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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식삼십송 강설]⑭근본 번뇌의 마음현상

기자명 법보신문

잘못된 견해는 본질 통찰 못하게 방해
수행은 무명 타파하고 깨어나는 작업

번뇌의 마음현상은 탐욕, 성냄 / 어리석음, 거만, 의심, 잘못된 견해 등이고 / 뒤따르는 번뇌는 분노, 원망, 죄를 감추는 것, 기만 등이다(煩惱謂貪瞋 癡慢疑惡見 隨煩惱謂忿 恨覆惱嫉)

이것은 제12송이다. 여기서는 근본적인 번뇌의 마음현상, 6가지와 그에 뒤따르는 번뇌 일부를 열거하고 있다. 먼저 탐욕(貪), 성냄(瞋), 어리석음(痴), 거만(慢), 의심(疑), 잘못된 견해(惡見) 등 6가지는 모든 번뇌의 근본적인 뿌리인 까닭에 근본번뇌라고 한다.

탐욕(貪)은 모든 집착의 근본으로써 정신적인 측면이나 물질적인 관점에서 제어가 어렵다. 실제로 탐욕이 없으면 생존하기가 어렵고, 실존은 바로 이런 애착 위에 존재한다고 할 수가 있다. 더구나 어린 시절에 엄마와 같은 의미 있는 타자와의 안정적인 관계가 결여된 경우에 평생을 공허감 속에서 힘들어하는 사례를 볼 때, 애착의 문제는 종교나 심리치료에서 필연적으로 직면해야하는 핵심된 과제이다. 종교적인 의미에서 불교에서는 애착에서 멀리 떠남을 출가라고 했다. 여기에 따르면, 애착이 남아 있으면 진정한 출가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충분하게 사랑받지 못한 사람은 결코 애착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음은 참 역설적이다.

성냄(瞋)은 애착의 관계에서 만족하지 못하면 대상을 공격하는 것을 말한다. 어떤 사람은 공격을 인간의 본능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공격은 탐욕, 애착과의 관계에서 발생된다. 자신이 원하는 대상을 이루지 못한 경우에, 성남과 공격은 일어난다. 상대방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변모되지만, 애착관계가 아닌 경우는 공격으로 발전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성남은 자기방어적인 성격이 강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는 자기 자신을 향한 공격으로 바뀌기도 한다.

어리석음(痴)은 반복적으로 탐욕과 성냄이 좌절되면서 발생된다. 예를 들면, 버림당한 당한 아이들은 처음에는 애착관계가 끊어짐으로써, 심리상태가 심한 불안상태로 바뀌면서, 나중에는 대상에 대해서 심한 공격적인 자세를 취한다. 하지만 이것도 나중에는 멍해진 침묵으로 변하게 된다. 세상에 대한 관심을 끊고 무표정한 상태로 자신 속으로 침잠한다. 자신과 세상에 대한 어떤 분별도 거절하면서, 더 이상 상처받기를 거부하면서, 암울한 골방에 스스로를 밀어 넣는다. 그렇지만, 종교적인 의미로는 어리석음은 자신의 마음에 대해서 관찰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알아차리고 지켜보는 지혜의 작용이 발생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명상수행은 바로 이런 무명을 타파하고 밝게 깨어 일어나는 작업의 일부이다.

거만함(慢)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우월함을 주장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거만함의 그림자는 열등감이다. 열등감을 느끼는 사람은 그것을 방어할 목적으로 목에 힘을 주고, 스스로의 결핍감을 보완할 심리적인 노력으로 과장된 허위의식을 만들어낸다. 경전에서 사자나 코끼리 걸음걸이의 비유가 나온다. 어떤 이들은 야생에서 걷는 사자가 아름답다고 말한다. 이것은 거만함이 아니라 열등감과 우월감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를 말한다.
의심(疑)은 심리학적으로는 안정망이 불안할 때 생겨난다. 과연 이곳은 안전한가? 이곳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 수가 있는가? 자신의 생존에 대한 안정망을 구축할 목적으로 사용된다. 다시 말하면 확실하고 명철한 근거를 확보하려는 마음현상이다. 하지만 종교적인 의미에서는 진리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경우를 말한다.

잘못된 견해(惡見)은 사물의 본질을 잘 관찰하여 말하지 않고, 자기 식으로 상상하여 자기와 세상에 대한 잘못된 견해를 내놓고 주장하고 집착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잘못된 믿음을 낳고, 결국은 사물의 본질을 통찰하는데 방해가 된다. 그래서 이것들은 근본적인 번뇌가 된다.
 
인경 스님 동방대학원대 명상치료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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