는 “오랫동안 기도해 온 불자라도 선방에서는 모두 초심자일 뿐”이라며 부단한 정진을 다짐했다.

“간화선 수행은 살림살이하는 우리들이 쉽게 들어가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꾸준한 기도로 정신을 무장하고 화두를 잡으면서 오로지 그 순간에 집중하다보면 일상에서의 번뇌와 산란심, 애착이 점차 줄어드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40여 년 수행 이력의 김영숙 (76·천진성) 회장은 소박한 미소로 선방 대중의 맏언니 역할을 담당한다.

고심정사 겁외선원은 기도와 참선을 병행한다. 하지만 특별한 공간이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 같은 수행이 대중화되기를 발원하고 있다. “기도의 원력을 바탕으로 화두를 들 때 최상의 수행이 된다”는 성철 스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현재 기초부터 차근차근 다지고 있는 고심정사 불교대학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수행에 대한 관심도 반가운 일이다. 이들을 바른 수행의 길로 이끄는 궁극에는 겁외선원이 있는 셈이다.

고심정사 주지이자 겁외선원 선원장 원택 스님은 “초심자들에 대한 지도와 구참자들의 수행에 대한 교류 기회를 늘려서 보다 많은 재가선객들이 선방의 문을 두드릴 수 있도록 선원을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소개했다.051)464-0068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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