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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칼럼]조계사인가, 천도사인가

기자명 법보신문

조계사가 한국불교 1번지로 불리는 까닭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과 병존하며 조계종(曹溪宗)이 갖는 역사와 신앙 그리고 사회적 실천 이념을 그대로 반영해 종지종풍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조계종은 도의국사가 중국에서 선법을 전수해 온 이래 신라말 고려초에 선풍을 크게 드날렸던 구산선문이 통합되면서 만들어진 종단이다. 때문에 선종(禪宗)을 표방하고 있으며, 최고의 수행법이라고 강조하는 간화선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직관함으로써 부처의 깨달음에 도달 할 수 있다(직지인심(直指人心)·견성성불(見性成佛))면서 그 우수성을 역설하고 있는 종단이다.

그런데 종단의 사상과 이념을 앞장서서 실천해야 할 조계사가 죽은 이의 영혼을 극락으로 보내기 위해 치르는 천도재(薦度齋)에 올인 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보는 이들을 뜨악하게 하고 있다. 신임 주지 세민 스님이 취임 일성으로 “조계사의 재정자립을 위해 금년 백중을 계기로 조상천도를 위해 직접 49재를 일곱 번 지내드리고 가족의 건강을 위해 구병시식도 일곱 번 지내드리는 343일간 천도재를 봉행한다”고 밝힌 데 이어, 사찰에 천도재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을 내 걸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천도재 자체가 잘못됐다는 말이 아니다. 불교의 역할이 다양한 만큼, 천도재 역시 그 가운데 하나로 필요한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조계사가 재정확충을 위해, 즉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343일 천도재를 봉행한다는 것은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오죽하면 “조계종이 해인종으로 바뀌었다더니, 조계사마저 천도사가 되고 있다”는 웃지 못할 말이 오가고 있겠는가.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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