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이 매우 복잡하고 혼탁한 듯합니다. 우리 불교와 승문(僧門) 마저도 적잖이 시끄럽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정도(正道)를 가지 않고 자기중심의 사도(私道)를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한해가 저물어 동안거가 시작되었습니다.
늙으면 사람들이 천하게 보고(老去人之賊) 병들면 친한 사람도 멀어집니다.(病來親也疎) 희망은 오직 깨달아 부처를 이루는 길이니 허송세월하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하십시오.
만산홍엽염천지(萬山紅葉染天地)
심곡유수음법계(深谷流水吟法界)
추임고영초삭풍(秋林孤影招朔風)
공사류세촉백발(空使流歲促白髮)
온산에 붉은 잎은 천지를 물들이고
깊은 골 흐르는 물은 법계를 노래하네.
가을 숲 외로운 그림자 삭풍을 부르니
부질없이 흐르는 세월은 백발을 재촉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