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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스님의 세심청심]

기자명 법보신문

사람 속에 부처가 있다

한줄기 비바람이 지나가니 산천초목은 관욕을 마치고 법열에 젖어 춤을 추고 하늘은 통명해 광명이 찬란하다. 오랜 무명의 안개가 걷히고 나니 바다는 툭 터져 끝이 없고 잔잔한 파도의 이랑엔 고기들이 널을 뛴다.

온갖 꽃들은 다투어 피어 향기를 발하고 새들은 저마다 목청을 가다듬어 범음을 노래한다. 두두물물이 환희심으로 벌떡 일어나 부처님 오심을 찬탄하고 있다. 그 옛날 평화로운 룸비니 동산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부처님께서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걷고 한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한 손으로 땅을 가리키면서 거듭 이르시길 “하늘 위 하늘 아래 오직 나 홀로 존귀하다”라는 사자후를 토하며 세상으로 걸어 나오고 있다.

부처님오신날은 일체 중생의 생일과 겹치는 날이니 모든 생명이 차별이 없어 본래 평등하며 존귀함을 만천하에 선언하였다. 어린 아이는 해맑은 웃음으로 천진을 드러내고 어버이는 사랑으로 품어 길러주시며 스승님은 가르쳐 이끌어주시니 모두가 감사와 은혜로써 부처를 나투고 있다.

병들고 소외된 이웃들의 신음소리에 응하여 자원 봉사자들은 보살의 자비를 나투어 고통을 덜어주고 기쁨을 준다.

죄를 짓고 어둠에 갇힌 사람들은 죄의 성품을 바로 돌이켜 공한 줄을 깨달으니 그 자리에서 신령스런 광명이 뿜어 나오고 쾌락에 빠져 괴로운 사람들은 감각을 여실하게 살펴서 무너지지 않는 삼매를 성취 한다.

돈과 권력이 전부인줄 알아 교만한 사람은 모든 것이 영원하지 않을 줄 깨달아 자비희사의 사무량심을 이루고 원망과 증오로 잠 못 이루는 사람은 자비와 용서로써 인욕바라라밀을 성취한다. 이 모든 것이 사람 속에 부처가 있는 소식이니 사람을 떠나서 따로 부처를 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깨닫고 나서 너무나 충격적인 사실은 사람마다 여래와 조금도 차별이 없는 원만한 지혜 덕상을 누구나 갖추고 있다는 것이었다. 참으로 온몸에 전율이 일어나고 천지가 무너지는 위대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더 이상 밖으로 부처를 찾아 헤매서는 안 된다.

오늘날 사람의 생명을 너무나 가볍게 여기며 어린이를 유괴하거나 부녀자를 납치하여 가정의 행복을 파괴하는 것은 자기 안의 부처를 등지는 것이니 사람을 부처님으로 섬기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행복이며 깨달음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돌담 앞에는 한 무더기 불두화가 신령스러운 광명을 나투고 꽃보다 고운 오월의 신록 아래 아이들은 천진 부처를 드러내고 있다.

거금도 금천 선원장 일선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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