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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동참 릴레이 인터뷰] 가수 강혜윤 씨

기자명 법보신문

“장병들은 곧 저의 도반이죠”

“제 나이가 올해 24살이예요. 한창 군복무 중인 병사들과는 동갑내기거나 제가 한 살 위죠. 그래서 더 쉽게 소통할 수 있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군법당에 위문활동을 다니면서 오히려 제가 더 위로 받을 때도 있어요. 제 노래에 환호해주는 병사들을 볼때면 힘들고 지쳐있다가도 힘이 나거든요. 그런데 저를 불러주는 곳이 많지 않아 아쉽기도 해요.”

찬불가 가수 강혜윤〈사진〉 씨는 올해로 데뷔 3년차다. 고려대 3학년으로 재학 중이던 2006년 영산재 이수자인 안산 천수사의 지허 스님과 함께 ‘연꽃의 소리’를 결성해 ‘패랭이꽃과 나그네’라는 찬불가 음반을 내고 정식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강혜윤 씨는 오랜만에 등장한 20대 신인 찬불가 가수였기에 적지 않은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그가 남몰래 군포교 활동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데뷔 첫 해인 2006년 10월 1일 17사단 전차대대 행사를 시작으로 그녀는 군포교와 인연을 맺어왔다. 그에게 군포교는 찬불가 가수가 설 수 있는 많지 않은 무대이자 음성공양을 실천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였다.

“잊을 수 없는 기억도 참 많아요. 처음 군부대 행사에 초청됐던 자리부터 예전에 짝사랑하던 첫사랑을 만나기도 했고요. 무대 아래서 저를 불러주던 첫사랑을 발견했을 땐 얼마나 당황했는데요. 얼굴이 화끈 거리고 머릿속이 하얗게 백짓장이 돼버리더라고요. 그 다음에도 전국의 군부대 위문 행사를 다니면서 예전 친구들을 적지 않게 만났어요.”

처음에는 군부대의 모든 것이 낯설기만 했는데 이제는 군전문가가 다됐다. 그의 친구들도 이제는 예전처럼 군복무 시절의 영웅담을 장황하게 늘어놓지 못한다. 아무리 어려운 용어를 동원해도 이젠 다 알아듣기 때문. 당연히 여자 앞에서 군대 얘기를 들먹이며 ‘척’하던 친구들도 더 이상 ‘뻥’을 치지 못하게 됐다.

그만큼 전국을 누비며 군법당 문턱을 드나들었다. 17사단 호국 연주사를 시작으로 맺은 군포교 인연은 9사단 호국 백마사, 17사단 전차대대 신흥사, 55사단 호국 교훈사, 진주 공군교육사 호국 성불사 등으로 이어졌다. 55사단에서는 현역 병사들로 구성된 찬불가 합창단 ‘유아독존’과 매달 1차례씩 입을 맞추고 있다.

“제 군포교 활동이 청년 포교 활성화까지 이어지는 작은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병사들은 군복무를 하면서 아무리 법당을 열심히 다녀도 전역하고 나면 어디로 가야할지 잘 몰라서 결국 신행활동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저는 병사들과 꾸준히 연락을 하고 지내면서 그들이 전역하고 나면 조계사 같은 사찰로 이끌어주려고 해요. 그 친구들이 전역 후에도 사찰에 자주 드나들면서 청년회를 통해 계속 신행활동을 이어갔으면 해요.”

그는 아무리 힘들어도 군포교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병사들과 함께 하면서 병사들의 환호에 그 자신이 힘을 얻기도 하지만, 군법당에서 한국불교의 미래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군법당에서 저를 많이 찾아 주셨으면 좋겠어요. 군포교는 특정 불자들만 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불자들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동참해야죠. 가수를 계속 하는 한 군포교에도 계속 동참할 거예요.”
그에게서 아름다운 얼굴만큼이나 청정하고 아름다운 신심이 엿보이는 순간이었다.

정하중 기자 raubone@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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