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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스님의 지혜로운 삶]

기자명 법보신문

어머니에 대한 원망

원하는 바 이루려면 집착서 벗어나야
내가 지금 어떤 노력하는지 반성부터

 

저는 30대 청년입니다. 저는 제가 자립하지 못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이 어머니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 어머니에 대한 원망과 화로 머리가 아픕니다. 지금은 참회의 절을 하고 있는데 근본적으로 어떻게 마음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될까요.

만약에 내가 어떤 사람한테 납치됐다고 가정해 봅시다. 납치한 그 사람이 강제적으로 나한테 마약주사를 놓았어요. 안 맞겠다는데도 계속 강제적으로 놓으니 한 일 년쯤 지나 이제 내가 마약에 중독돼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이제 나를 풀어줍니다. 이제는 주사를 맞고 안 맞고를 내가 결정할 수 있는데도 나는 자꾸 마약을 원합니다. 이럴 때 굳이 원인을 따지면 문제는 나를 납치한 그 사람으로부터 시작됐어요. 그런데 현실로 돌아오면 마약중독은 그 사람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젭니다.

그 사람이 나를 중독자로 만들었으니 그 사람보고 해결하라고는 할 수 없어요. 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고쳐줄 때까지 기다리면 내가 폐인이 되는 거예요. 시작이야 어찌됐든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지금 내 문제입니다. 지금도 그 사람이 나를 강제로 잡고 있다면 몰라도 이미 그 사람은 가버렸으니 이젠 내 문제인 겁니다.

여러분들이 성추행을 당했거나 성폭행을 당했다 하더라도 모든 책임을 그 사람에게 넘겨 해결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으로 내 인생에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 처음에 충격을 준건 그 사람이었다 하더라도 그 문제로 계속 괴로워하는 건 내 문제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이 제1의 화살은 맞을지언정 제2의 화살은 맞지 말라고 하신 겁니다.

“내가 이런 게 다 엄마 탓이다. 엄마가 해결해라.” 하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닙니다. 설령 내가 자립심이 없는 것이 부모의 과잉보호에 의해 길들여진 결과라 하더라도 지금 내가 자립하기 위해서는 이제는 내가 어떻게 노력하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부모를 원망하면 반항심만 더 생깁니다. 그러면서도 또 계속 부모에게 돈을 얻으러 다니게 되잖아요.
사업하다가 망하면 돈 달라고 하고, 자기 맘대로 하다가 또 돈 달라고 하고…, 죽을 때까지 끝이 안 나요. 망하든지 흥하든지 죽든지 살든지 딱 정을 끊어야 해요. 자식이 좀 어렵다고 부모가 도와주면 자식을 망칩니다. 반대로 자식도 부모에게서 떨어져 나와야 해요. 아무리 어려워도 부모에게 손을 내밀지 마세요. 막노동을 하든지 어떻게 하든지 혼자 일어서야 합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이렇게 기도하세요. ‘부모님 감사합니다. 나를 낳아 주시고 길러 주시고 공부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모님 은혜 꼭 갚겠습니다.’ 그래야 이 종속된 업이 끊어집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은 하는 일마다 잘 풀리는 것 같은데 자기는 하는 일마다 꼬이고 걱정거리만 생기고 손실을 본다면 이 사람은 보시와 봉사를 많이 해야 합니다. 우리가 생각할 때는 사업이 망해 가는데 무슨 봉사고 보시냐 하겠지만 돈을 안 받고 일을 많이 하고, 작은 돈이라도 아무 조건 없이 늘 보시를 해야 이 업을 바꿀 수 있습니다. 봉사를 하거나 보시를 한다는 것은 그 만큼 돈에 대해 집착을 적게 한다는 것입니다. 돈에 대한 집착을 적게 해야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같은 말을 해도 좋은 뜻으로 하고 나쁜 마음도 가지지 않았는데 때로는 상대방으로부터 인정받지도 못하고 오히려 오해를 사서 욕을 얻어먹을 때가 있지요. 소위 좋은 일하고 욕먹는 경우인데 이것이 단명을 면하는 방법인 것을 알면 욕 얻어먹는 것이 곧 복이 되지요. 지금 질문하신 이 분도 봉사와 보시를 많이 하면서 어떤 어려움도 감사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면 부모님에 대해서는 저절로 감사하는 마음이 일어날 것입니다. 이렇게 재앙이 복인 줄을 깨달아 버리면 세상에 두려울 게 없어집니다. 이 이치를 알고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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