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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 스님의 보현행원품 강설]⑧용맹정진

기자명 법보신문

온 몸 바쳐 정진하는 게 불자의 자세
부처님 보여주신 그 길따라 수학해야

 “선남자여, 또한 항상 부처님을 따라 배운다고 하는 것은 이 사바세계의 비로자나 여래께서 처음 발심하실 때로부터 정진하여 물러나지 아니하고 불가설불가설의 몸과 목숨을 보시하시되 가죽을 벗기어 종이를 삼고 뼈를 쪼개어 붓을 삼고 피를 뽑아 먹물을 삼아서 쓴 경전을 수미산같이 쌓더라도 법을 존중히 여기는 고로 신명을 아끼지 아니하거든 어찌 하물며 왕위나 성읍이나 촌락이나 궁전이나 정원이나 산림이나 일체 소유와 가지가지 난행고행일 것이며, 내지 보리수 하에서 대보리를 이루시던 일이나 가지가지 신통을 보이시사…이러한 회중에서 원만하신 음성을 마치 큰 우뢰소리와 같게 하여 그들의 좋아함을 따라서 중생을 성숙시키시던 일이나 내지 열반에 드심을 나투시는 이와 같은 일체를 내가 따라서 배우기를 지금의 세존이신 비로자나불께와 같이 하는 것이니라.”

‘수학분’은 항상 부처님을 따라서 배우라는 내용입니다. 부처님을 따라서 배울 내용을 크게 세 가지로 말씀하셨습니다. 첫 번째, 정진해서 물러나지 말고 지속하라. 두 번째, 난행고행을 하는데 신명을 아끼지 말라. 세 번째, 가지가지 신통과 가지가지의 변화를 따라 배워라.

먼저, 정진은 어떤 목적을 세워놓고 그 목적이 성취할 때까지 물러남이 없이 지속적으로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일입니다. 그래서 보현보살님께서는 선재동자에게 깨달음을 얻기까지는 물러섬이 없이 지속하라고 일러줍니다. 목적을 가지고 수행하는 과정에서 고난을 만나 주저앉아 버리면 결코 목적지에 도달할 수가 없습니다. 끝까지 지속적으로 정진하는 힘이 중요합니다.

부처님 가르침에도 “게으름은 모든 허물의 근본이다. 정진은 모든 선근의 근본이다. 집에 있는 이가 정진하여 부지런하면 의식이 풍족하고 가업이 번성할 것이요, 출가한 사람이 부지런하여 정진하면 마침내 도를 성취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다음은 ‘난행고행을 하는데 신명을 아끼지 말라’고 했습니다. 살가죽을 벗겨서 종이를 삼고, 뼈를 쪼개서 붓을 삼고, 피를 뽑아서 먹물을 삼아서 경전을 만드는 것이 수미산처럼 쌓이도록 정진해야 합니다.

실제로 상제보살(常啼菩薩)이라는 분은 얼마나 공부를 열심히 했던지 기도하고 정진을 하다 보니 하늘에서 “상제보살이여, 그대가 진정 도를 얻고자 한다면 동쪽을 향해서 가거라. 그러면 반드시 훌륭한 스승을 만나서 깨달을 것이다.”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온갖 고초를 겪고나서 드디어 스승을 만났는데 막상 종이와 붓이 없어 받아적질 못하게 되자 자신의 살갗을 찢어서 종이로 삼고, 손가락을 붓으로 삼아 글을 옮겼다는 겁니다. 이런 수행이 난행고행입니다.

마지막은 ‘가지가지의 신통을 보이시고 가지가지의 변화를 보이시는 내용을 따라 배우라’는 내용입니다.

부처님 당시 가섭 형제들은 부처님보다 연세가 많았습니다. 이 분들은 빔비사라왕의 총애를 받는 당시 인도사회 최고 종단의 지도자들이었어요. 부처님은 그분들보다 나이도 많지 않고 출가해서 공부한 세월도 얼마 안 되어서 가섭존자가 부처님 제자가 됐다고 해도 사람들이 믿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가섭존자가 하루는 왕과 대신들과 대중들을 모아놓고 부처님께 예를 올리면서 자신이 부처님의 제자임을 천명합니다. 그때서야 빔비사라왕이 부처님께 귀의를 약속했고 회중에 동참한 한 장자는 가란타죽원(迦蘭陀竹園)이라고 하는 큰 공원을 부처님에게 시주했는데 이것이 불교 최초의 절 죽림정사입니다.

이처럼 훌륭한 제자를 얻고 큰 사찰을 건립하게 된 것은 부처님의 신비스러운 위신력 덕분입니다. 부처님은 일평생 이런 신비스러운 변화를 통해서 중생들을 제도하셨습니다. 주위에 보면 아만에 가득 차 있거나 삿된 사연에 가득 차 있는 사람들은 좋은 말씀을 듣고도 바로 깨닫는 것이 힘듭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도 갖가지 신통과 변화를 사용하신 겁니다.
‘차신(此身)을 불향금생도(不向今生度)하면 갱대하생도차신(更待何生度此身)이리오’라 했습니다. 이 몸을 금생에 제도하지 않으면 어느 생을 기다려서 이 몸을 제도하겠느냐는 말입니다. 부지런히 기도하고 정진하셔서 모두 불·보살님들 되시기 바랍니다.

원종 스님 제주 관음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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