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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령의 여운 깊은 책 읽기]보살에 대해 개념부터 세우자

기자명 법보신문

『대승불교의 보살』 안성두 편 / 씨아이알

사람들에게 ‘불교’하면 아마도 가장 먼저 ‘보살’이라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을까 합니다. 석가모니불보다 더 친근한 분이 관세음보살이고, 절에 다니는 여성들은 죄다 ‘보살’인데다, 주택가에 빨간 깃발을 내걸고 운명을 짐작해주는 집에도 여지없이 ‘00보살’이란 상호가 내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림짐작으로나마 ‘보살은 여자를 가리킨다’, ‘회색 몸뻬 바지를 입고 집보다 절에 가야 더 편안해하는 사람이다’, 또는 ‘평범한 사람들이 아닌, 신기가 내려서 점쳐주는 여자다’라고 단정을 내립니다. 이게 바로 대승불교의 가장 소중한 보물인 ‘보살’에 대한 한국 사람들 이해의 현주소입니다.

게다가 불자들은 헷갈려 합니다. 우리가 그토록 엎드려 기도 올리던 관세음보살, 보현보살, 지장보살, 문수사리보살이 실존했던 인물들이었는지, 그리고 지금 어딘가에서 여전히 실재하면서 뭇 생명체들의 괴로움을 덜어주려고 애를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혹은 실존했거나 지금도 실재하는 존재이기 보다는 대승불교를 신봉하던 사람들의 지극한 소망과 기원이 만들어낸 가공의, 이상적인 존재인지…
책의 머리말에는 보살이라는 말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보살이란 깨달음을 얻기 이전의 역사적 붓다인 석가모니를 가리키는 말이다.
둘째는, 보살에는 미륵보살이나 관세음보살, 문수보살 등과 같은 천상적, 이상적인 보살도 들어간다.

셋째는, 부처가 되고자 다짐을 한 사람들도 보살이다.
이렇게 셋으로 정리하고 보니 보살에 대한 일반대중들의 생각이 얼마나 커다란 오해였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절에 다니는 여자가 ‘보살’인 것이 아니라, 나와 내 이웃이 얼마나 커다란 어려움에 처해있는지를 절실하게 느끼고 어떻게든 사람들에게 그 힘든 상황에서 영원히 벗어나게 해주려는 마음을 일으킨 사람이 ‘보살’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그저 ‘내 마음 하나 바르게 먹으면 된다’는 정도가 아니라 그렇게 바르게 먹은 마음으로 실천을 해야 하고, 이웃을 대하는 하루하루를 자신의 수행으로 삼는 사람이 ‘보살’이라는 것입니다.

정말 필요했던 책인데 왜 이제야 세상에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대승불교의 보살’이라는 제목을 보고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사실 우리에게는 일반대중을 상대로 대승불교에 대한 전체적인 내용과 보살에 대한 개념을 세심하게 짚어주며 가르쳐주는 책이 없었습니다. 몇 권이 있다고 해도 대체로 대학 교재로 쓰이기에 적합하지 대중들을 상대로 한 글은 아닙니다. 그러니 학자들이 의기투합해서 만들어낸 이 책이 나는 반갑기 그지 없었습니다.
하여, 친구들에게 일독을 권했는데 역시나 책을 읽는 친구들은 ‘어렵다’는 하소연을 합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은 에세이집이 아닙니다.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어가야 합니다. 이왕 ‘불교공부’하실 거면 이 책에 한번 도전해보시기를 권합니다.

이미령 동국역경원 역경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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