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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법문 명강의] 국제불광회 중화총회 회장 심정 스님

기자명 법보신문

입 꼬리 올려 미소 지을 때 번뇌 망상은 저절로 사라져

여러분들도 아시겠지만 부처님 재새시 불교의 중심은 불법승 삼보였습니다. 하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이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는 재가불자들의 외호가 없어서는 안됩니다. 그런 만큼 재가불자들은 삼보를 위해 보시를 하는 것 외에도 법을 설하고 전하는 노력을 해야합니다. 이 모든 것은 곧 수행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불교는 생명의 철학이자 인생을 알고 자신을 아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불교의 목적은 자신을 개선하고 남을 도와 궁극에는 자신을 완성 하는 데에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불교란 생명의 철학’이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나쁜 사람도 안아 줄 포용심 필요

출가자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생사해탈에 있지만 재가자들의 목적은 더 좋은 자신, 더 좋은 미래를 얻는 것에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어떻게 지난 생에서 현생으로 왔고, 또 다음 생으로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 그리고 생은 왜 고통스러운가에 대한 고민 등은 출재가자 모두에게 공통적인 것입니다. 이러한 것에 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아야만 불법을 설할 수 있습니다. 불법을 알고 설하는 것은 출가자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재가자도 할 수 있습니다.

재가자들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가정생활을 하면서 더 많은 즐거움과 동시에 괴로움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재가불자들이 불법이라는 기초위에 일상생활 속에서 얻은 체험을 결합시켜 다른 사람에게 법을 설한다면 출가자들보다 더 좋은 법문을 설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신도 자녀들의 결혼식에 자주 참석하곤 합니다. 결혼식에서는 주례로서 신랑신부에게 앞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자주 말하곤 합니다. 얼마전 한 신도 아들의 결혼식에 주례로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주례를 끝내고는 참석한 하객 중 한 분께 축사를 부탁드렸습니다. 그런데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방금 심정 스님이 신랑신부에게 한 말은 모두 이론일 뿐입니다.” 그러면서 그분은 신랑신부에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재가불자가 자신의 경험과 경전의 이야기를 접목시켜서 이야기하는 것이야 말로 참으로 합당한 법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열반하시고 5~600여 년이 지나 대승불교가 흥성해지며 대승경전이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전의 경전을 보면 앞에서부터 대비구, 대아라한을 열거하고 그 뒤에 보살이 언급됩니다. 이것은 불법의 전승이 불법승을 위주로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대승불교시대에 와서 이것이 재가불자를 중심으로 바뀝니다.

특히 『유마경』에 보면 주인공인 유마 거사의 수행과 가르침은 출가수행자들 보다도 훨씬 뛰어납니다. 유마 거사의 건강이 나빠지자 많은 출가자들이 병문안을 갔습니다. 이때 유마 거사가 스님들께 불법에 관한 질문을 했는데 스님들이 제대로 대답을 못했습니다. 결국 스님들은 유마힐 거사를 찾아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유마경』은 재가불자를 대표하는 경전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재가불자들은 어느 곳에 가서든 법을 설할 수 있습니다. 찻집, 술집에서도 법을 말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출가자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유마 거사에게는 신통이 있었다고 합니다. 유마 거사의 집은 매우 좁았지만 몇 사람이든 들어와 편안히 앉을 수 있었습니다. 매우 좁은 곳인데도 100명, 200명이 들어와 편히 앉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마음이 넓으면 사람이 적든 많든 받아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평 밖에 안 되는 좁은 공간인데도 수십, 수 백 명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좋은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옛 스님들 중에 항주의 영은사에서 출가한 제공 스님이라는 분이 계셨습니다. 이 스님은 출가한 후에도 술 마시고 노는 것을 좋아해서 대중들이 그를 싫어했습니다. 심지어는 스님들의 가사를 저당 잡혀 술을 먹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 마다 방장 스님은 그를 쫓아내겠다며 야단을 치곤했습니다. 그런데 말만 할 뿐 쫓아내지를 않았습니다. 그러자 다른 스님들이 왜 그를 쫓아내지 않느냐고 방장스님께 물었습니다. 그러자 방장 스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생각해보아라. 이런 사람을 절에서 불가에서 받아들이지 않고 내쫓는다면 누가 그를 받아 주겠느냐.” 그래서 제공 스님은 절에 남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사찰을 책임지고 있는 스님들은 포용심이 있어야 합니다.

해탈 원하면 팔정도 수행부터

경전을 살펴보면 여성 불자들 중에도 불교에 대한 지식이나 경전에 대한 이해가 깊은 불자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승만 부인입니다. 승만 부인은 지혜가 아주 높습니다. 승만 부인은 부처님께 수계를 청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오늘부터 성불할 때까지 절대로 계를 범하지 않고, 모든 어른들께 자만심을 갖지 않고, 누구에게도 화를 내지 않고, 재산이 적든 많든, 외모가 잘생겼든 못생겼든, 권력이 있든 없든 모든 사람들을 질투하지 않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찾아온다면 돈을 주거나, 법을 설하거나 능력이 닿는 한 돕고, 사찰을 통해 생긴 돈은 모두 중생을 위해 쓰고, 중생을 위해 육바라밀을 행하고, 삼보를 호지하고, 지혜로서 정법이 계속 이어지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말을 한 사람은 매우 젊은 부인이었습니다.
불교 경전을 살펴보면 이처럼 큰 원을 세우고 불법을 홍포한 젊은 여성 불자분들이 많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성운 대사께서는 “불법에 대한 이해만 높다면 불교를 포교하는데 있어 재가불자들의 힘은 매우 크다”고 했습니다.

불교 신자로서 더 좋은 미래 더 좋은 내세를 바라고 노력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입니다. 내세에 더 건강하고 더 예쁘고 더 잘생기고 더 오래살고 더 고귀하게 해달라고 발원을 합니다. 만약 이런 것을 바란다면 여러분은 보시를 많이 해야 합니다. 보시를 많이 하면 마치 씨앗을 뿌려 놓은 것처럼 다음 생에 그것들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계를 잘 지켜야 합니다. 살생을 하지 않고 도둑질을 하지 않고 술을 마시지 않는 등 계를 지킨다면 다음 생에도 인간의 몸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음 생에 인간으로 태어나거나 극락에 태어나고자 한다면 보시를 하고 선정을 닦아야 할 것입니다. 특히 극락에 태어나고자 한다면 선정을 닦아야 합니다. 그러나 더 이상 환생하지 않는 해탈을 원한다면 팔정도, 삼법인을 닦아 윤회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모든 것은 헛된 것이라고 생각하여 생사를 해탈하는 동시에 고통받는 중생의 모습을 차마 보지 못해 제도하고자 한다면 보살도를 닦아 중생들이 이고득락하게 하면 될 것입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반야, 공성의 지혜를 닦아야 합니다.
요즘같이 사회환경이 어지럽고 재난이 많고 일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세상에서 선정을 닦는다면 아주 좋은 수행이 될 것입니다.

저는 일반인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없애기 위해 지난해 신도들에게 버리기의 방법을 가르쳤습니다. 사람들은 100살을 살기도 힘들면서 천년후의 일까지 걱정을 합니다. 서른이 넘은 딸이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 걱정을 하고, 시간이 늦어 차를 놓친다고 걱정을 합니다. 오늘 일을 다 못 끝냈는데 사장님이 내일 무슨 일을 하라고 시키면 또 스트레스를 받아 걱정하곤 합니다. 여러분들도 한 번 생각해 보세요. 평소 긴장이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나요. 마음속의 걱정을 버리지 않으면 진정으로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없습니다.

걱정 버릴때 진정한  마음 안정

 저는 요즘 신도님들께 즐거워지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 즐거움의 방법을 익히는 것은 선정을 닦는데 있어서 기초운동인 스트레칭에 해당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즐거워지기 위한 방법은 굉장히 간단합니다. 첫째 양 입끝을 위로 올립니다. 둘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코끝에 신경을 집중한 채 호흡을 천천히 합니다. 중요한 점은 양 입가를 위로 올리면 화를 내려 해도 낼 수 없다는 점입니다. 주의력을 코끝에 집중하면 들숨날숨의 길이가 더 길어지는데 이때는 번뇌 망상 망념도 생기지 않습니다. 화를 낼 때는 숨이 굉장히 가빠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양 입가를 위로 올리고 주의력을 코끝에 집중하면 화를 낼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즐거운 방법으로 수행을 하면 여러분의 마음도 열리고 즐거워 질 것입니다. 만약에 여러분들이 웃음이 나오지 않아 못 웃겠다면 억지로 웃는 척을 해도 됩니다.

직접 해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화가날 때 해보세요. 양 입가가 잘 올라가지 않을 것입니다. 화가 날 때 양 입가를 올리면 화가 나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알려드리는 이 즐거워지는 방법은 잠을 잘 때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아침, 저녁으로 이 방법을 연습한다면 머릿속의 번뇌 망상 잡념이 마치 청소하듯 깨끗하게 사라질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매일 생활하며 보고 듣고 접촉하며 그것이 내 마음에 맞는지 않맞는지, 내 뜻대로 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생각하며 번뇌 걱정을 키워갑니다. 이런 것들은 마치 은행에 저축하듯 쌓이게 됩니다. 이런 것들을 청소하듯 쓸어버리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기억체는 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말씀드린 즐거워지는 방법을 연습한다면 여러분들은 자연스럽게 즐거워지고 미소 짓게 되며 번뇌 망상도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오늘 말씀드린 이 즐거워지는 방법이 여러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부처님의 가피를 바라며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빕니다.

정리=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이 법문은 조계종 중앙신도회가 6월 24일 서울 불광산사 법당에서 봉행한 국제불광회 중화총회 심정 스님 초청 법회 법문을 요약한 것이다.


심 정 스님은
대만 불광산사에서 40여 년간 성운 대사의 가르침을 받았다. 보현사, 서래사, 보문사 등 불광회 해외 사찰의 주지 및 불광산사 주지, 종무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국제불광회 중화총회 총회장으로 불광회의 해외 지부 및 사찰 등을 돌아보며 국제적 위상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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