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교수 사이에서는 이미 발전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가 있었을 때부터 “의례적인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전에도 몇 차례 발전방안을 마련했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처음 우려했던 대로 이번 발전방안마저 결국은 단순한 종이뭉치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학교의 책임자와 실무자들이 아직도 불교대학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학교측은 최근 학생들의 감소 문제를 추천입학제도를 통해 해결해나가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이는 극히 단편적인 생각에 불과하다. 문제의 본질은 불교대학을 특성화시키지 않는 한 인문학의 위기 속에서 불교대학의 자립은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다.
동국대는 소수 몇몇 사람들만의 동국대가 아니라 모든 불자들의 교육기관이며 불교계를 대표하는 불교교육기관이다. 대학원중심제도 좋고 학교발전도 좋지만 불교대학의 희생을 발판으로 삼는 것은 건학이념의 근본 취지를 망각하는 것일 뿐 아니라 수많은 선배들이 지켜왔던 동국의 정신을 훼손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제라도 학교당국은 불교대학의 발전을 위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또한 송석구 총장은 그 스스로 약속한 바 있는 공청회를 통해 종단과 학교, 교수, 학생 등 동국대의 모든 주체들이 참여하는 자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불교대학의 발전은 요원할 것이며, 또한 그 책임은 결국 학교당국이 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00.07.12 / 5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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