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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경 스님의 유식삼십송 강설]19.습기와 종자의 유형

기자명 법보신문

의도, 소망, 갈망 등과 연결이 될 때 ‘업’
업은 반복됨으로써 학습되는 경우 많아

일체 행위의 습기로 말미암아서 2가지 관점의 습기가 갖추어지고
앞의 이숙이 다하면, 다시 다른 이숙이 발생된다.
(由諸業習氣 二取習氣俱 前異熟旣盡 復生餘異熟)

이것은 제19송이다. 여기서 행위(業)와 습기(習氣)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행위란 가치와 관련된 행동을 말한다. 아무런 의미가 없이 반사적인 운동은 업, 행위가 아니다. 행위란 선악의 가치에 의해서 마음에 의한, 의도에서 발생된 행동을 말한다.

심리학적인 용어로는 의도, 소망, 갈망 등과 연결된 행위를 말한다. 이런 행동은 어떤 문화적인 배경 아래서 반복됨으로써 학습되어진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습관화된 기운’, 혹은 ‘학습된 힘’이란 의미에서 습기(習氣)라고 한다. 『성유식론』에서는 반복될 가능성이 높은 잠재적인 효력을 가진다는 의미에서 ‘공능(功能)’이라고 했다. 이것은 아뢰야식에 저장된 관계로 다시 반복되는 성격을 가진다.

그런데 습기는 상견(相見), 명색(名色), 심심소(心心所), 본말(本末) 등의 2가지 관점을 포섭한다. 습기는 애착에 의한 경험정보인 까닭에 경험된 측면과 경험하는 측면이 존재하고, 그것은 심리적인 측면과 물질적인 측면이 있을 수가 있으며, 마음과 그에 상응하는 마음현상에서 함께 작동되고, 근본적으로 제8식에서 드러난 결과로서 다른 의식에 변화를 가지고 온 까닭에 본말이 있게 된다.

이런 습기를 종자라고도 부르는데, 종자는 싹이 돋아날 잠재적인 힘을 가진 까닭이다. 이 습기는 3종류가 있다. 하나는 언어적인 습기이다. 사실 언어는 반복적으로 반응함으로써 학습된다. 정확히는 낱말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익숙해지면서 자동적인 반응의 수준으로 학습된 것이다. 언어적인 측면은 다시 2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표상되는 기호로서 음성차별을 말하고 다른 하나는 지시된 대상으로서 의미를 뜻한다. 이점은 현대 언어적인 분류체계와 동일하다. 기호와 의미에 의해서 언어습기는 일상에서 계속적으로 작동된다.

두 번째의 습기는 자아의식이다. 이것은 ‘나’라는 의식과 ‘나의 것’이라는 의식을 포함한다. 이것은 제7식에 의한 생득적인 자아의식과 제6식에 의한 분별로서의 자아의식으로 분류된다. 전자는 독립적이고 본질적인 자아의식을 말한다. 후자는 타자와의 비교를 통한 자기를 가리킨다. 타자와의 비교에 의한 분별적 자아의식은 견도위(見道位)에서 소멸되고, 독립적인 자아의식은 다음 단계인 수습위(修習位)에서 소멸된다.

세 번째의 습기는 선악의 행위를 가리킨다. 여기에는 다시 2가지로 분류한다. 하나는 애착에 의한 행위의 습기와 다른 하나는 착하지 못한 행위의 습기이다.

현대 심리학에서 종자, 혹은 습기와 가장 가까운 개념은 ‘도식(schema)’이다. 도식은 어린 시절에 형성되며, 언어적인 측면과 관련되고, 자기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주며, 역기능적인 성격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면 버림받음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사람은 어린 시절에 버림 받은 기억이 있고, 그것은 자신과 타인을 평가를 할 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일단 이 도식이 활성화되면 다른 성격들을 모두 압도하는, 본인이 인식하지만 통제할 수 없는 강력한 역기능적으로 작동된다.

이런 까닭에 유식심리학에서 이것을 폭류라고 했다. 폭류에 휩쓸리면 어쩔 수 없이 끌려다니기 때문이다. 이들은 산과 들판을 넘치게 할 뿐만 아니라, 마음을 물들게 한다. 폭류는 그 물결이 서로 상속하여 12연기처럼 미혹과 고통의 악순환에 빠지게 한다. 이를테면 접촉으로부터 느낌이 발생되고, 이 느낌으로부터 애착과 혐오가 발생된다. 즐거운 느낌에는 탐착이 불쾌한 느낌에는 혐오가 일어난다. 다시 탐착은 집착을 발생시키고 대상을 끝내는 소유하게 하고, 혐오는 회피와 도피를 발생시키고 성남과 짜증을 불러일으킨다. 이런 것들이 상호 의존되어서 끊임없는 고통을 만들어낸다.
 
인경 스님 동방대학원대 명상치료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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