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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서 대종사의 방하착]부처님과 자비

기자명 법보신문

자비를 베푸는 건 나를 위한 최상의 공덕
베풀면 베풀수록 더 큰 공덕으로 돌아와

‘부처님의 사랑은 크고 작고 곱고 미움이 없는 일체평등의 사랑이다. 우리는 이것을 두고 자비심이라 한다.’

불교에서 가장 소중히 생각하고 있는 것은 자비(慈悲)사상이다. 자비는 불교의 근본이 되며 또한 부처의 씨앗이다. 불교뿐 만아니라 이 세상 인류 생활에 있어서 뿌리가 되고 줄기가 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자비란 말은 곧 사랑이라는 뜻인데 사람에게서 이 사랑을 빼앗아 버리게 되면 삭막한 공포와 지옥처럼 변해버릴 것이다.

사랑이란 남녀 간의 사랑이나 부모자식간의 사랑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봄이면 꽃이 피는 것도 사랑이며, 가을이면 잎이 지는 것도 사랑이다. 이 자연의 사랑과 인간의 사랑이 조화롭게 이루어지는 것이 우주의 사랑이다. 이 속에서 인간은 호흡하고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잠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사랑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다시 말해 큰 사랑이 있고 작은 사랑이 있으며 넓은 사랑이 있고 좁은 사랑이 있으며 ‘연(緣)이 있는 사랑’이 있고 ‘연이 없는 사랑’이 있다. 여기에서 ‘연이 있는 사랑’이란 기쁘고, 성내고, 슬프고, 즐겁고 등 감정에 의해 일어나는 사랑을 말한다. 반대로 부처님이 일체중생을 불쌍히 생각하는 것과 같은 사랑은 ‘연이 없는 사랑’이다.

또한 ‘연이 있는 사랑’은 밉고, 곱고, 아름답고 추하고 멀고, 가깝고 하는 자신의 취사선택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며 이와 달리 ‘연이 없는 사랑’은 멀고 가까움이 없으며 곱고 미움이 없으며 크고 작음이 없으며 친하고 친하지 못함이 없는 일체평등의 사랑을 말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부처님 사랑이다.

일체의 유정(有情)과 일체의 무정(無情)을 동일하게 사랑하고 돕고 아끼며 모두 즐거움을 줄 수 있는 한없는 사랑을 모태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연이 없다. 오직 사랑이라는 그 이름만이 존재하기 때문에 부처님의 사랑은 무한하다. 그렇기 때문에 부처님의 사랑을 두고 우리는 ‘대자비(大慈悲)’라고 한다.

『아육왕경』(阿育王經)에 보면, ‘자(慈)란 중생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며 비(悲)란 중생의 모든 고통을 덜어 주는 것’이라 하였으며 자비란 ‘만행(萬行)을 닦는 보살의 마음’이라고 일러 놓았다. 또 「불소행찬」(佛所行讚)에 보면 ‘대자대비란 불보살이 중생을 불쌍히 생각하는 마음, 곧 만인에 대하여 똑같이 평등한 사랑을 말한 것이며, 사람에게 뿐 아니라 생물, 무생물 할 것 없이 세상 위에 있는 모든 것을 다 같이 오직 사랑하는 일념으로 보는 것’이라고 적혀 있다. 또 『관음경』(觀音經)에는 ‘자안시중생(慈眼視重生)’이란 말이 있다. 이것은 ‘사랑이 가득한 눈으로 중생을 본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중생이란 이 우주 안에 존재하고 있는 모든 생명체들을 통칭한 말인데 불보살의 눈은 어느 한 가지에 대해 특별히 사랑을 쏟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우주 안에 존재하고 있는 유정무정을 똑같이 평등하게 사랑을 베풀고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사랑을 두고 ‘대자대비’라 하는 것이다. 이와 반대 되는 사랑은 ‘소자소비(小慈小悲)’이다. 즉 멀고 가깝고 두텁고 엷은 차별이 있으며 감정에 의해 움직이는 사랑을 말한다.

이 모든 것이 부처님이 행하시는 대자비심과 깊은 연관이 있다. 남에게 자비를 행하는 것은 반드시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이다. 남에게 베풀면 베풀수록 되돌아오는 공덕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월서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원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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