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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 스님의 가릉빈가] 9. 불교적으로 본 비발디

기자명 법보신문

정의로 자신 살피며 늘 새로운 음악추구

가톨릭 신부 겸 프로 바이올린 연주자이며 누구나 아는 유명한 곡인 사계(四界)의 작곡가인 ‘비발디’는 1678년에 이태리의 베네치아에서 바이올리니스트인 아버지에게 칠삭둥이 장남으로 태어났으며 부친에게 음악을 배웠다. 그는 사춘기에 신학교에 입학하였으며 이십대 중반에 사제가 되었으나 미사를 올리는 의식 중간에도 악상이 떠오르면 성당 내의 아무 방이나 찾아 들어가 작곡을 하였다.

비발디는 음악가로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위대한 예술가였으나, 마음이 굳게 닫히고 겉과 속이 전혀 다른 위선적인 기득권의 성직자들에게는 ‘눈엣가시’였으며 그의 타고난 붉은 갈색의 머리털까지도 ‘악마의 머리카락’이라고 신도들에게 험담을 할 정도로 싫어하였다. 유감스럽게도 본 칼럼을 쓰고 있는 소승도 똑같은 입장이다.

필자는 『잡아함경』의 “남을 해칠 마음을 갖지 말고 원한을 품지 말고 성내는 마음을 두지 말라. 비록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더라도 그것 때문에 함부로 말하지는 말라. 남의 흠을 애써 찾지도 말고 약점이나 단점을 들추지도 말고 항상 자기 자신을 잘 단속하여 정의로써 자신을 살펴 나가라.”를 진심으로 암송하기를 권고하며, 더 나아가 『숫타니파타』에 기록된 말씀인 “남을 헐뜯지 않고 노여움과 인색함에서 떠난 사람, 마음에 맞거나 맞지 않거나 조금도 개의치 않는 사람, 좋다 싫다를 모두 버리고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아 모든 속박으로부터 훨훨 날아가 버린 사람, 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를 바탕으로 신앙이 업그레이드되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비발디의 바이올린협주곡 ‘사계’는 1720년경에 창작되었으며 총 12곡의 협주곡으로 이루어진 ‘화성과 창의에의 시도’에서 제 1번 ‘봄’부터 제4번 ‘겨울’까지의 4곡을 일컫는다.

필자가 정밀하게 분석한 ‘사계’의 4곡은 3악장씩으로 되어있으며 각 악장이 빠른 템포·느린 템포·빠른 템포 스타일의 곡이다. 즉, 비발디는 급·완·급의 3악장 구성의 형식을 만든 최초의 작곡자이며, 오케스트라와 독주연주가가 주고받는 연주를 하는 협주곡 장르도 만든 장본인이다. ‘사계’의 핵심 열쇠는 인간성 자체의 유쾌하고 우울한 측면을 탐구한 영국 시인인 ‘밀턴’의 시(時)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사계’는 정서나 감정의 깊이가 매우 강렬하며, 환경과 믹스된 분위기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필자가 논문으로 발표한 것을 축소하면 ‘봄’은 시작이므로 사이클에서 가장 밝고 낙천적인 음악이 연주되면서도 ‘자연은 항상 신뢰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다. ‘여름’은 태풍과 관련된 비·해일·바람이 공포를 더해주는 느낌이 들게 협주곡으로 작곡했으며 자연과의 투쟁을 권고했다.

또한 더위에 어쩔 줄 모르는 사람들을 표현했다. ‘가을’은 결실과 수확의 계절을 나타내며 ‘자연이 존중되어야한다’는 관념과 사냥감들이 받는 고통을 묘사한 작품이다. ‘겨울’은 혹독한 추위와 바람 때문에 자연은 믿을 수 없는 위협적인 존재라는 것을 표현하고자 ‘불협화음’과 ‘무선율의 개시 리토르넬로’ 및 ‘썰렁한 아티큐레이션’으로 작곡했다. 여기서 ‘비발디’가 던지는 메시지는, 사람들은 자연이 주는 시련을 무시하고 오히려 웃으며 즐기니, 이것이 함정이므로 반대로 자연을 숭배하고 순응하라는 것이다.

그는 ‘사계’를 작곡하면서 ‘화성학의 숨어있는 자연적인 영혼’을 찾아냈다. 그는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음악가이며 40여 곡의 오페라·상당 수의 가톨릭 성악곡·가곡·기악곡들을 작곡하였다. 비발디는 연주자의 기교를 솔리스트의 최고의 특기로 생각하였기에 본인이 작곡한 협주곡들의 장점을 ‘기교와 힘과 테크닉이 뛰어난 연주가들에게 맞는 곡이다’라고 하였던 것이다. 그는 음악적인 변화를 너무나 좋아하였기에 소절과 소절 사이에도 늘 새로운 스타일의 리듬과 선율을 창작하였다.

상무 스님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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