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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법문 명강의] 긍정하는 그 마음이 바로 부처

기자명 법보신문

강릉 성원사 회주 주경 스님

오늘은 마음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거대한 우주도 쪼개고 쪼개다보면 분자가 되고, 원자가 되고, 중성자, 소립자가 됩니다. 이것을 다시 쪼개서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하게 되면 순수한 에너지만 남게 됩니다. 이러한 순수한 에너지를 공자님은 태극이라 했고, 부처님은 불성이라 했으며 예수님은 하나님이라 했습니다. 공자님의 태극이나 부처님의 불성이나 예수님의 하나님이나 결국은 같은 말인 것입니다.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이라. 이러한 순수 에너지 차원에서 본다면 부처님 아닌 것이 없고, 하나님 아닌 것이 없으며 태극 아닌 것이 없습니다.

성냄-욕심 버리면 업 자연 소멸

소박하고 작은 것은 아름답고 행복합니다. 그러나 집착된 마음, 욕심 있는 마음을 가질 때 이러한 소박하고 작은 것은 깨지게 됩니다. 긍정하는 마음, ‘그렇거니’ ‘그렇겠지’ 하는 이 마음을 믿음이라고 합니다.

『화엄경』현수품에 “신위도원공덕모(信爲道源功德母) 장양일체제선근(長養一切諸善根)”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믿음이 도의 근본이요, 모든 선업의 뿌리를 키운다는 말입니다. 제멸일체 제의혹(諸滅一切 諸疑惑)하면 개발시현 무상도(開發是顯 無上道)라. 일체의 모든 의혹을 없애면 바로 무상도가 열린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왜 의심하고 부정하며 사십니까.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른다는 여러분이 바로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죽겠네, 죽겠네’ 해 봤자 여러분의 피만 탁해지고 성질만 고약스러워질 뿐입니다. 긍정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긍정하는 마음을 이야기 하려면 먼저 업(業)을 알아야 합니다. 흔히 업을 짓지 말라고 하는데 업의 개념부터 공부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의 마음은 무위법(無爲法)이라는 평상심(平常心)을 근본 바탕으로 움직입니다. 그러나 욕심을 내고 화를 내면 마음이 굳어져 부스러기가 생기게 됩니다. 초를 켜놓고 가만히 두면 잘 타지만 이리저리 움직이면 그을음이 생기는 이치와 같습니다. 마음에 모가 생기면 응집체, 염사체와 같이 마음의 응고가 생깁니다. 이것을 업이라 하고, 카르마라 하며 형진이라고 부릅니다. 업은 화내고, 욕심낼 때 여러분의 주위에 먹구름같이 뿌옇게 생겨납니다. 물론 여러분의 눈에는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탁한 기운이 생기니 숨이 가빠집니다. 화를 내면 숨길이 가빠지는 이유입니다.

이 굳어진 집착의 응념체가 만들어 낸 것이 업인데 학자들은 이것을 보고 사람들에게 오로라가 있다고 합니다. 오로라는 누구나 뒤집어쓰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여러분도 이것을 볼 수 있습니다. 『법화경』에서 “『법화경』을 사경하고, 읽고, 남에게 전하면 팔백 가지 눈의 공덕과 천이백 가지 귀의 공덕, 팔백 가지 코의 공덕, 천이백 가지 혀의 공덕, 팔백 가지 몸의 공덕, 천이백 가지 뜻의 공덕을 입어 이 공덕으로 육근을 장엄하고 청정하게 된다. 또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몸으로 삼천대천세계의 안과 밖에 있는 산과 숲과 강과 바다를 다 보게 되며 아래로는 아비지옥에서 위로는 유정천까지 다 보게 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여러분도 계행청정(戒行淸淨), 욕심내지 않고 화내지 않으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낮추면 업은 없앨 수 있습니다. 나라는 울타리 속에 갇혀있으니 분별이 생겨 공부가 안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마음으로는 아무리 ‘이뭣꼬’해도 공부에 발전이 없습니다. 공부가 아니라 오히려 업만 짓고 있는 것입니다. 자타(自他)가 없어야 합니다. 아공(我空)이 돼야 법공(法空)이 되고 법공이 돼야 성불을, 해탈을, 열반을 이룰 수 있습니다. ‘나’라는 것을 없애라고 숱하게 들었지만 절에 오래 다닌 불자들이 오히려 고집이 더 세고, 자존심이 더 강하고, 잘난 척하기 좋아합니다. 나도 부처이고 너도 부처임을 바로 보면 되는데 업으로 인한 먹구름에 가려 색안경을 쓰고 사물을 바라봅니다. 마치 하얀 비닐을 겹겹이 둘러쓰고 세상을 사는 것처럼 착각 속에 살고 있다 이 말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사람 몸 받기 어렵고, 사람 몸은 받았지만 불법을 만나기 어렵고, 불법 중에서도 정법을 만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여러분은 이미 사람의 몸 받아, 불법을 만났고, 정법을 공부하고 있으니 얼마나 행복합니까. 이러한 긍정적인 마음에서 행복이 오는 것입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데로 믿음은 긍정하는 마음입니다. 긍정하는 마음을 보리심(菩提心)이라고 합니다. ‘보리’하면 ‘지혜’하는데 지혜는 결코 꾀가 아닙니다.

계행청정하면 삼천세계가 다보여

아뇩다라삼막삼보리 무상정등정각이라. 옳고 그름의 씨앗은 없습니다. 어떤 게 옳고, 어떤 게 그른가. 진리 당체에서는 옳고 그름이 없습니다. 보는 눈이 옳고, 보는 눈이 그를 뿐입니다. 부정하고 시비하는 것과 긍정하는 것은 오십보백보입니다. 그저 마음 한자리 바꾸면 됩니다. 불자들은 이것을 배워야 합니다. ‘그저 그렇거니’ 해야 합니다. 또 갈앙심을 지녀야 합니다. 비가 오지 않아 논이 갈라지고 곡식이 말라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비가 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농부의 마음이 갈앙심입니다. 부처님을 생각하고 우러르는 진실한 마음이 갈앙심입니다. 그런 마음을 가지면 그 자체가 행복입니다.

그럼 업은 어떻게 소멸시킬 수 있는가. 자비광명이라고 하지요. 『원각경』에 따르면 자(慈)는 능히 즐거움을 함께 하는 것이고 비(悲)는 고통을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자는 ‘잘한다, 잘한다’ 하는 것이고 비는 ‘정말 안됐다’ 하는 마음입니다. 자심과 비심을 가질 때 침착된 먹구름이 밀려나 광명이 비춥니다. 광명의 밝음은 성냄과 욕심으로 생겨난 먹구름인 업을 소멸시킵니다. 마치 어두운 방에 빛을 비추면 어둠이 사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갈성진경 묘묘묘(竭誠盡敬 妙妙妙)하고, 간심방광 시미타(懇心放光 是彌陀)니라.”
정성을 다하고 공경을 다하면 그 경계가 묘하고, 간절한 마음일 때 몸에서 빛을 발하는데 이것이 아미타불이다

자신 안에서 부처를 찾아라

여러분은 여러분의 극락을 만들어야 합니다.신삼(身三) 구사(口四) 의삼(意三), 십선(十善)을 지으세요. 몸으로 세 가지, 입으로 네 가지, 생각으로 세 가지. 짓지 않으면 범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몸은 욕심이 만들어낸 고깃덩어리, 번뇌덩어리입니다. 십선을 행하고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지니면 몸에서 밝은 광체가 납니다. 무량광불, 무량수불이라. 한량없는 빛의 부처, 영원한 생명의 부처인 아미타불이 바로 그것입니다. 바로 여러분이 아미타불인데 어디에서 부처를 찾고 있습니까.

여러분의 극락을 만드세요. 법당에 가지 않아도 됩니다. 설거지를 하면서 길을 걸으면서도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하세요. 모든 것은 나로 인해 발생합니다. 나로 말미암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특히 화를 내지 말아야 합니다. 화를 내면 여러분의 업의 농도가 짙어지고 빛도 탁해집니다. 자신을 낮추고 또 낮추면 어려분도 볼 수가 있게 됩니다.

최근 경제를 살리자는 말들이 난무합니다. 돈이란 많을수록 불행해 집니다. 돈의 근본이 집착과 욕심이기 때문입니다. 자식 교육 제대로 해야 합니다.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교육이 아닙니다. 이는 아이의 성품을 굳게 만듭니다. 참고, 인욕하고, 인내를 가르치는 것이 교육입니다. 부처님께서도 계를 지켜 수행하는 것이 인욕바라밀에 미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사람은 로봇이 아닙니다. 지식인이 아닌 지혜로운 사람으로 키워야 합니다. 공자님도 “부드럽고 연한 것은 삶을, 굳고 단단한 것은 죽음을 의미한다”고 했습니다. 앞서 굳어져 부스러진 것을 카르마라 한다고 했습니다. 긍정해야 합니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는 무엇보다 마음을 곱게 써야 합니다. 부모는 뿌리고 자식은 열매입니다. 부모의 마음이 긍정적이고 좋은 마음이라야 뿌리에서 좋은 영양분을 섭취해 탐스러운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그렇거니.’ ‘그렇겠지.’ 여러분이 이렇게 마음을 좋은 방향으로 움직이면 이 사회는 불국정토가 될 것입니다. 
정리=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이 법문은 지난 1월 27일 서울 무상사 대법당에서 열린 일요초청법회에서 강릉 성원사 회주 주경 스님이 법문한 내용을 요약 게재한 것이다.

 


주경 스님


태안사 청화 스님을 은사로 득도한 주경 스님은 태안사 정중선원 안거를 시작으로 30여 년간 참선 수행했다. 스님은 강릉 포교당 성원사에 재가불자를 위한 시민선방과 불교교양대학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도와 중국 라오스, 태국 등에서 사미승을 선발해 한국불교와 수행법, 한국문화를 직접 지도하며 국제포교사로 양성하는 등 불법 홍포에 진력하고 있다.
성원사 회주인 주경 스님은 갈앙선원 선원장, 정중선원 선원장, 청화사상연구회 회장, 무주불교문화재단 이사장, 법무부 교화위원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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