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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불만다라] 36. 행복을 만드는 힘

기자명 법보신문

지혜 깊을 수록 인과에 대한 믿음 크다


내가 저지른 죄악은
바로 내게서 일어난 것
금강석이 여의주를 부숴 버리듯
어리석은 자를 부숴 버린다
 - 『법구경』

위의 게송에서 말하는 금강석은 다이아몬드를 말한다. 며칠 전 다이아몬드, 곧 금강석(金剛石)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다이아몬드는 원소가 흑연(黑鉛)과 같은 탄소로 이루어 졌다고 한다. 흑연은 흔한 연필의 원료이고 다이아몬드는 매우 값비싼 보석으로 모두가 한개 쯤 소유하기를 원하는 귀중품이다.

같은 원소인 흑연과 다이아몬드는 생성과정에서 주변 환경의 차이로 서로 다른 결과물로 되었다고 한다. 다이아몬드는 지하 2000m의 땅 속에 매장되어 그 압력에 의해서 매우 경도가 높은 다이아몬드 보석으로 탄생되어 지각변동에 의해서 우리의 손이 닿는 곳에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 원리를 이용하여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다이아몬드는 역시 천연의 다이아몬드와는 그 질에 있어서 차이가나기 때문에 보석으로 쓰이기보다는 광물질을 마모시키는 공업용다이아몬드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원소의 물질이라도 놓여진 상황이 다르면 이처럼 별개의 물질로 변한다는 이치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2000m 지하의 압력은 최고의 경도를 지닌 다이아몬드를 탄생시켰던 것이다. 그처럼 단단한 다이아몬드가 일체 모든 다른 물질을 다 깨트려버리는 것을 금강의 반야지혜에 비유한 것이 『금강반야경』이다. 최고의 경도를 가진 금강석이 여의주까지도 부수어 버리듯 어리석은 자의 잘못된 행위를 다 파괴한다는 이야기이다.

선악의 원인 나에게서 찾아야

불교는 좋고 나쁜 것의 모든 원인을 철저하게 자신에게 두는 가르침이다. 내가 저지른 죄악은 바로 나에게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부처님 당시 부처님처럼 거룩한 스승을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데와닷따와 같이 부처님승가를 분열시킨 사악한 제자도 있었고, 자신이 받는 공양물이 줄어들 것을 염려하여 부처님을 찾아뵙겠다는 여성신자를 한사코 가로막는 깔라 테라 같은 어리석은 제자도 있었다. 데와닷따는 승단을 이끌겠다는 만용에서 초심 출가자를 데리고 새로운 승단을 세우려다가 승가의 화합을 파괴한 업보로 살아서 무간지옥에 떨어진 기록을 남긴 제자다. 부처님 당시에서 조차 이와 같이 사악하고 잘못된 견해를 가진 제자가 엄연히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의 원인은 역시 그들 자신에게 있었다. 다른 사람이 그들을 멸망에 이르게 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백수(百獸)의 왕인 사자가 죽으면 뭇 짐승들은 사자가 무서워서 죽은 사자에게도 접근하지 못한다고 한다. 죽은 사자의 고기는 결국 자연히 부패하면서 사자 자신의 몸에서 발생한 미세한 벌레들에 의해서 분해 되어 버리고 만다는 것이다. 외부의 그 무엇에 의해서 사자의 몸이 분해 되는 것이 아니라, 사자 몸에서 발생한 내부의 기생충에 의해서 사자의 몸은 점점 분해 되어 자취를 감추게 된다. 사자의 몸을 소멸시킨 원인이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자 자신의 몸 안에서 발생한 원인에 의해서 자연히 사자의 몸이 해체되어 버린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거룩한 스승에게 다가가려는 사람에게 보잘 것 없는 이익 따위를 추구하기 위하여 진리에 나아가는 길을 방해하거나 막아버린 깔라 테라 역시 도리어 스스로를 파멸에 이르게 하는 지름길을 걷고 있는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 모든 어리석음과 잘못이 그 원인이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리석은 사람들의 자기 자신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참으로 무서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모든 원인을 자기에서 찾으라고 말씀하신다. 또한 그 원인을 단기(短期)적인 현세에서만 찾지 말고 과거 전생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두루 살펴보고 찾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과거세에 잘 잘못을 살피고자 한다면 금생에 나의 모습을 살펴보면 알 것이고 미래 생에 나의 모습을 알고자 한다면 금생에 내가 하고 있는 나의 행위를 보라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현세 살피면 과거-미래 보인다

우리는 현재 이 시간에 서서 나 자신이 행동하는 것을 살펴봄으로서 과거의 나의 삶이 보이고 미래의 나의 모습을 미루어 살필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나로부터 원인이 있고 나의 행위에 의해서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러한 법칙을 굳게 믿는 것을 인과(因果)의 법칙이라 하고, 이 법칙은 사람이 지혜로우면 지혜로울수록 더욱 깊이 믿고 따르는 법칙인 것이다. 행복과 불행의 모든 원인을 나 자신에게서 찾는 다는 것은 매우 기분 좋은 일이며, 나의 삶에 깊은 책임을 느끼게 하는 가르침이다. 나의 행불행의 책임을 그 누구에게도 전가하지 않고 묵묵히 올곧은 삶을 살고자 수행 정진하는 삶의 모습이 고귀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불평과 불만이 아닌, 항상 고요 속에 자신의 행위를 살피는 거룩한 관조(觀照)의 삶이 우리들의 앞에 전개되고 있다.

내가 저지른 죄악은 바로 나에게서 일어난 것이므로 금강석이 여의주를 깨트려 버리듯 나의 죄업이 나 자신을 파멸시킬 수 있다는 엄연한 진리를 외경심(畏敬心)으로 마음에 간직하기를 당부하는 경책의 말씀이다.

본각 스님 (중앙승가대 교수)

그림=이호신 화백, 수화자문=원심회 김장경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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