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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제홍 박사의 新교상판석]20. 보살행과 사회적기업인 -끝

기자명 법보신문

사회적기업 참여가 대승불교 실천봉행
교계 지역문화상품개발 적극 참여해야

21세기는 모든 면에서 장벽이 허물어지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되어가는 시대임에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개인의 인생관뿐만이 아니라 국가의 운영방식도 크게 달라져가고 있다. 어제의 당연함이 오늘은 부적합으로 내몰리는 경우가 한둘이 아니다. 다시 말해 인간의 삶의 양식에 대한 변화가 급격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에 인류문화의 집결체인 다양한 종교들도 변화의 요청을 외면하지 못하는 입장에 처해지게 되었다. 불교계도 그간 많은 변화가 있어온 것이 사실이다. 필자가 젊은 시절만 해도 사찰에서 찬불가를 부르고 피아노가 대웅전의 한구석에 놓여있는 것은 희귀한 일이었다. 어디 비단 찬불가뿐이겠는가? 불교계의 봉사활동, 템플스테이, 인터넷 불교동아리 등 다양한 방면으로 불교의 대중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제 불교계는 여기서 더 한발자국 나아가야 할 것을 요청받고 있다. 실질적인 불국정토를 이 땅에 실현하기 위한 능동적인 생산 활동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생산 활동은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대별할 수 있는데, 하나는 불교정신문화의 재생산이고, 다른 하나는 불교정신에 입각한 사회적기업에의 참여가 될 것이다.

이미 서양에서는 사회적기업이라는 개념이 충분히 인식되고 활성화되어가는 상황으로 보인다. 사회적기업은 영어로는 Social enterprise 혹은 불어식으로는 앙뜨레프레너쉽(Social Entrepreneurship)으로 표현되는데, 21세기 새로운 경영학의 분야로 대학에서 가르쳐지고 있다. 외국대학에는 사회적기업인 양성센터 설립이 양성화되어, 일반적으로 인도의 사상계와 동남아시아의 불교계와 교류하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아직 인도와 동남아시아에 빈곤층이 많은 것이 그 주된 이유인 듯하나, 이제 그 대상이 자본주의의 본토인 서구로 역수입되고 있다. 다시 말해 현 경제구조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말이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사회적기업 활동이 가능하게 된 것은 인터넷이라는 시공제약을 받지 않는 정보혁명에 힘입은 바가 크다 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불교계와 기업과 봉사단체의 유기적인 활동이 필요한 시점이며, 이는 마치 산학연으로 표현되는 산업계, 대학 및 연구소의 상호협력과 비유 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기업이 일반기업과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창출되는 정신문화 및 물질적 이득이 전부 사회를 위해 재투자된다는 점일 것이다. 바로 이러한 측면이 불교의 대승보살정신과 일치되는 부분이라 할 것이다.

요즈음 지자체마다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을 개발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각 지역의 문화상품의 내용은 전통적인 불교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불교가 민중의 문화에 뿌리깊이 녹아있음을 뜻하는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지역의 문화상품에 불교계가 능동적인 참여를 하는 경우는 초파일 같은 연등행사를 빼고는 드물다고 한다. 이런 면을 보면 불교는 사회적기업의 두 측면인, 정신문화의 재생산과 불교정신에 입각한 사회적기업의 참여에 폭넓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불교의 가르침에 현실적 삶은 환영이요 물거품이라는 표현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현실의 무상함을 논할 때 금강경의 사구게를 언급한다. 그러나 반세기전 ‘금강경 독송구국원력대’를 조직하여 전국적으로 금강경 독송 운동을 확산시킨, 소천스님의 금강경 이해는 현실의 무상함을 알고 적극적으로 현실을 변화시켜 나가는 노력을 중시한다. 그래서 금강경 독송운동을 통하여 정신을 잃었던 나라의 회복 및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다.

소천스님의 금강경 이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진정 불자(佛者)라면, 금강경의 참뜻을 받들어 보살행으로 모든 인류와 민족을 위하여 실천 봉행하여야 한다. 이것이 불자와 종교가의 책임인 것이요, 또한 금강경을 읽는 자의 책임인 것이다.”

이제 우리는 다시 한 번 금강경의 파상(破相)으로 기존의 관념을 타파하고, 변화의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에 있다. 그리고 대승불교인의 사회적기업 참여가 대승불교 실천봉행의 방안이자 불교의 세계화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연제홍 영국 뉴캐슬대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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