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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인을 위한 경율론

기자명 법보신문

『아미타경(阿彌陀經)』

부처 본원과 중생 원 만날때 구제기연 성립


부처님께서 이 세계에 출현하신 것은 지혜와 자비의 나타남이다.
그 목적은 중생을 제도함에 있는데, 중생이 성불하는 근거가 중생에 있으면서 중생에 있지 않은 연유는 여기에 있다. 너무나도 널리 잘 알려진 부처님 말씀 중에, “연기(緣起)를 보는 자는 진리를 보고, 진리를 보는 자는 부처를 본다”는 유명한 이야기는 대, 소승의 여러 경전에서 볼 수 있다.

이것은 “부처됨의 본질이 진리”임을 시사하고 있는 말이다. 여기서 『열반경』에서 말한, “여래의 법신은 상주하며 불멸이다”라는 의미가 생생하여진다. 왜냐하면 사법인(四法印)의 현실을 상락아정(常樂我淨)으로 추구하여 영원한 행복의 상태를 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처님의 본질이 진리가 될 때에 그 대립은 없어진다. 이것이 이른바 이론화된 영원한 ‘진리의 몸’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여래이고, 진여(眞如)이며, 법신(法身)이고, 상주불멸하다고 여러 대승경전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 상주불멸의 법신은 우리의 분별지로서는 인식될 수 없는 시공을 초월한 무위(無爲)의 무분별지(無分別智)이다.

그것은 불가득(不可得)의 무상(無相)이며, 불가설(不可說)의 무념(無念)이고 무심(無心)이다. 그러나 법신이란 방편의 모습으로써 중생에게 상주하고 불멸한 지혜의 내용을 보이고자 하는 자비의 미묘한 작용인 모습이 바로 석존이며 시방삼세의 모든 부처님이시다.
인간은 존재라고 하는 시공의 제한된 범위 안에서 생활하면서 행동한다. 인간의 가치는 언제나 현재라고 하는 시대상을 통해서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한다.

예를 들면 선악(善惡)과 미추(美醜) 등이 그것이다. 그것은 다시 지금 나의 행동에서 분별되지만 나의 생활 속에서는 보수적인 의미의 가치체계가 형성된다. 이처럼 현재라는 시대상을 통해서 나의 행동은 바뀌고 경험적인 가치체계가 무한한 자유를 추구하는 양태를 드러내지만, 그것은 오히려 부자유(不自由)를 초래하고 만다. 삼독번뇌를 떨쳐 버리려고 몸부림치면서 더욱 그 속에 침잠하게 되는 우리의 현실이 그렇다.

자유를 추구한 기연을 따라 쫓아서 가다 보면 거기에는 오히려 부자유란 올가미가 기다린다. 현재라는 시대상에 비치는 나의 생활은 무수한 가치의 엄습으로 인해 내적인 보수적 가치체계를 지향하게 된다. 그것은 역사와 문화, 사회 속에서 수용과 반발을 통해서 안온함을 추구하지만, 삼독번뇌 속에 안온함이란 애초에 없는 것임을 자각할 뿐이다.

거기에서 현실적인 불안과 좌절이 나타나 나의 괴로움이 엄습하여 형성되고, 그 괴로움을 벗어나고자 할 때에 하나의 가치지향이 나타난다. 괴로움이 깊으면 깊을 수록 그것은 오로지 한가지만으로 응결된다. 이 때에 “구제의 기연”을 갈망한다.

부처님의 본질은 무한한 지혜와 자비에 있다. 부처님의 자비를 감수할 수 있는 기연은 현재라는 시대의 제한 속에서 삼독번뇌를 자각함에 있다. 다시 말하자면 부처님께서 구제하겠다는 자비와 중생의 구제받지 않을 수 없는 절박함이 만남을 가질 때에 구제의 기연은 성립한다.

이 때의 자비의 근거는 원(願)으로서 표상된다. 이는 부처님께서 보살시절 인행시에 중생을 구제하기 위하여 발원하였으며, 그 원이 원만하게 성취되어 불과를 이룬 것이다. 이것이 아미타불의 48원이다. 부처님의 원행(願行)은 자리이타(自利利他)와 자각각타(自覺覺他)를 원만하게 성취한 것을 전제로 한다.

그래서 부처님의 원을 본원 또는 숙원이라고 한다. 부처님의 본원과 중생의 원이 만남을 가질 때 비로소 구제의 기연은 성립한다. 이 때의 중생의 원이란 시공의 제약가운데에서 탐진치란 삼독에 허덕이지 않을 수 없는 범부라는 자각이다. 중생이 스스로 자각하는 계기는 물론 부처님의 교법을 들음과 절대적인 믿음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것이 아미타불의 본원이고 우리가 믿고 가야할 극락의 구제조건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구제의 기연을 갈구하고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법상 스님·구리 관음정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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