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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청심]나라가 번영하려면

기자명 법보신문

법련사 주지 보경 스님

부처님 당시 인도사회는 16개의 부족국가들이 난립해 있었다. 이에 대해 부처님은 서로 싸우지 말고 화합하여 살기를 바랐다. 당연히 국가의 형태로는 어느 특정 개인이나 세력의 독주보다는 공동의 논의를 통하여 국가를 경영해가는 공화정을 선호하셨다. 한번은 마가다국의 왕이 이웃 왓지국을 침범하려는 마음을 먹고 그 나라가 어떤 상태인지를 우회적으로 알아보기 위하여 사람을 보내서 물었던 것이다. 특사(?)는 총리대신, 브라흐만 왓사까라였다.
부처님은 시자인 아난다에게 다음의 내용을 묻고 답하는 우회적 방법으로 그의 물음에 답하셨다.

왓지 사람들이 서로 자주 모임을 갖는지, 화목하게 모이고 헤어지고 화목하게 일들을 잘 처리하는지, 전에 제정되지 않은 것은 제정을 삼가고, 전에 이미 제정된 것은 폐하기를 삼가고, 왓지인의 규정으로 설정된 조상들의 전통을 잘 따르는지, 웃어른을 존경하고, 공경하고, 봉양하며, 어른들의 말씀을 귀담아 듣는지, 다른 사람의 부녀자들을 강제로 유괴하지 않는지, 그들의 예배소를 도시 안에서나 밖에서나 예배하고, 공경하고, 해오던 대로 꾸준히 지원과 봉헌을 하는지, 아라한을 합당하게 돌보고 편안하게 보호하여 왓지국에 아직 오지 않은 아라한들이 올 수 있게 하고, 이미 거주하고 있는 이들은 편안하고 안락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지에 대해 어떻게 들었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아난다가 그와 같이 들었다고 아뢰자, 부처님께서는 웨살리의 사란다다 예배소에서 왓지 사람들에게 위의 일곱 가지 쇠퇴하지 않는 가르침을 말한 적이 있음을 밝히시며 “그들은 쇠퇴하지 않고 번영할 것이다.”라고 확언하신 것이다. 이에 총리대신은 “일곱 가지 중에서 한 가지만 지켜도 쇠퇴하지 않고 번영할 것인데 일곱 가지를 다 지킨다면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왓지인의 화합을 깨뜨리지 않는 한, 전쟁으로 왓지국을 이긴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하였다. 물론 전쟁은 포기 되었다.

사신이 떠난 후 부처님은 라자가하 인근에 머무는 모든 비구들은 회당에 모이라 하셨다. 비구들이 다 모이자 승단의 여섯 가지 퇴보하지 않는 법에 대하여 설하셨다. 핵심은 동료들에게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자애로운 말과 마음과 행동으로 대하며, 공양물을 나누고 서로의 수행을 탁마하는 전통을 지킨다면 승단은 더욱 더 향상하고 퇴보하지 않으리라는 말씀이셨다. 『디가니까야』

인류 문명이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한 고대로 부터 5600년 동안 기록된 전쟁은 총 1만 4600건이라 한다. 해마다 두 세 건의 전쟁이 터졌다는 계산인데, 이 전쟁이란 것은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두 진영 간의 양보 없는 싸움이다. 어떻게 보면 전쟁이 당연한 것이고 조용한 평화가 더 이상한 것인지도 모른다. 주역 64괘 중에서 각 효(爻)가 모두 길한 괘는 ‘겸양(謙讓)’에 대한 괘가 유일하다고 한다. 역사의 교훈이란 게 뭘 말하겠는가? ‘타산지석(他山之石)’이요, 미루어 생각함으로써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이다. 공의(公議)를 거치지 않는 정책이 가면 얼마나 가겠는가. 승속을 불문하고 벌어지는 독선과 아집.
인간세의 봄은 정녕 요원한가 한다.

법련사 주지 보경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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