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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경 스님의 유식삼십송 강설]⑫마음현상

기자명 법보신문

마음현상 존재하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본래 존재하지 않음 통찰하는 것이 수행

먼저, 접촉 등의 5가지 보편적인 마음현상과 / 마음의 의욕, 승해, 알아차림, 선정, 지혜 등의 5가지 특별한 마음현상은 / 인연되는 대상이 같지가 않다.
(初行觸等 次別境謂欲 勝解念定慧 所緣事不同)

이것은 제10송이다. 첫 번째 게송부터 제9송까지 그리고 제15송이 8식, 7식, 6식을 설명하였다면, 제10송부터 제14송까지는 51개의 마음현상을 열거한다. 위의 제10송은 『구사론』에서 대지법(大地法)이라고 호칭한 보편적인 마음현상과 특별한 마음현상을 열거한 것이다. 대지법이란 커다랗고 튼튼한 마음현상이란 의미로서 그 만큼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일반적으로 불교에서는 마음(心)과 마음현상(心所)을 구분한다. 마음은 대상을 그대로 인식하고 알아챔을 의미한다면, 마음현상은 그런 마음의 작용에 의해서 부수적으로 뒤따르는 마음현상을 말한다. 이를테면 음악을 듣고 슬픈 감정을 느꼈다면, 음악을 듣는 인식활동은 마음이고, 그에 수반되는 슬픈 감정은 마음현상으로 구별한다. 이점에 대해서 역사적인 논쟁이 있었데, 유부(有部)학파는 양자를 반드시 꼭 구별해야하고 이들은 독자적으로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경량부(經量部)학파는 이들은 구별할 수가 없고 사실은 동일한 마음작용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대립된 논쟁에 대해서 『성유식론』에서는 양자를 모두 인정하여 통합한다. 양자를 구분하는 일은 세속적인 관습이고, 이들을 하나의 마음으로 보는 것은 뛰어난 궁극적인 관점이라고 본다.

아무튼 마음이란 무엇인가를 이해하는 일은 쉽지 않다. 세속적인 측면과 초월적인 측면을 모두 가짐으로 말미암아서 상당한 혼란을 야기 시킨다. 위에서 보편적인 마음현상은 일반적으로 일상에서 일어나는 마음이라면, 특별한 마음현상은 초월적인 측면을 가진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보편적인 마음현상은 5가지이다. 그것은 먼저 마음이 대상을 접촉(觸)하는 것, 접촉으로 말미암아서 제8식 종자가 활성화(作意)되는 것, 이로 인하여 연속적으로 발생되는 감정(受), 생각(想), 갈망(行)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모든 마음에 작용하는 까닭에 ‘보편적 마음현상(遍行心所)’이라고 이름한다.

이것은 번뇌발생의 일반적인 패턴을 설명한다. 그런 까닭에 심리치료나 상담심리에서 반드시 참고해야할 중요한 관점을 제공한다. 이것은 불교의 오온설(五蘊說)에 대한 유식불교의 해석이다. 하지만 조사선에서는 일상의 이런 마음이 그대로 장애 없는 길(平常心是道)이라고 논평하기도 한다. 그러나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보편적인 마음현상은 바로 장애가 되고 불편한 경험내용인 점에서 상담과 심리치료의 직접적인 대상이 된다.

그런데 이런 장애의 마음현상을 치료하는 명상의 길이 의욕(欲), 승해(勝解), 알아차림(念), 선정(止→禪), 지혜(觀→慧) 등과 같은 명상수행에 관여하는 마음현상 들이다. 이들은 번뇌로부터 마음을 자유롭게 하고 장애를 극복하게 하고 대상과의 관계에서 어떤 숨 쉬는 공간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마음현상들이다. 여기서 승해는 뛰어난 이해로서 단순한 개념적인 이해가 아니라 경험에 의한 직접적인 이해를 가리킨다.

‘알아차림’은 승해에 기초한 수습의 단계로서, 팔리어 sati를 번역이다. 한역에서는 염(念)으로 번역했다. 그런데 종종 이것을 ‘마음챙김’으로 번역한 경우가 있다. 이 번역어는 오해의 소지가 많다. 마음을 챙긴다는 의미는 잘못하면, 끊임없이 찰라생 찰라멸하는 마음을 챙겨서 가져지닌다는 뜻으로 잘못 받아들이기 쉽다.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더욱이 수행의 의미를 어떻게 조작을 한다는 식으로 왜곡시킬 소지가 많다. 여기서 ‘알아차림’으로 번역한 것은 수행의 진정한 의미가 마음현상을 존재하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그것들이 본래 존재하지 않음을 ‘통찰’하는데 있기 때문이다.
인경 스님 동방대학원대 명상치료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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