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다시피 우리네 부처집佛殿·佛堂은 들어서면 (거의), 가운데 벌려선 두 기둥을 사이를 (흙으로) 다 막아 바람(壁·土壁)을 만들고는 이를 다 가리는 큰 부처(그림·佛)를 걸고, 그 앞에다는 높은 자리佛壇를 놓아 부처佛像가 모셔져 맞는다.
여기서도 잘 지은 3칸짜리 아담한 대웅전(보물212) 안에 그리하여, 나무로 된 미타·서가·약사의 3부처-3불3身佛이 3존불(1629, 인조7, 玄眞·勝一 만듦)로 나란히 올라앉았겠다.
이를 바라보는 왼쪽의 기둥에 아름다운 여인이 그려졌다, 2m 높이쯤에다. 철없던(?) 고교 때부터 갔으니 수10차례가 되었는데도 이제사 본 이 미녀, 기둥 안쪽으로 치우쳐 바싹 부처켠으로 다가가 살짝 그려져 있다. 앞쪽에서는 가려져, (거기) 있음을 눈치채기가 어렵다. 턱께로 올린 두 손을 모으고(합장?) 부처쪽으로 몸을 돌려 오롯 선 그림이다.
흰 살결에, 가는 목하며 살짝 (볼)살 오른 긴 얼굴, 가늘고 작은 눈에 크고 긴 코, 앵도 입술에다 어연堂堂한 모습姿態으로, 태가 난다. 곧, 얼굴과 목도 이쁘고 머리와 옷차림도 잘 차려豊盛 치렁한 옷자락 더해 꾸민 귀부인-지체있는 집안의 여인이다. 아가씨!인가? 맵시 높다. 아니!
그게 아니라, 늘 부처를 에워싼, 모시는脇侍 (여성) 무리를 여기에다까지 그려 놓은 게 아닌가. 부처 둘레에 함께하는 무리진 것을 이렇게象徵 나타냈다는 말씀. (주어진) 틀 밖으로 더 넓혀낸-확대시킨 솜씰 부린 놀라운 슬기다. 바로, 화폭-(상식)틀을 깬, 벗어난 그야말로, 걸림없는無碍自在^^ 불교적인 모습인 게다.
더구나, 이는 또 그냥 여인이 아닌 보살이던가!? 대웅전을 지은(1712, 숙종38, 보물212) 때까지 올라가는 (그린) 작품으로 보이는 솜씨다.
그리 뛰어난 이畫家 ·畫僧 가 설마, 그리운·그리워思慕하는 이를 이렇게 그윽하니 살짝- 그려놓은 건 아니겠지…. 그런가- 아예 안그렸을지도 모를, 오른쪽 기둥에는 지워졌는지 보이질 않네. 숨어있는, 이 끌리는魅力 딴 데서 못 본 드문 것이, 왼쪽 팔등 아래로 몸 반쪽이나 사라져 버린, 낡고 떨어져 이젠 지키기-보존이 화급한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