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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 남은 경구]지혜경영연구소 손기원 대표

기자명 법보신문

스스로를 응원하는 인생 좌표로 삼아

“남을 도울 줄 모르고 법에 의하여 먹고 살려는 자는 법을 먹는 아귀와 같은 자다. 너희가 전하는 법을 듣고 사람들이 기뻐할 때 너희는 교만해지기 쉽다. … 그러므로 법을 갉아먹고 사는 아귀가 되지 않도록 항상 겸손해야 한다.” 
                                                                                                        -불교성전


 

보리수 아래서 지혜의 눈을 뜬 부처님은 여러 곳을 다니면서 지혜의 길을 말씀하신다. 그 신도들 가운데 깨달음을 얻어 아라한의 지위에 오른 제자가 오십여 명이 되었을 때 그들로 하여금 중생을 구제하러 떠나보내기 전에 마지막 당부의 말씀을 하신다.
“남을 도울 줄 모르고 법에 의하여 먹고 살려는 자는 법을 먹는 아귀와 같은 자다. 너희가 전하는 법을 듣고 사람들이 기뻐할 때 너희는 교만해지기 쉽다. 사람들이 법을 듣고 기뻐하는 것을 보고 자기의 공덕처럼 생각하면 그는 벌써 법을 먹고 사는 아귀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므로 법을 갉아먹고 사는 아귀가 되지 않도록 항상 겸손해야 한다.”

자기가 배운 전문지식에 불교와 유학의 지혜를 접목하여 널리 펼치면 한 시대를 앞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 돈키호테 같은 자가 있다. 그는 결국 자신이 하던 일을 접고 새 길을 나선다. 그게 벌써 5년 전의 일이다. 그 무렵 ‘불교성전’에서 이 구절을 접한 것이 아직도 그의 마음에 남아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자리를 반납하고 길 없는 곳에 새 길을 만들고자 고난을 자처하고 나섰으니, 법에 의하여 먹고 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은 분명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새 길이 나기 시작하고 그 길에서 기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그에게는 교만한 마음이 자꾸만 생기려 한다. 그는 자신의 그런 마음을 관찰할 때마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울려오는 소리를 듣곤 한다.

“네가 전하는 법을 듣고 사람들이 기뻐할 때 너는 교만하지 않았는가? 그것을 보고 자기의 공덕처럼 생각하지 않았는가? 항상 겸손하라. 법을 갉아먹고 사는 아귀가 되지 않도록 항상 겸손하라.”그 말에 답변하기 어려울 때마다 그에게는 무엇엔가 의지하려는 마음이 뒤 따른다.‘중도(中道)는 어디쯤일까?’

하지만 그것은 가당찮게 끌어대는 견강부회라는 것을 그 자신도 알고 있다.
“중도란 무엇인가. 그것은 여덟 가지로 되어 있다. 바른 견해(正見), 바른 생각(正思), 바른 말(正語), 바른 업(正業), 바른 사명(正命), 바른 노력(正精進), 바른 기억(正念), 바른 명상(正定)이다.”그 때마다 그는 옷매무새를 다시 가다듬고 자세를 교정한다. 초심으로 돌아간다. 만일 그 경구를 보지 못했다면 그는 지금쯤 어찌 되었을까. 이 모습이나마 지킬 수 있었던 것은 그 경구를 줄치면서 읽고, 별표 세 개를 하고, 기억에 저장해 두었기 때문일 것이다.

유학의 말을 빌자면 그는 아직 수기안인(修己安人)이 불충분하다는 뜻이다. 그 경구조차 떠오를 필요가 없어지는 날 비로소 그는 온전히 뜻을 이룰 것이다. 그 날 비로소 그의 일이 정업으로, 정명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그는 잘 해 낼 것이다. 큰 뜻을 품고 강을 떠났으니 깊고 넓은 바다에 이르고야 말 것이다. 그것조차 그의 사소한 욕심이지만, 나는 오늘도 그를 응원한다.

지혜경영연구소 손기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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