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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서 대종사의 방하착]부모의 은혜와 부처님의 자비

기자명 법보신문

부처님의 가르침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자비
자비는 늘 자식 걱정하는 부모 마음과 같아

‘자(慈)는 아버지의 마음이며 비(悲)는 어머니의 마음이다.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어머니는 자식들의 괴로움을 덜어 주기 위해 자기의 희생을 달게 받고 있다.’

이것은 중국의 천태(天台) 스님이 말씀하신 부모님의 은혜이다. 또 선도(善導)가 지은 ‘십사행게’(十四行偈)에는 ‘부처님의 대자비를 배워라’는 말이 나온다. 부모님의 마음과 부처님의 마음은 하나의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무한한 자비심이다.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아무런 조건이 붙지 않는다. 내가 자신들에게 은혜를 베풀었으니 저들도 응분의 보상이 있을 것이라는 ‘바램’도 없다. 부모가 자식들에게 베푸는 은혜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위대하다. 어릴 때 젖을 먹여 길렀고, 더러운 것을 씻어 주었으며 맑고 깨끗한 자리를 골라 뉘었으며 맛있는 것은 토해서라도 자식에게 먹여 키운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이렇듯이 부모님은 자식에게 그저 무한한 자비를 쏟았을 뿐이다.

우리는 이와 같이 부모님의 한없는 자비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 요즘 젊은이들은 부모의 깊은 자비심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부모은중경』이나 『효자경』에는 부모의 은혜와 자식의 도리에 대해 많은 것을 전하고 있다. 그 중 하나를 소개하겠다.

나이 칠십이 넘은 아버지가 병이 들어 임종을 앞두고 사십이 넘은 아들에게 물이 먹고 싶다고 하였다. 그런데 그 물을 뜨러 가는 아들에게 아버지는 “밤이 깊어 물을 뜨다가 실족할 수가 있으니 조심하라”고 몇 번이나 당부를 하였다. 아들은 아버지의 말에 그저 안타까워 눈물만을 흘렸다. 이처럼 자신이 죽음을 앞두고도 자식의 안위를 걱정하는 것이 바로 아버지의 마음이다.

부처님의 자비심도 이와 같다.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자비이다. 『법화경』 제바품에 보면 ‘사무량심(四無量心)’이 나온다. 이는 ‘자(慈), 비(悲), 희(喜), 사(捨)’이다. ‘자’란 중생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을 말하며, ‘비’란 중생의 고통을 제거 시켜주는 것이며, ‘희’란 남이 기뻐하는 것을 보고 함께 기뻐할 줄 아는 것을 말한다.

‘사’란 멀고 가깝고 친하고 친하지 않은 것이 없이 누구에게라도 평등한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사실, 말이 쉬워 그렇지 내 한 몸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 이 세상사이다. 어떤 때는 화를 다스리지 못해 성을 내고, 욕심을 억누르지 못해 탐욕이 생기고, 말을 참지 못해 남들에게 함부로 말을 내 뱉는 것이 바로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남에게 자비를 베푼다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임이 분명하다. 이러한 것은 중생의 마음으로서는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들이다.
『화엄경』 보현행원품에 보면 보현(普賢)보살의 열 가지 원력가운데 수희공덕(隨喜功德)이란 말이 나온다. 보현보살이란 자비의 대명사이다. 화엄경에서는 이 보현행원품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들은 육신이라는 이 ‘거짓 나’에게 사로잡혀 좁은 아상(我相)을 고집하고 있으며 모든 것을 ‘나’라는 여기에 중심을 두고 남을 함부로 무시하고 헐뜯고 남이 잘못되기만을 바라고 헛된 명예를 욕심내고 시기와 질투 속에서 어둡고 어리석은 삶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보현보살은 일체중생을 기쁘게 하여 줄뿐 아니라 중생들이 기뻐하는 그것을 같이 기뻐할 줄 아는 커다란 자비를 가진 보살이다. 

월서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원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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