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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제 대종사 하안거 결제 특별 인터뷰

기자명 법보신문
  • 지계
  • 입력 2008.05.26 17:20
  • 댓글 0

“화두에 시비분별 따르면 곧 사구”

“참 나를 보는 진리의 눈이 열리면 세상이 천 번, 만 번 바뀌어도 변함이 없으니 허상에서 벗어나 참 나에 이르는 것만이 영원히 행복에 이르는 길입니다.”

하안거 결제를 하루 앞둔 5월 18일 대구 동화사 조실 진제 대종사가 산사를 찾은 기자들과 만나 이번 하안거 동참 대중에게 전하는 당부의 말을 건넸다. 스님은 “간절한 의심으로 화두를 챙겨 일념에 도달하면 보고 듣는 것도 잊어버리고, 앉아 있어도 앉은 줄을 모르며 시간의 흐름마저 모르게 된다”며 “그러던 중 사물을 보거나 소리를 듣다가 화두가 박살이 나면, 그 순간 불조(佛祖)의 백천공안(百千公案)은 한 꼬챙이에 꿰어버리게 된다”고 강조했다.

진제 스님은 특히 수행 대중들이 눈 밝은 선지식의 지도 아래 정진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 “화두 상에 의심이 있으면 활구(活句)라 하고, 의심이 없으면 사구(死句)라 함은 잘못된 가르침”이라고 지적한 스님은 “활구는 언어를 뛰어넘는 것이어서 눈이 열린 자만이 볼 수 있다”며 “바른 눈을 갖춘 선지식을 만나 활구를 참구하고, 그 가르침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진제 스님과의 일문일답.

2000여 명이 넘는 납자들이 안거 때마다 제방 선원을 찾고 있습니다. 수행자들은 어떤 자세로 정진에 임해야 합니까?

“공부하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선지식의 가르침입니다. 선지식의 회상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선지식의 가르침을 금쪽같이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또한 온갖 반연을 끊고 대신심과 대용맹심을 내어 이 철에 반드시 화두를 타파해 대오견성(大悟見成)하겠다는 확고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조실 스님께서는 대중과 함께 정진하며 수행을 점검하고 경책한다고 들었습니다.

“금당선원은 물론 산내 암자, 주변 말사 선원 대중들도 공부하는 중에 의심이 생기면 언제라도 점검을 받을 수 있도록 염화실의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선객들을 지도하는 것은 부처님의 염화미소를 올곧게 받는 것이며 불교의 심오한 가르침을 전하고 깨달음의 반야로 이끄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금당선원의 수행 가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금당선원은 천하의 명당인 데다 예로부터 선지식이 주석하며 지도해온 터라 공부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입니다. 근세의 대선사인 경허 스님을 비롯해 석우, 효봉, 향곡, 전강 스님 등 한국불교 선종사에 길이 남을 대선사들이 이곳에 머물며 후학들을 지도했습니다. 올 하안거에는 금당선원을 비롯해 산내 암자인 양진암, 부도암, 내원암 등에 모두 181명의 납자가 입제해 가행정진을 이어갑니다. 하루 14시간 정진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24시간도 부족하다 하는 납자들이 많을 만큼 공부의 열기도 대단합니다.”


최근 동양은 물론이고 서양에서도 선(禪)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선은 누구나 가지고 있으면서 조금도 잃지 않고 항상 쓸 수 있는 마음의 고향과 같습니다. 그러나 요즘 후학들에게 화두에 의심이 있으면 활구(活句)요, 의심이 없으면 사구(死句)라며 납자들의 눈을 멀게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눈 밝은 선지식은 이 같은 견해가 나올 수 없습니다. 일천 성인(一千聖人)의 정수리에 일구(一句)를 투과하지 못하고 시비분별(是非分別)이 따라다님이 사구요, 그렇지 않음이 활구인 것입니다. 부디 산승의 지적을 마음에 새겨 부족함이 없도록 참구하고 가행정진해 인천의 스승이 되기를 바랍니다.”


현대사회에서 선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불교 수행의 핵심은 참선입니다. 각자가 참 나를 찾아 영원한 대자유의 삶을 얻는데 그 의미가 있습니다. 설사 참 나를 찾지 못했다 하더라도 참선 수행을 꾸준히 연마하면 차츰 마음의 평안을 얻게 돼 온갖 갈등이 사라지고, 지혜가 증장되며 나와 더불어 모든 이들이 평화롭고 화합된 모습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참선 수행의 공덕이 이와 같으니 예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모든 이들이 수지 봉행하여 지혜 광명을 드러내야 할 것입니다.”

동화사=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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