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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우 스님의 계율칼럼] 음행하지 말라 ①

기자명 법보신문

사나운 불꽃에 몸을 의지할지언정
경율 훼손하는 삿된 탐욕 벗어나야

재가불자의 오계에는 사음(邪婬)만 못하게 하였으나, 출가한 수행자에게는 온갖 음행을 모두 끊어라 하였으니, 세간의 온갖 남녀를 간음하는 것이 모두 계를 파하는 것이다. 음욕(婬欲)은 부정한 모든 행위를 말한다. 더러움에 물든 마음으로써 더러운 행위를 행한다. 그러므로 부정(不淨)이라 한다.

『화엄경(華嚴經)』에 이르되, “만약 모든 여색에게 그 마음이 물들고 취해 빠지면 마치 어린이가 자성(自性)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으며, 또한 깨끗한 몸에 물감이 튀어 물드는 것과 같으며, 음욕에 빠진 바가 되어서 벗어나지 못하며, 쇠똥구리가 쇠똥에 묻힌 것과 같으며, 돼지가 더러운 똥으로 몸을 단장하는 것과 같음이다”고 했다.

우리가 지금 물들어 있는 척도가 어느 정도인가하면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의상에서 엿볼 수 있다. 천으로 알뜰하게 안 가린다는 것이다. 알뜰하게 몸을 가릴 때가 언제 돌아올지 모르지만 여름 철 삼복중이면 극에 달하고 있다. 이것이 더러움에 물들어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은 아예 할 줄 모른다.

더러움에 물드는 일 음욕은, 『사십이장경(四十二章經)』에 이르되 “출가사문은 음욕을 끊고 애욕을 버리고 스스로 마음의 근원을 밝히며, 부처님의 깊은 이치를 통달해서 무위법(無爲法)을 깨달을지니, 이런 이를 불자라 한다”고 했고, 『범망경(梵網經)』에 이르되, “차라리 이 몸으로 사나운 불꽃과 큰 칼산 구덩이를 의지할지언정 삼세제불의 경과 율을 훼손시키고 범해서 모든 여인과 더불어 부정한 행위를 하지 말라”고 했다.

수행자의 금욕(禁慾)은 어느 정도일까?
『8세사미개해국왕경(八歲沙彌開解國王經)』에 따르면 아육왕이 처음 부처님을 받들 때에 백성들에게 질병이 돌아서 스님들의 주원(呪願)을 청함에, 여러 대중이 묘안(妙顔) 사미를 보냈다. 나이는 8세이나 이미 신통을 얻었는지라. 날아서 왕궁에 들어갔다. 왕비와 상궁들이 보고 존경하지 아니하는 이가 없었다. 왕비가 손을 들어 묘안을 안으려고 하니 묘안이 이를 사양했다. 왕비가 말하되 “스님 나이가 아직 어려서 나의 아들과 같아 가까이 함을 어찌 방해하는고?”라고 했다.

묘안이 말하기를 “일은 작은 것으로부터 일어납니다. 조그만 불씨가 만 리 들판을 태우고, 한 방울 물이 견고한 돌을 뚫는 것과 같으며, 작은 것이 많은 것이 되고 적은 것이 큰 것을 됩니다. 이러므로 지혜 있는 이는 혐의를 멀리하고 의심을 피해서 미연(未然)에 나지 않음을 막습니다.”고 했다.

이때 사미의 소리가 왕의 전각까지 들렸다. 왕이 듣고 와서 사미에게 말했다.
“스님은 아직 어려 내 아들과 같거늘 그대를 안음이 어찌 혐의가 되는고?”
묘안이 말했다.

“부처님의 법과 율의는 잘못이 미리 싹트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며, 또한 끝과 시작을 경계하는 것입니다. 여자 7세가 되면 아버지의 무릎에서 희롱하지 아니하고, 남자 8세가 되면 어머니의 침상에 가지 아니하며, 과일나무 아래에서는 머리를 만지지 아니하고, 참외밭에서는 신발 끈을 바로하지 아니 함은 혐의를 멀리하고 의심을 피하여 막고, 싹틈을 막는 것입니다. 지금은 비록 모자(母子)와 같으나 멀지 않은 장래에 옳지 못한 것을 베풀게 됩니다”고 했다.

이때에 왕과 왕비와 궁궐에 5백 사람 신하들이 함께 발심을 얻었다고 했다. 경에 이르되, ‘마땅히 알라. 음행은 칼날이 아니다. 그러나 지혜의 목숨을 끊으며, 애욕은 사나운 불과 같으니, 스스로 공덕림을 태운다. 파계한 사람은 살아서 시주의 물 한 방울도 받아쓰지 못하고 발로는 절 땅을 조금도 밟지 못한다.

그러나 뜻과 애욕의 뿌리가 가장 뽑혀지기 어려워서 모두 물들기 쉽다. 만약 이 가운데에 티끌만큼이라도 다하지 못하면 문득 나고 죽는 화(禍)를 낳는다’고 말하며, 또 예불과 주력으로 그 마음을 다스리면 곧 탐욕이 자연히 없어진다고 했다. 

파계사 영산율원 율주 철우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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