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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우 스님의 계율 칼럼] 불살생 ①

기자명 법보신문

산 생명을 괴롭히는 것도 살생
지극한 자비심 없이 해탈 없다

오랫동안 저의 글을 읽어주신 분들이 계신다. 우선 그분들에게 계속 읽으려는 마음이 끊어지지 않도록 글을 쓰려고 한다. 열심히 쓸 수 있도록 관심과 이해 아끼지 마시고 읽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부처님은 “부처님, 보살, 성문, 연각, 화상, 아사리, 스승, 부모로부터 날아다니고 기어 다니는 보잘 것 없는 곤충들까지 생명 있는 것을 내 손으로 죽이거나, 남을 시켜 죽이거나, 죽이는 것을 보고 좋아하거나, 내가 내 목숨을 끊지 말라”고 하셨다. 오부율장(五部律藏)에는 그 외에 여러 말씀이 있다. 살아있는 목숨을 헤쳐서는 안 되며, 괴롭혀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어느 가을 날 저녁예불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오는 데, 학인들이 가을 낙엽이 쌓인 골짜기에서 미쳐 동면에 들지 못한 고슴도치 한 마리를 들고 와서 휴지통에 담아 놓았다. 흔치않은 고슴도치의 모습에 신기한 듯 학인들은 어떻게든 움직이게 하려고 작은 막대로 건드렸고 고슴도치는 필사적으로 죽은 시늉을 하고 있었다.

그 때 내가 방문을 확 열었으니, 아마도 그 학인들 절반은 기절을 한 상태였을 것이다. 미쳐 이 이야기는 들려주지 못했지만, ‘이렇게 산 생명을 애먹이고 놀다가 죽어 버리면 이것도 살생이다’라고 했어야 했다. 이런 작은 것에서 우리는 더 자비심에 인색하지 말고 베풀어야하고 측은지심도 끝이 없어야 한다. 살생(殺生)은 상대의 목숨을 직접 끊거나 부지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살(殺)이라 한다. 그리고 정식(精識)이 있는 것을 생(生)이라 한다. 사람과 사람이 모든 생명을 사랑하지 않고 모든 만물에 목숨을 탐하고 괴롭히면서 어찌 가히 해탈을 얻을 수 있겠는가?

우리 학인들이 이 글을 읽으면 ‘또 우리 율주 스님 계율철학 공부 시작이다’고 웃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학인들끼리 철딱서니 없이 낄낄대거나 말거나 나는 이런 일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게 되면 그저 신나고 즐겁다.

대지도론(大智度論)에 말씀하시기를, “살생하는 열 가지 죄가 있으니, 첫째, 마음에 항상 독을 품어서 세세생생 끊어지지 않음이오. 둘째, 중생들이 증오해서 눈으로 기쁘게 보지 않음이오. 셋째, 항상 나쁜 생각을 가지고 나쁜 일을 생각함이오. 넷째, 중생들이 두려워하여 호랑이나 뱀 보는 것과 같음이오. 다섯째, 잠들면 마음이 두렵고 깨어나면 편안하지 못함이오. 여섯째, 항상 악몽에 시달리고 질병이 많음이오. 일곱째, 목숨 마칠 때에는 미친 듯 두려워하고 나쁘게 죽음이오. 여덟째, 단명(短命) 업의 인연을 심음이오. 아홉째, 몸이 무너져 목숨을 마칠 때에는 지옥에 떨어짐이오. 열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도 반드시 단명함이니, 사미는 모든 망념(妄念)을 쉬고 자비심으로 근본을 삼음으로 불살생계가 첫머리에 있음이니라.”고 하셨다.

모든 부처님과 성인(諸佛聖人)은 하늘 가운데 하늘이요, 성인 가운데 성인이시다. 세간과 출세간에서 가장 존귀하시고 가장 높으시다. 자각(自覺), 각타(覺他), 각만(覺滿)이 다 원만한 부처님이시며, 정과(正果)를 이루신 성인이요, 신령스럽게 만물을 뛰어넘은 분이시다. 사람이 성인의 법을 얻어 쓰는 까닭으로 성인이라 한다. 성인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세간성인(世間聖人)이요, 둘째는 출세간성인(出世間聖人)이다. 글자 풀이를 보면 귀 이(耳)자와 보일 정(呈)자가 합한 것이다. 그 마음이 천지(天地)를 통하고 정(精)이 만물을 창달하는 것이 마치 귀로 소리를 듣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그러나 출세간성인은 그 소리를 듣지 아니하고도 구계(九界)의 정(精)을 알며, 진리를 통하고, 중생들의 근기를 창달해서 그 덕(德)에 합한다. 

철우 스님 파계사 영산율원 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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