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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 스님의 보현행원품 강설]⑦어른에 대한 공경심

기자명 법보신문

부처님 장수 염원했던 제자들처럼
간절한 마음으로 효행을 실천해야

선남자야, 또한 부처님께 이 세상에 오래 계시기를 청한다는 것은 진법계 허공계 시방삼세 일체불찰 극미진수의 모든 부처님께서 장차 열반에 드시려 할 때와 또한 모든 보살과 성문 연각인 유학 무학과 내지 일체 모든 선지식에게 두루 권청하되 ‘열반에 드시지 말고 일체불찰 극미진수겁토록 일체 중생을 이롭게 하여 주소서.’ 하는 것이니라.

「보현행원품」청주분(請住分)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래 머무시기를 청합니다’ 라는 내용입니다. 성도하신지 45년 뒤인 80세가 되신 해에 부처님께서는 안거를 끝내고 나무 그늘에 앉으셨습니다. 아난 존자가 부처님의 건강을 염려하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난다야, 태어나는 것과 죽는 것은 때가 있는 것이다.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죽지 않은 자가 없다.”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 이대로 열반에 드시면 누구를 의지해서 공부해야 됩니까?”

“아난다야, 여래가 설한 법은 다 너희들 마음에 있다. 너희들은 자신을 등불로 삼고 자신을 집으로 삼아라. 그리고 법으로써 등불을 삼고 법으로써 집을 삼아라.”
제자들이 놀라며 슬퍼하자 다시 말씀하십니다.

“아난다야, 설사 내가 1겁을 더 여기에 머물러 있다 하더라도 결국 나는 언젠가 열반에 들고 말 것이다. 모든 법의 모습은 원래 이러하다. 설사 이 육신은 없어질지라도 내가 남겨 놓은 묘법(妙法)은 언제까지나 영원하지 않겠느냐.”

그날 저녁, 사찰 동산 주위에 있는 모든 수행자들이 한 곳에 모이자 부처님이 말씀하십니다.

“비구들이여, 너희들은 이 법 가운데서 서로 화합하고 공경하면서 싸움을 일으키지 말아라. 그리고 나의 법을 잘 지켜 같이 배우고 법열과 즐거움을 같이 하라. 비구들이여, 나는 스스로 이 법을 깨달아서 남을 위하여 설했다. 이 법은 너희들로 하여금 훌륭히 해탈에 이르도록 인도할 것이다. 나는 이제 석 달이 지나면 열반에 들것이다.”

비구들은 슬퍼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부처님께선 어찌하여 이렇게 빨리 열반에 드시려고 하십니까? 세상의 눈이 어찌하여 이리도 속히 없어지려 하십니까? 부처님이시여, 원하옵건데 이 세상에 오래오래 머무르시고 열반에 들지 마시옵소서. 모든 중생들이 생사의 바다에 빠져서 떠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세상의 배가 되어 주시지 않으신다면 저희 중생들은 나아갈 바를 모르고 헤매일 것입니다.”
그러자 부처님이 말씀하십니다.

“내가 부처가 되어 응당 제도해야 할 중생들은, 비록 그 사람들이 천상에 있건 지상에 있건 관계없이 모두 다 제도했느니라. 그리고 아직 나에게서 제도 받지 못한 중생들이라 할지라도 그들 또한 이미 나에게서 해탈할 수 있는 인연이 다 만들어져 있느니라. 지금 이후로 나의 모든 제자들이 내가 설한 가르침을 세세생생 전수하고, 또 그것을 부지런히 수행해 나아가면 나의 진실된 법신은 항상 그 속에 머물러 있어 영원히 이 사바세계에서 없어지지 않을 것이니라.”

이렇게 제자들은 부처님께서 오래오래 머무시라고 청하셨습니다.

오래전 불교 텔레비전에 ‘선지식을 찾아서’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큰스님들께서 인연 닿는 터에서 불자들을 제도하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얼마나 고맙고 자랑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어느 사찰에 가서도 노스님이 계시면 들어가자마자 마음이 포근해집니다. 집안에도 어른이 계셔야 가정이 화기애애하고 포근함을 느끼게 됩니다. 불교의 보배요 사찰의 보배인 노스님들을 잘 섬기는 일이 불교가 발전하는 길이고 이 땅에 정토사회를 만들어 가는 길이라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동양사상에서도 그렇지만 불교도 효행을 근본으로 합니다. 불교의 ‘교(敎)’ 자가 ‘가르칠 교’인데, 글자를 나눠서 보면 ‘효도 효(孝)’에 ‘아비 부(父)’를 씁니다. 효가 모든 가르침의 근본이라는 말이지요. 요즘 젊은이들을 보면 부모님을 공경하는 것이 이전만 못한 듯합니다. 정작 현실에서 구하고자 하는 마음은 크면서 행동은 그런 복밭이 옆에 있는 것을 스스로 차버리는 셈이지요. 아난다과 제자들이 부처님이 오래오래 곁에 계셔주시기를 청했던 그 마음처럼 우리들도 스승과 부모가 오래 함께 해주시길 바라며 공경하여야겠습니다.

원종 스님 제주 관음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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