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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교2040_공감]개신교 성지서 장병 포교 고군분투

기자명 법보신문

군법당을 가다 해병 6여단 호국 흑룡사
주민 90% 개신교…일요법회 불자들엔 감로수
거리 먼 부대-대청도 주기적 방문 법회 봉행

 
백령도 해병 6여단 장병들에게 흑룡사의 일요법회는 감로수와 같다. 비무장지대가 따로 없는 백령도는 군복무 환경도 열악하지만 개신교도가 90%인 환경에서 규모 있는 군포교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백령도는 대한민국의 서북단 가장 끄트머리에 위치한 섬이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인천광역시 옹진군에 속해있지만 실제로는 북한 측 해역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다. 인천으로부터는 173㎞나 떨어져 있지만 북한 월래도와는 불과 11㎞, 황해도 해주와는 14㎞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그러나 아무도 백령도를 북한에 둘러싸인 위험한 섬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최고의 전투력을 자랑한다는 해병대 6여단이 백령도에 주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름의 끝자락 마지막 무더위가 한참이던 8월 24일 대한민국 서북단 방어의 중요거점인 백령도를 찾았다. 아름다운 해변과 백령도의 외벽 곳곳을 장식한 기암괴석, 그리고 도로를 따라 늘어선 풍성한 산림은 방문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도로를 따라 30여 분, 백령도의 심장부와 같은 곳에 호국 흑룡사(주지법사 김동욱)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이날은 흑룡사가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초청 안보강연의 날이었다. 이날 흑룡사에 초청된 강사는 백령도 내 유일한 민간사찰인 몽운사의 주지 지명 스님이다. 스님은 이날 ‘인연’을 주제로 법문을 했다. 스님의 법문을 듣는 병사들의 눈이 초롱초롱했다. 한바탕 웃음이 터져 나오다가도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진정한 불자의 삶과 인연의 소중함에 대해 이해했다는 표정이다. 그만큼 스님은 달변이었다.

법당의 풍경소리가 좋아 매주 법회에 참석하고 있다는 신대용 상병은 “어릴 때부터 법당에 자주 드나들다보니 흑룡사는 처음 백령도에 왔을때 유일하게 익숙한 곳이었다”라며 “오늘 법문을 듣고 나니 내 정신세계가 확 깨어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장병들에게 흑룡사 일요법회는 달콤한 감로수와도 같다. 사방이 바다로 가로 막힌 섬이라는 공간적 제약, 더구나 북한이 바로 코앞이기에 언제든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백령도이기에 장병들의 생활은 자칫 정신이 팍팍하게 메말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폭풍으로 보급선이 끊기면 섬 내의 모든 부대 장병들은 비상식량으로 연명해야 할 정도로 백령도의 여건은 좋지 않은 편이다. 또 비무장지대가 따로 없는 백령도에서 경계근무 시에 느껴지는 긴장감은 일반 전방부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을 요구하는 해병대가 백령도에 주둔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흑룡사의 일요법회가 반가운 것은 병사들뿐만이 아니다. 백령도는 주민 1만여 명의 90%가 개신교도일 정도로 개신교가 보편화돼 있다. 촌락이 형성돼 있는 곳이면 어디든 규모 있는 교회가 들어서 있지만 사찰은 흑룡사와 2002년경 문을 연 몽운사 뿐이다.

흑룡사 주지 김동욱 법사는 이처럼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최대한 많은 병사들이 부처님 법을 의지처로 삼을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백령도는 한국에서 여덟 번째로 큰 섬이다. 때문에 백령도 내 일부 부대 병사들은 법당에 나오기가 쉽지 않다. 김 법사는 이들을 위해 매주 부대를 돌아가며 방문법회와 위문활동을 하고 있다. 또 백령도 인근의 대청도에 주둔하고 있는 대청부대 장병들을 위해서도 정기적으로 대청도를 방문하기도 한다.
김 법사와 지명 스님은 “백령도는 군복무 환경 자체가 열악하기도 하지만 군포교 환경은 더욱 열악하다”라며 “불자 해병들을 위한 포교용품 등의 지원이 절실하다”라고 입을 모았다.

백령도=정하중 기자 raubone@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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