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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일 스님의 계율 칼럼]

기자명 법보신문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것이 파계

부처님께서는 출가를 위해 온 가족을 뒤로하고 깊은 밤 궁궐을 빠져 나오셨다.
오직 한 사람의 마부만이 태자였던 부처님을 모시고 있었다. 이 마부가 곧 천타(闡陀), 혹은 차익(車匿), 팔리어로 찬나(Channa)라고 부르던 사람인데 그는 부처님께서 성도 하신 후 고향에 돌아오셨을 때 출가하였다. 천타는 출가 후 무리를 지어서 여러 가지 비법을 일삼던 육군비구 가운데 한사람이 되었다.
 
그는 악한 성품으로 욕설을 잘하며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는 자신을 충고하는 스님들에게 “너는 나를 가르칠 수 없다. 그러나 나는 너를 가르칠 수 있다. 어떠한 까닭인가? 부처님은 우리 집안의 부처님이시기 때문이다. 나와 근보(부처님이 타시던 말)가 부처님을 입산시켜 도를 닦게 하였다. 모든 장로들은 한사람이라도 부처님을 모신 일이 있는가? 부처님께서 이제 도를 얻고 법륜을 굴리신다. 그러니 부처님은 우리 집안의 부처님이고 법도 우리 집안의 법이다.

그러므로 내가 응당 모든 장로들을 가르치고 장로들이 나를 가르쳐서는 안 된다”라고 말할 정도로 오만하였다. 천타는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실 때까지도 욕을 잘하고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성품을 고치지 못하였다. 아난 존자는 천타의 거친 성품을 걱정하여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기 전에 천타와 같은 비구를 대하는 방법을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내가 열반한 뒤 저 천타와 같이 위의를 지키지 않고 가르침도 받지 않는 비구는 대중이 함께 그와 더불어 말하지 말고 일을 같이 하지 말라고 하셨다.

천타는 부처님 입멸하신 뒤 자신을 깊이 뉘우치고 아난 존자를 찾아가 법을 물으니 아난존자는 부처님께서 가전연을 위해 설법하신 내용을 일러주었다. 이에 천타는 비로소 자신의 과오를 깊이 참회하고 법의 눈을 떠 아라한이 되었다.

우리주위에도 천타 비구처럼 말을 함부로 하거나 욕설을 잘하는 수행자가 있다. 천타비구는 그를 교화해줄 아난 같은 스님을 만나 깨우침을 얻었지만 지금의 수행자는 충고해줄 스승도 귀한 시절에 살고 있다.

말과 행동이 수행자다운지 때때로 생각하며 대중 속에서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돌아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뉘우치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을 계를 지킨다하고, 마음에 뉘우치지 않는 것을 계를 깬다고 한다”는 『선계경(善戒經)』의 말씀을 새겨 봐야 할 때다.
송광율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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