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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서 대종사의 방하착]사찰의 사물(四勿)과 찰간(刹竿)

기자명 법보신문

건물 위치-규격 하나 하나에 법도 있어
사물에는 모든 중생 구제하려는 뜻 담겨

사찰은 신앙의 도량이며 성불을 목표로 하는 지엄한 연마장이다. 때문에 건물의 위치와 규격에 대해서도 깊은 뜻과 심오한 법도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글씨 하나 써 붙이고 돌 하나 올려놓는데도 의범과 표법에 맞도록 세심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찰간과 사물이 있다. 찰간이란 당간이라고도 하는 데 사찰입구에 돌이나 쇠로 만든 기둥을 뜻한다. 아래쪽에는 지주로 되어 있고 그 위에는 장대처럼 긴 쇠로 깃대를 세워 그 위에 절의 종지와 절의 격조를 표시한다. 요즈음 말로써 표현하면 그 절의 종지를 상징하는 기이다. 우리나라의 구산오교가 그 교세를 각자 자랑할 때 자기네들이 숭상하는 교의를 표시하는 기치이기도 하다. 오늘에 와서는 그 원형이 거의 없어지고 대개의 절이 지주만 남아 있는 곳이 많으나 아직도 갑사 철간만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절의 사물로는 종, 법고, 목어, 운판이 있다. 이것은 절을 절답게 하는 물건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 속에 각각의 깊은 뜻이 숨겨져 있다.
이 중에서도 종은 법구 가운데서도 가장 소중한 것이며 그 뜻 또한 진실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종소리는 널리 법계에 퍼져 캄캄한 지옥 속을 환히 밝게 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또한 삼악도의 고통을 멎게 하고 도산이 부서지고 일체중생 다 같이 성불하기를 기원하기 위함 법구이다. 부처님이 가장 싫어하신 것은 인간의 게으름이다. 다시 말해 새벽에 일찍 일어나 예불을 하고 참회하고 정진하자는 뜻이 종속에 포함되어 있다. 만일 종소리를 듣고도 일어나지 않은 사람은 구제할 길이 없을 만큼 그 업이 무거워진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종은 지옥에서 고통 받는 중생들이 그 고통에서 벗어나 영생의 낙을 얻도록 하자는데 필요한 법구로 알려져 있다.

절에 있어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북으로서 법고이다. 북이라면 흔히 아무데서라도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사찰에 있는 것은 부처님의 법도와 정신에 부합되도록 쓰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법고라 하는데 축생들의 이고득락을 위해 치는 법구이다. 즉 괴로움을 벗어나 즐거움을 얻으라는 뜻이다.

다음으로는 목어이다. 목어는 절에서 나무로 고기 모양을 만들어 종각에 달아놓고 조석 예경 때 치는 법구이다. 이것은 수중 중생들의 고통을 제거하고 이고득락토록 하는데 필요하다. 물고기는 눈동자를 깜박이지 않고 항상 눈을 뜨고 있기 때문에 ‘용맹정진’하는 사람들의 눈동자는 물고기처럼 깜박이거나 조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표법에서 나왔다는 말도 있다. 참으로 치밀한 착상이며 기발한 경책이 아닐 수 없다.

운판은 청동이나 철판 등을 가지고 구름 모양으로 아로새겨 종각에 달아놓고 치는데 공간에 있는 중생들의 고통을 해면시켜 주는 법구라 할 수 있다. 또한 식사 때 대중에게 알리는 도구로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되고 보면 지옥, 공간, 축생, 수중 등 전 우주가 모두 포함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사물은 조석 예경 때에 전 우주 안에 기류하고 있는 일체 함령들을 모두 집합시켜 부처님에게 일심으로 귀의하여 고통에서 해방되기를 기원하는데 필요한 법구로사 불가에서는 가장 소중히 생각하는 것들이다.
 

월서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원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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