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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법문 명강의]성주 자비선원장 지운 스님

기자명 법보신문

생전예수재는 지혜로운 죽음 준비하는 수행

여러분은 사후를 아십니까. 죽는 과정, 그리고 태어나는 과정을 아십니까. 여러분이나 저나 어차피 죽습니다. 언제 죽을지는 모르지만 죽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죽어서 끝날 문제 같으면 아무렇게나 살아도 상관없습니다. 그러나 죽어서 끝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이 생전예수재가 있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 죽을 때가 되면 요즘은 대부분 병원에 입원을 합니다. 그 후 몸이 점점 더 쇠약해져서 몸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가 되는데 그것을 흙의 요소가 무너졌다고 합니다. 우리 몸은 흙, 물, 불, 바람, 허공, 이 오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흙은 뼈나 피부, 내부의 장기를 구성하는 요소이고 물은 피나 침 같은 체액, 불은 체온, 바람은 기운의 요소로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요소입니다. 허공의 요소는 몸이 비어있는 것입니다.

죽을 때 가장 먼저 흙의 요소가 물의 요소에 잠기면서 무너집니다. 물이 있는데 흙을 넣으면 와해가 되듯 몸도 와해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큰 산이 무너지듯이 몸에 압박감이 오고 통증이 올 수 있습니다. 그러니 두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고 신기루 같은 이미지가 눈에 보입니다.

오대의 소멸이 죽음의 과정

그 다음 물의 요소가 불의 요소로 들어갑니다. 그러면 안개가 피어오르듯 안개 같은 이미지가 보입니다. 그러면서 입술이 마르고 목이 마르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몸에 물 기운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 다음 불의 요소가 바람의 요소로 사라져 갑니다. 바람이 불 때 불꽃이 날라다니 듯 날아다니는 반딧불 같이 작은 불씨들이 날아다니듯 보입니다.

그러면서 몸의 체온이 식어 갑니다. 이때는 친척이나 가족이 와도 잘 알아보지 못합니다. 시각이 상실되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 바람의 요소가 허공의 요소로 사라져 갑니다. 그러면 등잔불이 흔들리는 듯한 이미지가 생기고 호흡이 가빠집니다. 그러면 병원에서는 산소 호흡기를 씌우지요. 그래도 들이 쉬는 숨은 짧고 내쉬는 숨은 깁니다. 그래서 허파를 쥐어짜듯 호흡을 짭니다. 죽음이 임박한 것입니다. 그러다 호흡이 끊어집니다.

그런데 죽는 순간부터가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간호사나 의사가 와서 몸에 손을 댑니다. 그러면 안 됩니다. 호흡이 끊어질 때 몸에 손을 대면 엄청난 고통이옵니다. 왜냐하면 아직 영혼이 몸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20분 내지 30분 정도를 기다려 줘야 합니다. 이때 죽음의 네 단계를 다시 거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죽기 전에 미리 유언을 해서 숨이 끊어진 후 20, 30분간 내 몸에 아무도 손을 대지 않도록 하세요.

 호흡이 끊어지고 난 후에 다시 거치는 네 단계의 죽음 단계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때는 허공 속에 의식이 있는데 이 의식이 매우 미세합니다. 우리 몸에는 두 가지의 에너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아버지의 정수로 이것은 머리에 있는데 매우 맑고 깨끗합니다. 호흡이 끊어지면 이 아버지의 정수가 머리에서 가슴 쪽으로 내려옵니다. 그러면서 맑고 깨끗한 텅 비어있는 세계가 보입니다. 그러면서 분노가 사라집니다. 내적 죽음의 첫 번째 단계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배꼽 아래 단전에 있는 붉은 색의 어머니 정수가 역시 가슴 쪽으로 올라옵니다. 그러면 붉은 세계가 허공으로 보이면서 탐욕이 사라집니다. 세 번째 단계는 아버지 정수와 어머니 정수가 가슴에서 만납니다. 만나게 되면 천지, 하늘과 땅이 만나듯이 깜깜해집니다. 그러면서 무지가 사라집니다. 그러니까 이 단계까지 오면 탐진치가 다 사라진 것입니다. 육체가 무너지면서 오는 일시적인 현상이기는 합니다만.

그런데 명상, 수행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 단계에서 기절을 해서 3일에서 4일 반이 지나서야 깨어납니다. 그러니 요즘으로 치면 장례식이 모두 끝난 후에 깨어나는 것입니다. 그렇게 3일여 만에 영혼이 깨어날 때는 이미 육체를 떠난 후입니다. 이때는 염도 끝나고 병풍 치고 제상 차려놓고 절을 할 때 즈음이겠지요.

그런데 평소에 수행을 많이 한 사람은 이 세 번째 단계에서 기절하지 않고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그 때는 새벽에 해가 뜨기 전 사방이 밝아오듯이 마음이 광명 빛으로 밝아지는데 이때 공성에 대한 학습이 잘 돼 있는 사람은 공을 깨닫고 부처가 됩니다. 생사해탈을 다하고 중생 구제할 수 있게 되는 데 아주 드문 경우이지요. 이 네 번째 단계를 자성광명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세 번째 단계에서 기절하고 3일 즈음 후에 깨어나 이생과 다음생의 사이, 중음의 세계라는 곳에 49일간 머뭅니다. 태어나기 이전 상태가 49일이니 죽음의 세계가 아주 짧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 온갖 일이 일어납니다.

지혜 있어야 환영에 속지 않아

49재는 일주일에 한 번씩 일곱 번을 지내는데 49일 기간 동안 영가에게는 살아 생전에 있었던 일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재생이 됩니다. 그러니 죄가 많은 사람은 그것을 견디기가 힘들어 그 환영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씩 재를 지내는데 그 재의 내용은 전부다 법문입니다. 한문으로 염불하는 듯 보이지만 잘 들어보면 법문입니다. 그 법문의 내용은 ‘모두 환영에 지나지 않으니 집착하지 말라’입니다.

그런데 죽은 사람이 어떤 업을 지었느냐에 따라서 이 49일 지나가기 전에 다음에 태어날 세계가 영가에게 영상으로 나타납니다. 이 역시 오대와 관련이 있습니다. 흙의 요소는 자아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인간계와 연결돼 있습니다. 물을 요소는 분노와 관련이 있는데 분노는 지옥과 연결돼 있습니다. 불의 요소는 체온, 탐욕과 관련되어 있으며 아귀와 연결돼 있습니다. 바람의 요소는 시기 질투심인데 이것이 강하면 아수라계에 태어납니다. 허공의 요소는 잘 베풀어주고 도와주는 것인데 이것은 천상계와 연결돼 있습니다. 몸의 오대가 이처럼 심리와 연결돼 있습니다. 원각경에 보면 몸 기운에서 마음이 형성된다고 이야기 하고 있으니 바로 이를 뜻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사후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입니다. 생전에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 사후에 그대로 반영이 되는 것입니다. 생명을 많이 죽이는 것은 분노입니다. 그러면 그 사후에 지옥의 세계에 반영 되어서 49일이 지나기 전 지옥으로 갑니다. 엄청난 물이 밀어닥치는 현상을 겪는 사람은 물의 요소, 즉 분노를 많이 내며 살았던 사람이고 바람이 휘몰아치는 현상을 겪는 사람은 시기 질투가 많았던 사람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모두 영가 자신의 몸이 지었던 업에 따라 각각의 요소에서 나타나는 환영이지만 그것을 모르는 영가에게는 엄청난 공포가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여러분이 사후 세계에 보고 듣는 모든 세계는 내 까르마가 투영돼서 나타나는 현상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분노하고 욕심 부리고 무지해지면 안 됩니다. 살아 생전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 사후세계에 반영이 되고 이 그 다음 생이 반영되는 것입니다.

사후의 몸은 사념체라고해서 생각으로 이뤄진 몸입니다. 이 몸은 까르마의 힘, 업의 힘에 의해 계속 움직입니다. 그러므로 살아 생전에 기도를 열심히 해서 불보살에게 사후 세계의 안녕을 요청해야 합니다. 아니면 맹세라도 하세요. 다음 생에 수행 열심히 하겠다고. 그 다음에 주력을 하던 염불을 하세요. 그래야 마음이 안정됩니다. 그리고 법문을 많이 들어서 지혜가 생겨야 사후에도 지혜의 힘이 자신을 지켜줍니다. 그리고 명상, 수행을 하면 큰 도움이 됩니다.

한 20일이 지나면 사념체도 조금씩 사라지면서 불안감이 생기는데 그러면 어머니의 자궁을 찾게 됩니다. 그런데 모든 중생의 자궁이 비슷해서 어느 자궁으로 들어갈지를 모릅니다. 이때 불보살에게 열심히 기도해 놓으면 불보살이 도움을 줍니다. 태어나는 것은 이 반대의 과정을 거칩니다. 죽음은 여덟 단계인데 태어나는 것은 그것을 역으로 해 일곱 단계를 거칩니다.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이 좋은 이유는 명상, 수행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리를 깨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입니다. 세상은 십법계인데 지옥·아귀·축생·아수라(阿修羅)·인간·천상·성문(聲聞)·연각(緣覺)·보살·부처의 열 단계입니다. 인간계 아래로는 고통이 많은 세계라 너무 고통스러워 수행을 못합니다. 인간계 위로는 고통 없고 즐거움이 있는 세계인데 이 역시 즐겁기 때문에 수행을 못합니다. 인간계는 고락이 함께 하므로 자신을 돌아보고 수행이 가능합니다.

사십구재를 미리 지내는 것은 이 과정을 알고 이 법문을 들어 지혜를 미리 닦는 것입니다. 죽은 후 49일간 법문을 듣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 과정을 잘 알아두면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생전예수재의 의미를 아셨다면 이 기간 동안 법문을 듣는 것과 함게 반드시 절을 하거나 염불을 하거나 참선을 해서 여러분의 의식을 깨우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마음이 성숙해야만 지혜가 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이 법문은 울산시 학산동 황룡사(주지 황산)에서 6월 19일 봉행된 생전예수재 제3재에서 자비선원장 지운 스님이 설한 법문을 요약 게재한 것입니다.

지운 스님

1991년 강백 운성 스님에게서 전강 받았다. 송광사, 동화사 강주와 조계종 행자교육원 교수사, 조계종 교재 편찬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경북 성주 자비선원 선원장, 조계종 단일계단 교수사로 후학을 지도하고 있다. 저서로『찻잔 속에 달이 뜨네』 『몸과 마음이 사라져가는 여행』 『깨달음으로 가는 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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