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지혜의 깊은 안목으로 세상을 살피시고, 그에 대한 믿음으로 펼치신 전법, 호법, 바라밀수행에 대한 원력과 헌신적 실천으로 일관하신 스님의 전 생애는 반야의 광휘였습니다.” -지홍 스님 추모 발간사
한량없는 자비로, 때로는 치열한 수행자로 한국불교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선지식 광덕 스님. 스님이 열반에 든지 꼭 10년째인 2월 6일 스님이 말과 행동으로 보여줬던 사자후가 10권의 책으로 발간됐다.
각 권 500페이지 분량 양장본으로 발행된 전집에는 스님이 생전에 남긴 다양한 저서와 법문 녹취록, 강의 교재, 언론 기고문, 편지, 추천사, 비문과 축사 등 각종 자료를 주제별로 수록했다.
제자 지홍 스님(불광사 회주)의 10여 년에 걸친 땀과 원력이 깃든 탓에 치밀하다 못해 방대하다. 특히 불교의 현대화를 위해 노래말로 지었던 찬불가와 환한 미소의 생전 사진들은 인연있는 모든 이들에게 그리움을 넘어 지혜의 빛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글이 진실을 감당하지 못하듯, 전집 속에 담겨있는 각종 자료들은 광덕 스님의 참다운 삶을 감당하지 못한다. 스물넷 파릇한 나이에 범어사에서 동산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뒤 대학교불교연합회, 대각회, 불광회 등을 이끌었으며 도심에 포교당 불광사를 창건하고, 불교계 대표 잡지『불광』을 발행, 도심 포교의 새 시대를 열었던 광덕 스님.
‘중생이 아프니, 나도 아프다’고 했던 유마 거사의 말처럼 언제나 병고를 달고 다니면서도 한 순간도 방일하지 않았던 치열한 수행과 중생을 위한 한없는 자비로 일관했던 스님의 삶은 제자 지홍 스님의 말처럼 그야말로 반야의 광휘였다. 이런 까닭에 전 조계종 교육원장 무비 스님은 “참으로 앞선 스님이시며, 항상 미래로 향해가는 스님이었다”고 회고했다.
전집 속에는 광덕 스님의 생애와 삶, 직접 설한 각종 경전과 구도 문답 등이 담겨 있어 불교 배움의 길리잡이 역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 치밀한 기고문과 종교계 인사들과 함께 했던 대담 등은 수행을 넘어 보살의 삶으로 세상을 가득 채우고자 했던 스님의 향훈을 짙게 풍기고 있다.
불광사는 광덕 스님의 전집 발간과 함께 2월 6일 오전 10시 서울 불광사에서 추모법회를 열었다. 또 7일에는 김영태 동국대 명예교수, 김광식 부천대 교수, 각화사 주지 혜담 스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수행과 포교의 중용(中庸)을 보여줬던 광덕 스님의 삶을 기리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자비로움으로 세상을 응시하던 스님의 파릇한 눈빛이 되살아나 세상이 촉촉히 젖고 있다. 전집 10권 25만원.
김형규 기자 kimh@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