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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순형의 사찰문화재 답사]

기자명 법보신문

(86)관룡사 대웅전-부처자리벽佛壇壁 뒤 관음그림

우리 절은, 부처佛像를 모신 바로 뒤를 부처(그림· )가 걸리는, 가리개 삼아 만든 벽이 있는 차림새를 거의 갖춘다. 그리고는 이 가리개-벽 뒤로 돌아나올 수가 있다. 바로, 탑돌이처럼 오른쪽-시계바늘쪽으로 돌게 되는 것이다. 부처를 기리며禮敬 이렇게 3바퀴는 돌므로 이를 우요3잡右繞三이라 한다.

뒤를 돌아가면 좁고 어둔 칸이나, 이 가리개 뒤에도 부처가 있다. 곧, 불교상을 그려 놓는다. 그런데, 그 그림은 모두가 관세음보살! 그것도 흰 날개옷 입은 백의白衣관음이자 물가-바닷가 바위자락普陀洛迦山=낙가산=洛山=포탈라에 앉은 수월水月관음이다. 하여, 앞에는 부처가 있고 뒤에는 보살이 있되, 관음보살이 그것도 백의·수월관음이 그려져 있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1번에 불·보살을 다 모실 수 있고·뵙고·기리는 것이다. 앞쪽의 부처는 여럿이지만 뒤의 보살은 관음觀音뿐이다. 그만큼 우리에게 살갑다는·가깝다는, 뜻 크다는 이다. 우리의 바램을 다 들어世音준다는 곧, 어렵고 힘든 것 다 들어 구제 해준다는-대자대비 나무 구고구난 관세음보살大慈大悲 南無 救苦救難 觀世音菩薩이니, 두루 다 미치는 원통圓通보살이라 모두가 안 모실 리 없는 것.

여기서도, 천장턱까지 꽉 차게 큰 관음보살을 그려내었다. 다만, 흰날개옷 입은 수월관음이 아닌 빛빛깔 진한 옷 입은 수월관음이다. 그것도 (왼)옆으로 몸을 튼 고리高麗풍이 아닌, (똑)바로! 앉은正面 조선풍의 수월관음. 너럭바위磐石-바위자리에 앉아, 왼손을 가볍게 자리바닥에 짚고는 튼 오른다리를 풀어내리고, 오른손은 오른무릎 밖으로 올려놓은 편안한 앉음새. 이른바, 유희좌遊戱坐다.

바위를 선과 먹水墨으로 나타내 관음을 돋보이게 한 솜씨. 풀빛 둥근 광배頭光-빛테를 두른 얼굴은 딱딱, 잘 꾸민 올림쓰개寶冠는 구슬치레 치렁치렁, 꽃목걸이도 빛빛깔 구슬매듭치레ㄹ 길게 드리움. 팔등과 손목도 구슬치레팔찌! 날개옷은 풀빛이나 안감은 주황빛으로 자락 날리며 휘감고, 넉넉한 치마는 주황빛쪽으로 정강이께의 꽃구슬치레가 눈길 잡는다.
왼쪽엔, 저만치 뻗어나간 바위자리에 팽이꼴 푸른 놋靑銅정병을 오똑 놓아 잎 가득한 굵은 버들가질 꽂았고, 오른쪽 윗켠 절벽 턱엔 1쌍의 굵은筒竹·王竹 자주빛紫竹가 눈을 끈다.

왼쪽 아래 날개옷자락께 바위 위에는, 53선지식 가운데 28째로 관음보살을 찾아 안주安住어른長者이 알려준 남해ㅅ가를 날개옷자락 펄럭이며 온 남순南巡동자 곧, 선재善財동자화엄경, 제39 入法界品가 볼에 발그레-홍조를 띄며 슬기로운 밝은 얼굴로 허리 굽히며 두 손 모으고合掌 (보살도·행) 가르침을 묻는다. 쌍투 둘레를 잔뜩 꾸민 구슬치레와 손·발목의 팔·발찌가 눈에 띈다.

괴로움·어리석음·얽매임·죽음·가난같은 18가지 두려움공포 벗어 보살이 된 관음이다. 바로, 이 때문에 여기에 나퉈내 우리와 늘 함께 하는 것!-우리도 관음같이 되고자, 벗어나고자. 대웅전을 손 본 18-19(1749, 영조25·1833, 순조33)세기 때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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