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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일 스님의 계율 칼럼]

기자명 법보신문

오신채 먹지 말아야 하는 이유

지난주 율장에서 부처님께서 마늘을 먹지 말라고 하신 계를 제정한 동기를 설명하였다. 비구의 입 냄새 때문에 먹지 말라고 한 것과, 비구니들이 마늘을 남김없이 가져갔기 때문에 먹지 말라고 한 것은 기본적으로 출가자들의 깨끗한 행위를 위해 제정된 것이다.

대승불교에서는 본래 마늘을 먹지 말라는 계에다가 마늘과 유사한 냄새가 나는 것은 모두 금지함으로써 수행자로서 품위와 깨끗한 몸을 유지하게 하였다. 이것은 여럿이 모여 수행하는 승가나 사찰에서 서로를 위하는 길이며 개인적으로도 맑은 기운을 돋게 한다.

사회에서도 오신채를 먹은 뒤에는 여러 사람이 냄새 때문에 고역을 치루기도 하는 것을 보면 재가불자들은 매우 조심해야 한다. 오신채를 오래 먹게 되면 그 냄새가 몸에 축척되어 항상 좋지 못한 냄새가 나서 사람들이 가까이 오지 않게 된다. 마늘을 비롯한 오신채의 약리효능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연구가 나와 있지만 이에 대체되는 좋은 식품도 많이 있다.

우리나라는 상좌부에 속하는 불교가 아니라 대승불교를 신봉하고 있다. 비록 율장에서 마늘이외의 것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보살계를 받은 사람은 일부러 오신채 먹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오신채가 수행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경이나 계에서 금한 것을 파해가면서 신행생활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스님들은 당연히 금해야 하지만, 재가불자들은 집에서 먹는 음식의 대부분이 오신채를 쓰기 때문에 금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왜냐하면 온 가족이 먹는 음식을 혼자 지키는 계 때문에 강요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더욱 계에 대한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고 정진하며, 나아가서 가족 모두를 삼보에 귀의하게 하고 함께 오계를 받음으로써 가족이 청정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몸이 깨끗하면 계의 맑은 향이 풍겨 나와서 모든 사람들이 좋아한다. 『계향경』(戒香經)에는 그 공덕을 이렇게 설명하였다. “만약 사람이 있어서 부처님의 정계(淨戒)의 향을 수지한다면 하늘의 신들이 이 냄새를 맡고 다 사랑과 존경을 보낼 것이다. 이같이 청정한 계를 완전히 지켜서 늘 여러 착한 법을 실천하는 경우, 이런 사람은 능히 세상의 구속에서 해방되어 온갖 번뇌로부터 떠날 수 있게 된다.” 계향경의 이 말씀의 핵심은 실천에 있다. 어렵다고 해서 실천하지 않으면 영원히 할 기회가 없다. 작은 것부터 시작해 보면 어느새 맑은 향기가 주위를 감싸고 있을 것이다.

송광율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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