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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서 스님의 방하착]보시란 무엇인가

기자명 법보신문

보시는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아무런 조건 없이 마음으로 행하는 것

‘세존이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대들은 나의 아이들이다. 나의 입에서 태어났고 진리에서 태어났다. 또한 진리에 의해 만들어진 아이들이다. 그러므로 그대들은 재산의 후계자가 아니라 진리의 후손들이다.’

석가모니 세존이 제자들에게 설한 법문들은 모두 가슴을 울리는 것들이다. 그 중에서도 보시(布施)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보시란 보살의 실천 덕목인 육바라밀(六波羅蜜)가운데 하나인데 단나(檀那, dana)로 음역한다.

대개 보시란 자비의 마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아무런 조건도 없이 널리 베푼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베푸는 것에는 재물로 베푸는 재시(財施)와 진리를 가르쳐 주는 법시(法施), 어떤 두려움과 고통으로부터 구제해 주는 무외시(無畏施)등으로 나누어진다.

그러나 요즘에는 일반적으로 불공이나 불사(佛事)를 할 때 신도들이 일정한 금전이나 물품을 내놓는 일을 말하는데 이러한 보시를 하면서 그에 대한 어떤 도움을 받으려고 하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으면 그것은 보시라고 할 수 없다.
만공스님과 경허 스님의 보시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어느 날 경허 스님과 만공 스님이 길을 가다가 아이들이 개구리를 잡아서 팔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것을 본 만공스님이 개구리를 가엾게 여겨 그날 시주 받은 돈을 가지고 개구리를 모두 사서 냇가로 다시 돌려보냈다. 그야말로 만공스님은 훌륭한 일을 했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길을 가다가 만공스님이 경허 스님에게 개구리를 방생한 이야기를 하였다.
“스님, 제가 오늘 아이들이 팔고 있는 개구리를 사서 방생을 하였습니다. 좋은 일을 했지요.”

그런데 경허 스님은 오히려 칭찬을 하기는커녕 핀잔을 던졌다.
“녀석아. 너는 좋은 일을 하였지만 내게 말을 한 순간 그것은 훌륭한 보시가 아니다.”
만공 스님은 경허 스님의 말씀을 듣고 그 순간 보시에 대한 중요한 것을 또다시 깨달았던 것이다.

『금강경』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산더미 같은 칠보로 보시를 하더라도 이는 사구 게의 경 하나를 전하는 것만 못하다.’ 또한 대승기신론에는 ‘칠보보시보다 대승기신론을 하루 베고 자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것도 보시에 대한 바른 견해를 피력한 것이다. 보시를 함에 있어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보시를 하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보시라는 말은 공덕의 개념일 뿐, 분별과는 동 떨어진 개념이다. 그러므로 불교에서는 보시를 하여 공덕을 얻겠다는 이러한 생각을 가지는 것조차 옳지 않다고 본다.
이밖에 두 가지의 공양이 더 있다. 재물의 공양과 진리의 공양이 그것인데 이 중에서 진리의 공양이 더 훌륭하며 재물의 은혜와 진리의 은혜 중에 진리의 은혜가 더 훌륭하고 값지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재물에 너무 집착을 하는 경향이 많다. 사실,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재물이 아니라 마음으로 전하는 진리이다. 절에 가서 보시를 하거나 부처님에게 올리는 공양들은 재물보다 진실한 마음으로 공양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월서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원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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