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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인을 위한 경율론]『아미타경(阿彌陀經)』⑧

기자명 법보신문

염불은 무생법인 터득으로 가는 쉬운 길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무의식적인 삶의 수레바퀴 속에 함몰되어 살아간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어렸을 적에는 꿈과 희망, 이상 속에 살았고, 나이가 들면서 커다란 문명의 이기와 메커니즘(mechanism)의 일부로 전락하는가 하면, 참된 자아를 망각한 채 매너리즘(mannerism)에 빠져 인생의 진실을 상실해 버린다.

그래서 우리는 무력함과 고통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서 삐걱거리는 인생의 여정을 굴러간다. 이러한 삶의 현실을 부처님께서는 어떻게 진단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말씀하셨으니, 이것이 바로 최초 녹야원에서 설법하신 인생의 실상인 사제법과 모든 존재의 실상을 밝힌 인연생기법이다. 이를 통합해서 설명해 본다.

먼저 자각이 없는 고뇌의 현실은 무상(無常)·고(苦)·공(空)·무아(無我)이고, 고통의 원인은 갈애(渴愛)와 망상의 집착(執着)인 인(因)·집(集)·생(生)·연(緣)이다. 이를 소멸한 열반의 상태가 멸(滅)·정(靜)·묘(妙)·리(離)이고, 이 열반으로 향해 가는 조화로운 도정이 도(道)·여(如)·행(行)·출(出)을 현관(現觀)하는 것이다.

또 인생의 고통스런 현실인 생사윤회를 벗어나는 길은 인연생기(因緣生起)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순역(順逆)으로 관(觀)하여 나고 죽는 윤회의 순환적인 고리를 끊는다. 이는 인생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여 무자성(無自性)한 연기공성(緣起空性)인 이치를 터득해서 지혜를 완성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근원은 허망한 생각에서 비롯한 무명(無明)이다. 이것은 인식이라는 텃밭에 씨앗을 발아하여 육체라는 존재가 자라나 육입(六入)의 주체를 구성하여 육경(六境)이라는 대상과 접촉하고 감수하는 연기에 의하여 육식(六識)이 발생한다.

그리하여 그 내용을 간취(看取)하여 애착하고 집착한 다른 존재의 터전을 잉태하면서 생사우비고뇌를 반복한다. 이는 일념이란 근본적인 무명의 바람이 불어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이를 따라가면 윤회의 세계요, 거슬러서 그 원인을 제거해 가면 혜해탈(慧解脫)의 열반에 도달한다. 이상은 부처님께서 현실세계에서 인간의 실상을 진단하시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제시해 주신 내용이다.

이것은 불교의 수행관과 직결된 가르침이다. 즉, 부파불교에서 수행의 단계를 체계화시키면서 보다 세밀하게 연기법과 결부된 사제법을 현관(現觀)하도록 설명한 수행의 오위체계이다. 이를 약술하면 수행할 수 있는 힘을 비축하는 단계인 자량위(資量位)에서 오정심관(五停心觀)과 사념처관(四念處觀)을 닦아 가일층 수행을 닦아가기 위해 사제(四諦)에 대한 개념적 이해의 가행위(加行位)를 현관하고, 나아가 사제에 대하여 완전한 인식을 위해 무간도(無間道)와 해탈도(解脫道)의 견도위(見道位)를 닦으면서 88사(使)를 제거한다.

본격적인 경험적 사선정(四禪定)을 통해 10사(使)를 지멸(止滅)하는 수도위(修道位), 끝으로 모든 번뇌를 소멸하고 삼계를 초월하여 완전한 열반을 구현하는 무학위(無學位)이다. 이는 또 대승의 52계위로 삼아 자력에 의한 3아승지백대겁이 걸리는 어려운 길이다.

이러한 전문적인 수행은 일반인이 닦아 완성하기엔 쉽지 않다. 그래서 수신행(隨信行)을 통한 심해탈(心解脫)의 방편을 제시하였다. 이것이 무한한 지혜의 광명과 자비의 무한생명이신 모든 부처님을 대표하는 아미타불을 의존하고 억념(憶念)하는 염불삼매를 닦게 한다. 이를 『아미타경』에서, “너희 중생들은 마땅히 불가사의한 공덕을 칭찬하시고, 모든 부처님이 보호하여 잊지 않는 이 경을 믿어라”라고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미치도록 진리의 말씀을 설하였다. 우리는 어려운 길을 택할 수도 있지만 쉬운 길을 가는 것이 좋겠다.

왜냐하면 이 길이 원을 발한 지극한 마음으로 즐겁게 믿어 염불하면, 왕생하여 물러남이 없는 경지에 올라 무생법인(無生法忍)을 터득하여 구경에 최상의 완전한 깨달음을 실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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