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단순례]④총지종

기자명 법보신문

보살행 실천하는 생활불교 재가종단

지난 5월 부산 정각사에서 봉행된 양부 만다라 봉안법회.

밀교는 불교를 제법 공부한 사람에게도 생소한 분야다. 때문에 주술에 의한 치병이나 기복의 수단 정도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밀교는 은밀하게 설해진 부처님의 가르침이란 비밀불교(秘密佛敎)의 줄임말로, 공개적이고 개방적인 가르침을 뜻하는 현교(顯敎)의 상대적 의미다. 부처님의 가르침 중에서 가장 심오해 경지에 도달한 자 외에는 알 수가 없어 특별히 ‘비밀’이라고 하는 것이다.

밀교의 특징은 강한 실천력이다. 현교를 대표하는 대승불교는 부파불교의 이론적이고 교학적인 면을 탈피하고자 일어난 새로운 불교로서 실천을 중시하는 보살사상을 내세웠다. 그러나 대승불교는 부파불교의 교리적 측면을 완전히 탈피하지 못했고, 후대로 갈수록 이론 중심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에 또다시 고도의 실천불교를 표방하는 새로운 형태의 불교가 나타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밀교다.

1972년 12월 창종한 총지종은 이러한 실천을 강조하는 전통 밀교 재가종단이다. 한국밀교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총지종은 법신 비로자나불을 교주로, 육자대명왕진언 ‘옴마니반메훔’을 본존으로 모시며 진언(眞言)과 인계(印契) 그리고 엄격한 의궤(儀軌)와 사종수법(四種修法)을 비롯해 유가삼밀 관행법으로 진언을 염송함으로써 즉신성불(卽身成佛)에 이르게 함을 종지로 삼고 있다. 총지종은 창종 이래 “진리는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삶 가운데 있다”는 원정 종조의 가르침에 따라 ‘즉신성불’과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기치로 내세웠다.

이 같은 기치는 우리 사회 소외된 계층을 위한 다양한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총지종이 전개 중인 다양한 사회복지 활동들로, 실천적 불교를 강조하는 밀교 전통과도 무관하지 않다. 1990년대 노인요양시설 기로원 설립을 계기로 본격적인 사회복지 업무를 시작한 총지종은 외환위기 당시에는 실직자 후원시설 오뚜기 모임터를 운영, 실의에 빠진 우리 사회에 희망의 불을 지폈고, 역삼재가노인복지센터 운영, 북한 동포 겨울나기 지원, 재난구호활동 등 부처님의 동체대비 사상을 실천으로 옮겼다. 특히 1996년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내에 사회복지위원회를 설치, 사회복지 사업이 교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기틀을 제공했다.

종단 운영 부분에서도 총지종은 한국 불교계의 귀감이 되는 선례를 남겼다. 총지종은 창종 직후인 1974년 유지재단을 설립했고, 1992년 법인 설립을 통해 종단의 기틀을 다졌다. 법인화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종단 운영의 토대가 되어 종권 다툼이나 재산상의 분규를 원천적으로 불식시킨 대표적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총지종의 가장 큰 경쟁력은 대중과 함께 생활하는 재가종단이라는 점이다. 일체중생과 호흡하는 가운데 중생의 아픔과 고민을 공유할 수 있기에 총지종 36개 사원은 모두 도심의 중심에 위치하며 60여 명의 스승들이 일상생활 속 생활불교를 지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총지종은 ‘재가불자의 위상 정립과 역할’이라는 주제로 제1회 국제재가불교지도자대회를 개최, 재가종단의 위상을 대내외에 천명하기도 했다.

총지종은 지난해 창종 35주년을 맞아, 올해를 종단 중흥 원년의 해로 선포했다. 이를 위해 인재 양성과 신도조직 강화, 대사회 활동 확대 등 계획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특히 종도 1명이 1년에 5명을 포교하는 5세대제도, 불교대학 및 대학원 진학 시 장학금 지급, 각 사원 교양대학 개설 등은 종단의 미래를 준비하는 적극적인 의지를 대변한다. 또 전국 사원의 불단을 통일해 종도들의 소속감을 고취시키고, 전 사원이 사회복지 사업에 동참키로 하는 등 제2 창종이라는 마음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통리원장 원송 정사는 “팔만사천 법문이 아무리 훌륭해도 실천하지 않으면 이 세상을 불국토로 만들 수 없고, 고통과 번뇌로 신음하는 중생들을 구제할 수 없다”며 “총지종은 쉼 없는 용맹정진으로 해탈해 진정한 행복을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화 활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