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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서 대종사의 방하착]부처님의 눈

기자명 법보신문

불상은 법신진불 찾는 이의 이정표일 뿐
순수한 신념에 의지할 때 발원 성취 가능

‘사람은 전생의 업고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먼저 돌아가신 조상들을 위해 정진과 발원을 해야 한다’

우리는 가끔 절에서 점안불사(點眼佛事)를 한다. 그런데 본법상(本法上)으로 볼 때 점안이란 말 자체는 매우 모호하다고 할 수가 있다. 어디를 가리켜 부처의 눈이라 할 것이며 또는 어디에 점안을 한다는 말인지 참으로 우스운 말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이 세상이 전부 일원상 최청정법신(最淸淨法身)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느 곳이 부처의 눈이며 어느 곳이 부처의 귀인지 말 할 수가 없다. 『금강경』에 ‘금불(金佛)은 불도로(不渡爐)이며 목불(木佛)은 불도화(不渡火), 니불(泥佛)은 불도수(不渡水)’라 하였다. 이는 금불, 목불, 니불도 모두 실상 부처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점안불사를 한다는 말은 도대체 어디에 한다는 말일까?

부처란 고불(古佛), 신불(新佛)이 따로 있을 수 없으며 명호(名號)와 상모(相貌)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만일 고불과 신불을 따로 구별한다든지 명호와 상모를 다르게 생각한다면 이것은 참으로 잘못된 것이며 절대로 참 부처를 볼 수 없다. 영원한 생명체는 사실 명(名)도 없고 상(相)도 없으며 시방(十方)을 초월하고 삼제(三際)를 관철하여 그 당체(當體)의 지칭(指稱)이 불가능에 가까우며 법신진불을 보여 줄 수 없는 것이므로 부득이 방편이 가설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말해 불상이란 단지 법신 진불(法身 眞佛)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이정표이며 안내자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절에 가서 불상에 지성적으로 예배하는 것은 곧 법신 진불을 찾기 위한 발원임을 알아야 한다. 이것은 불상 그 자체가 영험하다기 보다는 순수한 자신의 굳은 신념에 의하여 성취되는 것임을 깨달아야하며 불상에 예배를 올리는 것은 곧 자기 자신에게 신심을 구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이와 달리 불상에 예배를 하면서 영험을 구한다거나 신통변화 따위를 기대하는 것은 한갓 미신에 불과하며 자신 또한 올바른 도를 구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점안이라는 것도 어찌 보면 하나의 수행정진이며 기도이다. 즉 흩어진 자신의 마음을 한군데로 모아 맑고 밝은 지혜의 횃불을 밝히는 것과 같다. 불교에서 점안 기도를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우선적으로 행하여야 할 것은 바로 참회기도이다. 참회란 말보다 이 세상에서 더 깊고 소중한 일은 없다. 자기의 잘못을 고백하지 않고 무조건 기도를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불성설에 지나지 않는다.

불교에서 백중(白衆)이란 것이 있다. 이것은 대중에게 자기의 잘못을 고백한다는 뜻이다.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반성이다. 반성이 있어야만 발전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생의 업보에 의해 영원히 구제되지 못하는 삶도 있다. 이것을 구제하기 위해 부처님이 만든 법이 있다. ‘우란분(盂蘭盆)’ 혹은 ‘구도현(救倒懸)’이라 이름 하기도 한다.

이 법계에 살고 있는 모든 영혼들이 육도에 떨어져 한없는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을 부처님의 위신력과 대중의 지극한 정성으로 이고득락(離苦得樂)케 하여 그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하자는 데에 있다. 전생의 업으로 고통을 받거나 과거의 잘못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다 하더라도 지극한 정성으로 기도를 올리면 이 세상 참회하지 않을 죄는 없다는 것을 일러 주시는 것이 바로 부처님의 큰 뜻이다. 
월서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원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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