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철 스님 오매일여는 점검 기준”

기자명 법보신문
  • 기고
  • 입력 2008.07.15 10:13
  • 댓글 0

[특별기고] 성철선사상硏 원충 스님, 윤창화 대표에 반론
몽산어록 등 기본적인 자료해석부터 오류
성철 스님과 도교 관련 있다면 근거 밝혀야

민족사 윤창화 대표가 7월 7일 월요포럼에서 “성철 스님의 오매일여 해석은 도교적 관점일 뿐만 아니라 화두참구 상태가 실제 오매일여가 돼야 한다는 주장 자체가 분별망상이다”(본지 956호)라고 주장한 가운데 성철선사상연구원 연학실장 원충〈사진〉 스님은 이에 대한 반론문을 보내왔다. 원충 스님은 성철 스님의 상좌로 지난 3월 일본 하나조노대에서 선학(禪學) 연구로 박사학위를 학위를 취득했다.

 편집자 주


2008년 7월 7일 월요포럼에서 민족사 윤창화 대표는 『오매일여는 가능한가? : 오매일여의 진실과 곡해』라고 하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성철 스님의 오매일여는 실제로 불가능할뿐더러 그러한 해석이 도교적 관점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기본적인 자료 해석에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이므로 몇 가지 이견을 말하고자 한다.

발표자는 『몽산법어』, 『나옹어록』, 『태고어록』의 오매일여 표현에 대해 『몽산법어』의 “문학적인 이 표현을 놓고 실제 화두를 참구하고 있는 상태가 오매일여가 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인지” 모호하다면서 “화두 참구 상태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석해도 가능하다며 나아가 오매일여는 실천적 의미가 아니라 상징적(발표 중에 실제적이라고 번복) 의미로 규정하였다. 그러나 이들의 어구는 문학적 표현이 아니라 화두를 참구해서 얻은 견처(見處)를 ‘형이상(形而上)’으로 표현한 것으로 조사들이 깨친 경지를 동양적 자연사상에 귀결시킨 것이다. ‘원상(圓相)’, 『심우도』 등이 좋은 예가 된다. 이러한 조사스님들의 오매일여 견처관을 아무렇게나 해석해도 된다는 것은 불조의 수행관과 진리관 자체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

발표자는 오매일여의 경전적 근거로 든 『능엄경』의 ‘오매항일’을 해석하며 “생각이 다 없어지면 깨어있을 때는 물론이고 잠을 자도 꿈이 없다고 하여 잠을 잘 적에 꿈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능엄경』의 취지는 ‘생각(오온의 번뇌)’과 ‘꿈(육식의 번뇌)’ 모두가 망상이므로 없애야 하고 더욱이 ‘매(昧, 무의식)’에서도 분별망상이 없어야 한다는 요지이다. 후대의 대혜가 ‘지인에게는 꿈이 없다[至人無夢]’를 해석하면서, 꿈이 있다 없다의 의미가 아니라고 규정한 것을 보아도 발표자의 해석이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다.

『현사어록』을 인용하면서 발표자는 ‘소소영영(昭昭靈靈)한 영대지성(靈臺智性)’을 심의식이라고 이해하여 번뇌망상이라고 하였는데, 소소영영을 이렇게 이해하는 것은 과문한 탓인지 모르나 발표자에게 처음 들었다. 현사의 요지는, 중생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이러한 밝고 밝은 깨달음의 본성, 즉 소소영영한 영대지성을 깨치지 못한 중생심은 겨우 내 몸 하나 주재하는 것밖에 되지 못하므로 분별의식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완전히 잠든 상태에서도 그런 본성이 드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성철 스님의 오매일여가 도교적 관념이라고 결론짓고 있으나 유불도 삼교일치론을 주장한 몽산덕이만을 거론할 뿐, 오매일여와 도교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논증이 없다. 오히려 마지막 문장에서까지 오매일여의 기원을 『시경』에서 찾는 발표자야말로 불교를 중국 사상과 혼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성철 스님의 오매일여는 화두 참구하는 수좌들의 자기 점검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다. 제대로 깨닫지 못한 수행자가 깨달았다고 착각하는 일에 대한 경책이다. 다시 말하자면, 성철 스님의 목적은 오매일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서 ‘사중득활(死中得活)’, ‘내외명철(內外明徹)’의 깨달음의 세계에 바로 들어가게 하려는 데 있다.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