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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통도사 범종루

기자명 법보신문

종소리에 흐르는 눈물은 전생 인연 탓인가

칠흙 같이 어두운 통도사 계곡 이른 새벽 2시 58분이 되면 도량석을 맡은 스님이 수박보다 큰 목탁을 들고 경내를 돌면서 스님들의 단잠을 깨웁니다. 도량석이 끝남과 동시에 종루의 작은 범종이 댕댕댕 울리고, 운판이 쇳소리를 하늘에 뿌리고 나면 목어가 맑은 소리를 냅니다. 이어서 여러 학인스님이 두 개의 법고를 앞뒤에서 함께 치고 나면 마지막으로 일만 오천 근짜리 범종이 깊고 큰 소리로 영축산 계곡을 뒤흔듭니다.

통도사 범종루는 조선조 숙종 12년(1688) 수오대사가 세운 큰 2층 누각입니다. 중수한 연대는 알 수 없으나 1929년 발간된 ‘조선고적도보’에 실린 사진은 현재와 똑같습니다. 난간이 계자 난간으로 바뀌었고 단청을 올려 화려해졌을 뿐입니다.

통도사 범종루에는 법고뿐만 아니라 목어도 2개, 범종도 2개여서 ‘부자절은 역시 다르다’말도 있지요.

통도사 범종이 울릴 때면 저는 숨이 막혀 눈물이 납니다. 어느 수행 깊은 스님 말씀이 제가 전생에 통도사 스님이었기 때문이랍니다. 불화를 그렸다는군요.

캘린더 제작소임을 맡아 통도사에 머문지 1년이 넘었는데 고향집처럼 편하고 좋습니다.

좋은 다비장까지 있으니 머리 깎고 통도사에 눌러 살라는 스님 말씀에 솔깃해지는데 집사람이 알면 그날로 제가 다비장으로 갈지 모르겠습니다.


김영택/한국 펜화연구회 회장( honginart@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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