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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 수행처]염불

기자명 법보신문

현재의 삶 정토로 만드는 첩경
정토사-백련정사 등 만일염불 결사 이어져
정토염불 대세…광륜사 등 염불선 지도 눈길

 
한국불교에서 염불은 원효 스님을 시작으로 자장, 의상, 나옹 스님 등을 거치며 전성기를 구가했고, 현재까지 가장 대중적인 수행법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사진은 염불만일회 여름 성지대회 모습.

염불(念佛)은 참선, 주력, 절과 함께 한국불교를 이끌어 온 대표적 수행법이다. 염불은 말 그대로 부처님이나 불보살님의 이름과 모습을 생각하는 것. 그러나 그 생각은 단순히 부처님을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이름과 모습을 내 몸과 마음으로 기억하고 그리며 잊지 않고 간직하는 것이다. 염불은 이를 통해 번뇌와 망상을 없애고 깨달음을 이뤄 불국정토에 왕생할 수 있는 수행법이다.

염불은 꾸준히 행하기만 하면 저절로 마음이 안정되고 환희심이 생기는 가장 쉬운 수행법이다. ‘모든 중생을 남김없이 건지고 말겠다’는 아미타부처님의 본원을 굳게 믿고 간절히 의지하기만 하면 된다. 그런 까닭에 염불은 전통적으로 한국불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수행법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염불이 절과 사불, 사경 등 다른 수행에도 병행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가장 많은 불자들이 행하는 수행법이라고 할 수 있다.

염불의 기원은 부처님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무상정등각을 이룬 부처님과 그 가르침을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똑같이 행동하면 부처님처럼 완벽한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는 믿음이 수행의 하나로 정착된 것이 바로 염불 수행의 시초다. 그리고 이러한 염불 수행은 대승불교를 거치면서 주된 수행법의 하나로 완전히 뿌리내렸다.

한국불교에서는 원효 스님이 무애박을 두드리며 ‘나무아미타불’을 지성으로 부르면 극락왕생할 수 있다고 설한 이후 자장, 의상, 나옹 스님 등을 거치며 전성기를 구가했고, 현재까지 가장 대중적인 수행법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특히 신라 경덕왕 17년(758) 최초의 만일염불 결사가 이뤄진 후 수많은 염불결사가 계속됐으며, 오늘날에도 서울 정토사, 건봉사, 성남 정토사 등에서 만일염불결사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11월 12월 양산 백련정사가 ‘만인동참 만일염불회’를 결성해 정진에 들어갔다.

일반적인 염불 수행의 종류는 부처님이나 불보살님의 명호를 부르는 칭명(稱名)염불, 부처님이나 불보살님의 대자대비한 모습을 마음으로 간직하고 떠올리는 관상(觀像)염불, 부처님의 32상 80종호나 정토세계를 관하는 관상(觀想)염불, 부처님의 본래 성품인 불생불멸한 공(空)의 모습이나 부처님의 무한한 생명과 빛을 떠올리는 실상(實相)염불 등으로 나뉜다.

실상염불의 단계부터는 염불선(念佛禪)의 영역으로 분류되는데, 염불선은 삼매의 상태에서 지혜가 발현해 내 자신 속에 간직된 부처의 성품을 보는 것으로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 염불에 화두를 붙여 ‘염불하는 자가 누구인가’를 참구하는 화두염불이다. 즉 정토세계에 계신 아미타부처님의 구원을 간절히 바라는 것을 정토염불이라고 하며 나 자신이 부처님을 믿고 내 안의 부처의 성품을 발견하는 것을 염불선이라고 한다.

만일염불결사 도량으로 널리 알려진 서울 정토사, 건봉사, 성남 정토사, 양산 백련정사 등은 정토염불 수행도량이다. 또 문사수법회, 보성 대원사, 영월 만경사, 부산 염불선원, 대구 염불선원 등 대부분의 염불도량이 정토염불 수행처에 해당된다.

염불선 수행도량으로는 곡성 성륜사, 서울 광륜사, 서울 정중선원, 강릉 성원사 등이 있다. 이들 도량의 특징은 지난 2003년 입적한 청화 스님과 깊은 인연이 있는 곳으로 청화 스님은 화두참구 위의의 시각에서 벗어나 지정의(知情意)를 조화시킨 수행법으로 ‘염불선’을 주창했다.

청화 스님은 생전에 “염불은 부처님을 생각한다는 뜻이지만, 만약 부처님이 어디에 따로 계신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외도의 수행법”이라며 “나의 본래가 진여당체이므로 생각 이전의 자리를 관하며 부처님의 불보살님의 명호를 생각하는 것이 염불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염불 수행을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염불 관련 학자들의 한결같은 의견은 신심과 믿음, 정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믿음은 나무를 지탱하는 뿌리와 같아서 모든 수행의 밑바탕이 된다. 서원은 아름답고 행복한 세계로 향하고자 하는 원력으로 나만이 아닌 모든 중생들과 더불어 고통에서 벗어나 깨달음을 얻고, 정토세계로 향하겠다는 마음이다. 정심은 한결같고 전일한 마음으로 온 마음이 염불에 집중돼야 한다는 것이다.

보성 대원사 현장 스님은 “염불은 죽은 뒤 극락왕생하기 위한 방편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삶을 정토로 만들기 위한 수행법”이라며 “신심과 발원, 정심으로 염불에 임한다면 머지않아 사람 자리에서 연꽃이 피어남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쉼 없는 정진을 당부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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