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원 스님의 기억으로 남은 스님]

기자명 법보신문

주린 北동포 돕는 법타 스님

강원을 다닐 때 법타 스님을 처음 뵈었다. 스님은 언제나 당당한 웃음으로 대해 주셨고 후학에 대한 애정 어린 관심을 보여 주셨다. 항상 만나면 불자로서 수행자로서 우리들이 이 사회에 해야 할 책임과 의무에 관하여 말씀해 주셨다. 스님께서는 10·27법난으로 일시 미국에 계셨다. 당시 미국행을 선택 할 수밖에 없었던 여타 스님들과 달리 스님께서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가게 된 유배지 같은 미국 생활을 알찬 재충전의 계기로 삼고 시간을 아끼어 박사학위까지 취득하셨다.

또한 스님께서는 미국 영주권을 취득하여 그 당시 갈 수 없는 동토의 나라 북한을 수차례 다녀오셨을 뿐만 아니라 만주 일원에서 불교를 중심으로 한 우리 역사문화유산에 관한 많은 자료사진과 비디오를 직접 찍어 소장하고 계셨다. 덕분에 자료를 보고 많은 정보를 얻게 되었다. 녹화물을 돌려드리러 갔을 때였다.

그때 까지만 해도 친북성향이 강한 좌파성향의 스님으로만 단순히 생각했다. 더욱이 스님이 촬영하신 북녘의 초라한 풍경을 보고 난 후라 스님이 그토록 북한에 애정을 가지는 이유가 궁금했다. 그래서 “스님께서는 왜 북한을 좋아하시느냐”고 여쭈자 스님께서는 단호한 어조로 말씀하셨다.

“이 세상에 부모의 품에서 굶주려 죽어가는 어린자식이 있게 하는 그 어떠한 정부도 정당성을 가질 수 없고 그런 정부를 정당하다고 해서도 안 된다. 하지만 북한의 현실이 그렇다고 북한 정부만 미워하고 있다면 우리들도 굶주리는 사람들에게 알게 모르게 큰 죄를 짓는 것이 된다.”

비록 북한 정권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역설하셨다. 스님의 말씀을 듣고 불교의 자비행이란 참으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분단된 조국에 살아가는 참다운 지성인의 생각이라고 느껴졌다. 그리고 이 단호한 한마디 말씀으로 인해 나는 스님의 팬이 되었다. 물론 그 이후 스님께서는 스스로 말씀하신 가치관을 차근히 실천해가는 행보를 보여 주셔서 더욱 열렬한 팬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수행자로 살면서 북한동포를 돕겠다는 생각을 가지시고 또한 실천하고 계시는데, ‘조국평화통일불교협회’를 결성하기도 하셨고, 지금도 사리원에 ‘금강국수 공장’을 지어서 굶주리는 동포들에게 매일 국수를 공양시켜드릴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함께 동참 할 것을 권유하고 계신다. 또한 ‘하나로’라는 정기간행물을 발행하여 북의 실상을 알리고 또 우리들이 북을 이해하고 도와야 하는 이유를 피력하고 계시며 언제 어느 자리에서도 지치지 않으시고 이 사회에 살아가는 우리들이 가져야 할 의무에 대해 역설하신다.

지난 정월 보름에 약천사에서 스님의 뜻에 조금이라도 동참하고자 ‘소원풍선 달아 날리기’ 행사를 가졌다. 동참자들이 각자 소원을 적어 풍선에 넣어 날리는 행사였다. 한라에서 백두까지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기를 기원하고 발원하였다. 후원금을 모아 금강국수 공장으로 보내서 스님의 큰 원력에 작으나마 보탬을 드릴 수 있었다.

스님을 생각할 때 마다 대승불교를 표방하는 우리들이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직접 총칼을 들고 전투에 나아가 승병으로 활동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누리고 있는 평화를 유지시키고자 노력하는 것이 더욱 승가다운 대 사회활동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언제나 스님의 휴대폰 컬러링에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흘러나온다. 스님의 간절한 소원에 편승하여 이제는 나도 언제나 평화통일이 어서 와서 헐벗고 굶주리는 사람이 우리 한반도에 다시없기를 기도 한다.

제주 약천사 부주지 성원 스님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