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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법문 명강의] 법주사 주지 노현 스님

기자명 법보신문

열 가지 선행 실천할 때 용화세계는 구현된다

『미륵상생경』에 보면 부처님께서는 십선(十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십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천상의 세계인 도솔천에 태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도솔천을 관(觀)하는 수행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와 동시에 모든 계율을 잘 지켜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십선(十善)을 생각하고 십선도(十善道)를 행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만큼 십선은 우리에게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십선(十善)이란 몸과 입과 의식의 세 가지 업(業) 중에서 열 가지를 여의는 것을 말합니다. 내용상으로 보았을 때 십선(十善)이란 열 가지 선한 행이 아니라 열 가지 바른 행으로 봐야 합니다.

몸·입·의식에서 악행 없애는 길

첫째는 불살생(不殺生)으로써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지 않는 것입니다.
살아있는 것은 그 무엇이나 죽기 싫어하고 그 수명에 따라 살고자 합니다. 그래서 살아있는 모든 것을 죽이는 것은 큰 죄악입니다. 동물이나 곤충도 부득이 하게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사람에게 해를 입히는 유해조수가 아닌 이상 죽여서는 안 됩니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어떤 사람이 자살 사이트를 만들어서 죽음을 부추기고 찬탄하고 마지막에는 죽을 수 있는 청산가리 같은 것을 팔기도 하였습니다. 이것은 명백한 살인입니다.

살생은 살아있는 것을 죽이는 것만이 살생은 아닙니다. 환경파괴는 사람들과 동물들을 간접적으로 죽어가게 합니다.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시작한 토목공사는 흙탕물이 되어서 물속의 고기들을 죽게 하고, 함부로 물속에 내다 버린 독극물이나 폐수는 우리가 먹게 되고 몸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됩니다. 우리가 운전하면서 나온 매연은 온 공기 중에 퍼지고 결국은 우리가 그것을 마시고 폐가 망가져서 빨리 죽게 됩니다. 음식에 들어가서는 안 되는 식품 첨가물을 함부로 넣어서 국민들의 몸을 해치게 하는 것도 살생입니다. 불량식품을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파는 행위도 살생입니다. 이제는 살생의 폐해를 알고 한발 더 나아가 죽어가는 생명들을 구하고 살려주는 방생에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둘째는 불투도(不偸盜)로써 남의 것을 훔치지 않는 것입니다.
옛날 도둑들은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으로 끝났으나 요즘 도둑들은 그 범위도 다양해졌습니다. 전화를 걸어서 거짓말을 하고 사기를 쳐서 돈을 빼내고, 인터넷 해킹을 해서 남의 정보를 캐내 팔아먹기도 합니다. 불법적인 투기를 하거나 소비자들에게 바가지를 씌워서 이윤을 너무 많이 남기는 장사꾼도 도둑입니다.

셋째는 불사음(不邪淫)으로써 자기 배우자 외에는 음행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방예의지국이니 백의민족이니 하면서 그 어느 나라보다 순결하게 살았습니다. 여자들은 남편이 죽으면 평생 수절하고 사는 것을 자랑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수많은 모텔이 여기저기 들어서고 매스컴은 선정적인 모습들을 여과 없이 내보냅니다. 이제는 결혼한 사람이 애인하나 없으면 능력이 없는 사람이라는 말까지 들립니다. 온 나라가 불륜에 빠져 있으니 큰일입니다. 인간으로서 바른 가치관은 무시한 채 색에만 빠져 있다면 늪 속을 자기 발로 걸어 들어가 허우적거리는 경우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도 바른 생활로 청정하고 순결한 생활을 생활화해야 합니다.

넷째는 불망어(不妄語)로 거짓말하지 않는 것입니다. 거짓말은 남을 속이기도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자기 스스로를 속이는 것입니다. 자신을 부처님 전에 가서 부처님의 거울에 비추어보았을 때 그 거울 속에는 진실한 자신의 모습이 아닌 추악한 거짓말쟁이의 모습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다섯째는 불양설(不兩舌)로써 두 말로 이간질하지 않는 것입니다.
보통 친한 사람들끼리 오해하여 종종 싸우는 일이 있습니다. 두 친구 사이에 다른 사람이 끼어들어서 둘 사이를 갈라놓기 위하여 싸움을 붙이는 경우도 있고, 자신이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 두 사람을 만나 서로 다르게 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사람을 야누스적인 인간이라고 하기도 하고 박쥐같은 사람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이중인격자를 말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잘못하면 요즘 말로 사회에서 영원히 왕따를 당합니다. 이제부터는 사회를 양분하고 사람 사이를 갈라놓는 그런 사악한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반대로 이제는 내가 다른 사람들을 위한 뭐 좋은 일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진정한 보살의 정신입니다.

여섯 번째는 불악구(不惡口)로써 험한 말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요즘 젊은이들 보면 자기가 강해보이고 힘이 있어 보이려고 말끝마다 욕을 끌어다 붙이는 것을 봅니다. 그러나 그 욕도 습관이 됩니다. 만약 커서도 욕을 습관적으로 하고 악담을 한다면 사회생활을 하면서 마이너스가 될 것입니다. 함부로 말을 하는 것도 습관입니다. 힘들더라도 참고 견디면 화나는 순간이 잘 지나가고 그런 습관이 쌓여서 인내와 끈기가 생기는 것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예의바르고 올바른 말은 그 사람의 얼굴이며 가장 중요한 매너입니다.

불교의 모든 윤리 십선에 들어있어

일곱 번째는 불기어(不綺語)로써 아첨하는 말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아첨하는 말은 권력과 연관이 있습니다. 아첨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권력이라는 썩은 고기에 빌붙어서 두 손을 비비며 떨어진 부스러기를 조금씩 훔쳐 먹는 파리와 같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위에 사람이 무슨 말을 하면 발발 기지만, 밑에 사람이 무슨 말을 하면 당장 욕이 먼저 나가고 파리채로 파리 잡듯이 합니다. 오히려 정반대의 행동을 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의 자격이라고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여덟 번째는 불탐욕(不貪慾)으로써 탐욕을 부리지 않는 것입니다.
탐욕은 지나친 욕심입니다. 적당한 욕심은 삶의 활력소가 되고 희망이 됩니다. 하지만 지나친 욕심이 문제가 됩니다. 욕심이 지나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차지하려고 합니다. 불법을 저지르고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탐욕을 부립니다. 남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무조건 이익만 많이 남기면 됩니다. 이러한 탐욕은 우리를 파멸의 길로 몰아갑니다. 그렇게 많이 탐내고 벌어도 죽으면 다 끝납니다. 그러므로 필요한 만큼만 적당하게 욕심을 부리며 살면 세상이 편안해집니다.

아홉 번째는 불진에(不瞋?)로써 분노하고 화내지 않는 것입니다. 화가 나는 것을 참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자기 마음을 자제할 줄 알아야 하는데, 화가 나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화를 잘 참는 것도 큰 수행입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있습니다. 상대편과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상대편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하고 배려하면 이해가 안 될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열 번째는 불우치(不愚癡)로써 어리석지 않는 것입니다. 불사견(不邪見)이라고도 합니다. 마음이 어두워서 진리를 바로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지혜가 부족해서 생활을 하는 데 늘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수행을 해서 한 단계 도약을 해야 합니다.

이상으로 십선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이렇게 보면 십선에 불교의 모든 윤리가 다 들어있습니다. 우리는 『천수경』의 「십악참회」와 같이 이미 잘못하고 나서 참회하지 말고 미리 알아 바른 생활로 예방해야 할 것입니다.

십선을 실천한 공덕으로 성취되어 복덕과 행복이 가득한 세상이 용화세계입니다. 부처님은 그 부름에 응하십니다. 미륵부처님은 미래의 부처님이시지만 그 미래가 현재에 다가와 합쳐지므로 현재의 부처님이시기도 합니다. 우리가 항상 바르게 살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 때 이미 미륵부처님은 여러분들 곁에 와 계십니다.


이 법문은 조계종 5교구본사 법주사 주지 노현 스님이 「법주회보」를 통해 법주사 대중들에게 전한 법문을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노현(老玄) 스님 은

1982년 탄성 스님을 은사로 출가, 1982년 10월 범어사에서 자운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87년 9월 범어사에서 자운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 수지했다. 공림사 감인선원, 해인사 ㆍ송광사ㆍ통도사 선원, 칠부사 운상선원, 수도암 선원, 봉암사 태고선원, 각화사 태백선원, 동화사 금당선원, 범어사 금어선원, 불국사 선원, 고운사 고금당선원, 대흥사 동국 선원에서 안거 수행했다. 각화사 태백선원 주지, 선원장을 역임하고 2008년 법주사 주지 소임을 맡아 대중 포교와 수행 정진에 진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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