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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교 현장을 가다] 수도군단 호국 충의사

기자명 법보신문

토요법회로 참석율 ‘쑥’ 영상법회로 집중도 ‘UP’

 
수도군단 호국 충의사는 매주 토요일 열리는 정기법회와 매월 마지막주 불교 다큐를 보는 영상법회로 병사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군종교구 법보신문 군포교 2040 共感]

과연 이런 곳에 부대가 있을까 싶은 곳. 군부대는 언제나 그런 곳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관악산 언저리에 자리 잡은 수도군단의 군법당 호국 충의사(주지법사 이정우)를 찾아 부대에 들어온 사람들은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신신당부를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설마’ 했다간 드넓은 부대 한 켠의 생활관(내무반의 새로운 명칭) 위 도로를 끼고 앉은 법당을 찾기가 여간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충의사의 법당 문턱을 넘는 사람은 법당을 가득 메운 120여 명의 병사들 모습에 입가에 미소를 그리게 될 것이다. 어떤 불자든 법당 가득한 불자 병사들의 모습이 반가울 테니 말이다.

주말 보장에 병사 몰려

서울 인근 수도권 지역의 방위를 담당하고 있는 수도군단의 호국 충의사는 사실 부대 규모에 비해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지난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 허름한 건물이지만 주지법사인 이정우 법사의 아기자기한 손길과 관심이 여기저기 녹아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잘 정리된 화단이며 법당 내부에 깔끔하게 정리된 불교 관련 잡지와 소책자들, 정갈한 모습의 불단이 그렇다. 그렇지만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최신형 LCD TV다.

TV의 존재는 이 법당이 영상법회를 하고 있다는 증거. 최근 많은 군법당에서 영상법회나 영화법회를 진행하고 있지만, 보통은 영화관처럼 영상을 하얀 스크린에 투사하는 빔프로젝트을 사용하고 있다. LCD TV가 있다고 해도 보통은 TV를 법당 전면에 놓는다. 그런데충의사는 특이하게도  TV를 법당 좌측에  놓아뒀다. 왜일까?

이 질문에 이정우 법사는 “흐릿한 빔프로젝트의 영상보다는 또렷한 LCD TV 화질이 병사들을 더 오래 집중시킬 수 있기 때문에 LCD TV를 선택”했으며 “세로로 긴 법당에서 불단으로 향하는 정면보다는 법당 좌측에 TV를 놨을 때 더 많은 병사들이 화면을 잘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호국 충의사의 5월 마지막 법회는 달력의 끝을 알리는 31일에 봉행됐다. 그런데 이날은 일요일이 아닌 토요일이다. 토요일에 법회를? 보통 정기법회는 일요일에 열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비단 군법당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찰도 마찬가지다. 이 법사의 설명이 다시 이어졌다.

불교 다큐에 만족감도 높아

“얼마전 전역하신 이종인 법사님이 군종감으로 계실 때 직접 건의를 해서 국방부 훈령을 바꿨어요. 사실 토요일도 휴일인데, 구지 일요일 법회를 고집할 필요는 없잖아요. 물론 개신교와 천주교는 교리상 반드시 일요일에 종교행사를 해야 하지만 불교는 꼭 그래야 한다는 법이 없지 않습니까? 물론 개신교와 천주교 측의 반대가 심했지요. 하지만 토요일에 법회를 한다고 부대에 큰 피해가 가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병사들은 토요법회를 더 반겨요.”

병사들이 토요법회를 반기는 이유는 단순하다. 일요일 오전을 더 여유롭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병사들은 “토요일에 법회를 보면 오후에 외박을 나가거나 여자친구의 면회를 더 오래할 수 있다”며 “토요법회가 훨씬 낫다”고 입을 모은다. 조그만 발상의 전환이 병사들의 휴일을 더 여유롭게 만들어 준 셈이다.

주말 시간을 여유 있게 활용할 수 있게 되다보니 법당을 찾는 병사들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지금은 다른 부대의 법당들 중에서도 토요법회를 진행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이 법사는 덧붙였다.

이날 법회는 매월 마지막 주에 열리는 영상법회의 날. 이날 상영된 영상물은 몇 년전 공중파에서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방영했던 ‘현각 스님, 유럽을 가다’였다. 이 프로그램은 화계사 국제선원장 현각 스님의 눈을 따라 유럽 불교의 현황을 둘러보는 다큐멘터리물이다. 유럽, 특히 프랑스에 ‘불교 열풍’이 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병사들의 눈길에 놀라움이 가득 하다. 졸고 있는 병사도 보이지 않는다. 대신 법당 안에는 진지함의 열기가 가득했다.

영상물을 사뭇 진지한 눈으로 쫓아가던 강경순 상병은 “유럽불교의 열기가 저토록 뜨겁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많이 놀랐다”며 “매월 마지막 주 법당 영상법회를 오면 이처럼 새로운 것을 배워갈 수 있기 때문에 아주 만족스럽다”고 했다.

이정우 법사는 “매월 병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차마고도’, ‘마음’과 같은 공중파 방송의 다큐멘터리 영상물을 틈틈이 사들이고 있다”며 “정확한 숫자는 모르겠지만 2~3년 정도는 영상법회를 충분히 할 수 있을 만큼 비디오테이프와 디브이디(DVD)를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다양한 콘텐츠 활용해야”

이 법사는 “과거의 법회형식으로는 병사들의 수준을 맞추기도 힘들고, 그들의 욕구를 채워줄 수도 없다”며 “그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 법회를 알차게 꾸미는 것이 앞으로 군포교가 가야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양=정하중 기자raubone@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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