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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에 남은 경구] 홍익 소아청소년과의원 이종린 원장

기자명 법보신문

보현의 행원 이루어 부처 되어 드리리

“이 세상에는 수많은 부처님이 계신다. 이 수많은 부처님을 우리에게 본래 있는 보현의 서원을 가지고 일일이 부처님 계신 곳마다 몸을 나투어 모든 부처님을 예경, 찬탄, 공양하는 것이 보현의 행원이다.” -화엄경 보현행원품


필자가 보현행원을 만난 것은 78년으로 처음 보현행원품을 읽을 때 이 대목에서 진도가 나아가지 않았다. 세상에 수많은 부처님이 계시다니! 현실적인 부처님은 석가모니 한 분밖에 아니 계시는 게 엄연한 사실인데, 이미 이 세상은 수없는 부처님이 계시다니!
깨쳐야 부처인 줄 알고, 못 깨쳐도 부처(?)인 줄은 모를 때라, 그런 의문이 들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그런 기준으로 볼 때 그 당시에 부처님은 별로 아니(?) 계셨다.

깨쳐야 부처인데 깨친 이라면 적어도 조실스님 정도는 되셔야 할 것이고, 그런데 아무리 후하게 봐도 그 당시 조실스님의 숫자는 백 명도 채 안되셨던 것. 그런데 어찌 화엄경은 이 세상에 부처님이 수없이 계신다고 하는가? 그러니 이 대목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 하기야 우리시대의 대표적 보현행자이신 박성배, 송석구, 박세일 교수님 같은 분들조차 이 대목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셨다고 하니, 필자 같은 초짜 범부가 이해하지 못한 것은 당연지사 중의 당연지사라 하겠다.

어쨌든 그 후 십 수 년이 흐른 뒤에 다시 보현행원을 만나게 되었는데, 신기하게도 그 때는 이 말씀이 거짓이 아닌 것을 알게 되니, 정말 부처님은 수없이 계셨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모르고 있었던 것뿐. 깨쳐야 부처인 줄로만 아는 그 한 생각 때문에, 깨치지 못해도 이미 부처를 이루신 수많은 중생 부처님을 내가 못 알아보고 지냈던 것. 보현행원을 하면 할수록 수없는 부처님이 출몰하셨으니, 정녕 경전의 이 말씀은 거짓이 아니었던 것이다. 세상엔 이미 수많은 부처님이 계시다는 가르침은 광덕 큰스님의 말씀에서 더욱 확실해지니, 큰스님은 '보현행자의 서원'에서 이렇게 노래하신다.

“혹은 보살신으로 나투시고, 혹은 부모님으로 나투시고, 혹은 형제나 착한 이웃으로 나투시고, 혹은 거친 이웃이나 대립하는 이웃으로 나타나시는 자비하신 부처님께 빠짐없이 예경하겠습니다. 아무리 모나게 나에게 대하여 오고, 아무리 억울하고 다시 어려운 일을 나에게 몰고 오더라도 거기서 자비하신 부처님을 보겠습니다. 나를 키우시려는 극진하신 자비심에서 나의 온갖 일을 다 살펴 주시고, 천만가지 방편을 베푸시어 자비하신 은혜로 나에게 대하여 오시는 나를 둘러싼 수많은 부처님. 비록 형상과 나툼이 아무리 거칠더라도 진정 곡진하신 자비심을 깊이 믿고 감사하겠사오며 그 모든 부처님을 공경하겠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나는 아직도 100% 부처님을 뵙지는 못한다. 때로는 도저히 부처님을 볼 수 없을 때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아직 서원이 부족하고 보현의 행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내 잘못에 불과한 것. 내가 보현행원을 진실로 실천할 때, 그 어느 분이 부처님 아니 되시고 내가 어느 때 부처님 아니 되어 드리리!

그래서 나는 그럴 때마다 참회하며 부처님 전에 맹세한다. 보현의 행원을 이루어, 기어코 저 분을 부처님 만들어 드리고 나 역시 저 분께 부처님 되어 드리리! 그렇게 믿고 그렇게 알고 그렇게 지어간다. 내 생명 부처님 무량공덕 생명! 보현행원으로 보리 이루리, 보현행원으로 불국 이루리….

홍익 소아청소년과의원 이종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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