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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피천 금강송 향기 맡으며 번뇌 벗다

기자명 법보신문
  • 교계
  • 입력 2009.08.17 15:14
  • 댓글 0

108산사 순례기도회, 6일 울진 불영사 순례
첫 새벽 촛불법회 … 농업엑스포 동참 격려

 
8월 6일 새벽 4시, 울진 불영사 주차장에 도착한 108산사순례회 불자들이 새벽 촛불법회를 위해 초에 불을 붙이고 있다.

지난 8월 6일 새벽 4시, 왕피천의 물소리가 청정하게 들려오는 울진 불영사 일주문 앞으로 수많은 버스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하나 둘 수 없이 많은 버스들이 어느새 주차장을 가득 메운다. 그리고 이윽고 버스에서 내린 1500여 명의 불자들이 일주문을 향해 일제히 걸음을 재촉했다. 이들은 일제히 약속이나 한 듯 각자 초를 꺼내어 불을 밝혔다.

칠흑 같은 어둠은 물러가고 어둡던 숲길에 빛이 모여 길을 만들고 그 길을 따라 걸었다. 순간 누군가의 입에서 나지막하게 석가모니 정근이 흘러나온다.
“석가모니불, 석가모니불….”

귀뚜라미 소리처럼 작은 소리들이 마음과 마음이 모이자 점차 거대한 공명(共鳴)으로 변해 잠든 산사를 일깨웠다. 곤히 잠들었던 뭇 생명들의 하루가 화들짝 눈을 떴다.

선묵 혜자 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회주 선묵 혜자)는 8월 6일 무박 2일의 일정으로 울진 불영사를 순례했다. 열차로 서울역을 떠난 순례단은 불영사 일주문에서 대웅전까지 수 킬로미터를 컵등을 켜고 걷는 촛불순례로 시작됐다. 36회 108산사순례가 진행되는 동안 새벽 순례법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못에 부처님의 온화한 그림자가 드리운다는 특별한 설화를 간직한 불영사의 순례법회는 이렇게 진행됐다. 대웅전에 도착한 회원들은 곳곳에 자리를 잡고 부처님을 향해 기도하기 시작했다. 『천수경』 독송을 시작으로 ‘나를 찾는 108참회’가 시작됐고 회원들은 불영사를 감싸 안은 금강송의 향기를 맡으며, 일제히 두 손 모아 간절히 절을 하며 속진의 번뇌를 씻었다.

다른 도량에서의 순례와 달리 잠을 자지 않고 무박 2일로 진행돼 조금은 피곤할 만도 하지만 불자들의 마음은 어느 때보다도 깊고 청정한 신심으로 가득했다. 지난 3년 동안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순례에 동참했다는 박 보련화(56) 보살은 “맑은 물과 울창한 숲, 옛 절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불영사에서 새벽기도를 하니 몸과 마음이 어느 때보다 정갈해진 것 같다”며 “열차와 버스를 오래 타 다소 힘들었지만 지금 이 순간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이 환희롭다”며 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108산사순례기도회는 이날도 다양한 보살행을 실천했다. 울진군에 거주하는 베트남 국적의 쯔엉티 미티엔, 마이지린, 딘티흐언 등 3명의 이주민 여성들이 108산사순례회들과 친정 부모와 자식의 인연을 맺었고 20여 년 동안 시각장애인 시아버지를 모셔 온 김미화 씨를 비롯해 황옥순ㆍ황순옥 씨에게는 108효행상과 함께 격려금이 수여됐다. 또 불영사 주변의 군 법당에는 1만개가 넘는 엄청난 양의 초코파이를 보시했다.

108산사 회원들은 불영사 새벽 순례법회를 마치고 ‘2009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 행사장을 방문했다. 울진군이 대대적인 환영을 받은 회원들은 우리 농산물 애용을 위한 직거래장터에서 지역 농ㆍ특산물을 구입했다. 이를 위해 울진군 관내농협과 울진군청은 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 행사장에 직거래 장터를 개설했다.

경북농협 관계자는 “농촌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우리농산물 애용운동에 적극 앞장서 줘 농촌에 실질적인 힘과 용기가 되고 있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또 “앞으로도 108산사순례기도회가 적극적으로 순례 사찰들과 연계해 농촌사랑운동과 농산물 구매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imh@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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